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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특별상 SBS 하륭 기자
 
< 동물국회 >
 

 

(사진) 특별상 SBS하륭ㅍㅈ.jpg

▲ <동물국회>보도로 한국영상기자상 특별상을 수상한 SBS 하륭 기자<사진 왼쪽>.

 

 

 2019년 4월 29일, 국회는 ‘패스트트랙 법안’ 접수 여부로 충돌했다. 자유한국당 의원 및 당직자들은 의안과 출입을 봉쇄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의안과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국회 의안과 출입구를 사이에 두고 물리적 충돌 상황이 벌어졌다.

 

 나는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내부 진입을 원한다고 말했다가 거절당했다. 15분간 실랑이 끝에 외쳤다.

 

 “의안과가 자유한국당의 출입통제가 가능한 장소입니까? 왜 영상기자의 취재를 방해하십니까?”

 

 주변에 있던 기자들이 모여들었고, 부담을 느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나만 의안과 내부 진입을 허용하였다. 그렇게 해서 의안과 내부 단독으로 9시간가량 영상취재를 하게 됐다. 2012년 국회 선진화법 통과 이후 7년 만에 일어난 국회의 물리적 충돌 상황에서 ‘쇠 지렛대(일명 빠루)‘, ’노루발 장도리’ 충돌, 의안과 접수 관련 인터뷰,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의안과 책임자(과장)와의 충돌’ 등을 담을 수 있었다. 이러한 단독 취재 영상은 국회 영상취재 풀(pool)단을 통해 각사로 전달되었고, 이 영상을 토대로 협회사들이 관련 뉴스를 제작했다. 일명 ‘동물국회’로 불렸던 그 날의 상황은 여전히 여의도의 민감한 이슈로 남아 있다.

 

 이 상을 받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국회 풀(pool)단 보도영상’이 협회 영상기자상심사 대상이 되는지 논란이 있었고 ‘이달의 기자상’ 심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나 스스로도 이 영상에 대한 자격 기준에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감정적으로는 실망스러웠다. 단독보도가 아니기 때문에 SBS에는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풀단으로서 협회사만 사용할 수 있는 단독영상을 제공했음에도 협회에서 자격기준 미달이라고 판단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현장에 있던 종편 및 신문, 인터넷 매체들은 모두 진입조차하지 못해 담지 못한 단독 내부 영상이었다. 결국, 협회 운영위에서 본 안건에 대한 논의 후 풀단 단독 영상에 대한 심사 기준을 다시 세우게 되었다. ‘단독보도’와 '단독취재’를 분리하여 판단해 주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노력해 주신 협회장 및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린다. 그 당시에 저를 지지해 주셨던 국회 각사 반장들 및 영상 풀단 기자 동료들에게도 뜨거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OBS 기경호 선배는 당시 국회 반장이자 심사위원이었고, 기존 심사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 주셨다.

 

 영상기자 출입처는 대부분 풀 취재로 이뤄진다. 때로는 기계적으로, 때로는 하나의 부품으로써 취재 현장을 나서게 된다. 국회에 함께 있는 젊은 영상기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 안에서 어떤 저널리즘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대체될 수 있는 시스템 안에서 어떠한 기준을 잡을 수 있을까? 특히, 국회는 출입처 관계자들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자리이다. 카메라를 들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치열하게 소통하고 관계를 맺지 못하면 출입처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는 곳이다. 국회 본청 공간에는 이미 수많은 유튜버들, 1인 매체들, 인터넷 영상팀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을 주도할 수 없다면 그들 중 하나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4월 총선과 21대 국회를 맞이하는 2020년, 더 치열하게 차이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하륭/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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