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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18년에 발생하여 약 5천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해 보면 코로나 19의 영향은 엄청나다. ‘스페인 독감’이 발생한 20세기에 비하면 지금은 국경이 훨씬 개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에 따른 국가간 인적교류와 경제적 의존성이 깊어짐에 따라 코로나19가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 책사인 헨리 키신저 (Henry Kissinger) 박사는 지난 4월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코로나 19의 대유행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변화시 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질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전지표와 현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은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중동 지역의 불안정이 예상된다.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실시됨에 따라 재택근무가 정착되고 공장 생산라인의 중단 등으로 인해 석유연료 사용과 천연가스 수요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주요 산유국의 경제파탄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중동지역 각국 정권의 ‘국면전환용’ 전략 등으로 불안정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세계 2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긴장 악화로 인한 동북아 역내 불안정성의 증대다. 두 나라 사이의 불협화음은 표면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긴장 관계 악화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두 나라 정부 사이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둘러싸고 서로 화살 쏘기가 시작되었으며, 이로 인한 감정적 앙금은 안보적·경제적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초강대국의 정면 대결은 아니더라도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대리전’(proxy war) 발발 가능성도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남·북한 사이의 긴장도 높아져 ‘데탕트’ 시대의 종언이 예상된다. 더불어 미국 역대 대통령 선거 이전의 실업률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경제 데이터의 악화가 지속될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셋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 질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화로 민족주의 고조와 보호주의 강화를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무역과 인구이동 의 제한으로 인해 중세의 성곽도시와 유사한 21세기형 폐쇄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국가 운영 경향이 가시화될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제한은 민족주의 고조에 의해 상쇄될 것이며, 결국 코로나 위기가 종료될 때까지 각종 입법조치를 통해 정부 권한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출현이 예상되며, 민족주의 고조와 보호주의 강화는 정부로 하여금 국가 간 무역마찰이냐, 각자도생이냐 두 가지 길을 가지고 고민하도록 만들 것이다. 결국 ‘세계화의 종언’(The End of Globalization)은 국가의‘ 경제적 자기고립’(economic self-isolation)으로 귀결되고, 이럴 경우 천연자원이 부족하여 무역을 통해 국가의 부를 축척해온 나라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넷째, 코로나의 후폭풍은 기존 국제 시스템의 약화로 이어질 것 이고 세계의 불안정과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다. 그래서 각 정부는 반이민정책 등 국내 정책에 경도되어 기후변화처럼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세계적 이슈는 관심밖에 놓일 수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스티픈 월트(Stephen Walt)가 주장하듯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세계 정치의 갈등 측면”이 두드러질 수 있고 국제 시스템의 변동에 따른 강대국 간‘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코로나 19가 언제 그리고 어떤 형태로 종식될 것이냐에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 19가 종국적으로‘ 엔데믹’(주기적인 유행) 바이러스로 일상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향후‘ 대유행’ 또는‘ 재유행’이 지속된다는 설 등이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향방에 대해 작년 10월 18일 미국 뉴욕의 삐에르호텔에서 각계 전문가 1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벤트 201’(The Event 201)로 알려진 바이러스 대유행 모의 연습에서 나온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 바이러스는 브라질 돼지농장에서 최초로 발생하여 초기에는 조용하고 천천히 감염되나 이후 급속도로 전파, ② 브라질에서 항공여행객을 통해 포르투갈, 미국, 중국으로 퍼진 후 세계 각국에 전파, ③ 감염 첫해에는 백신 확보 불가능, ④ 모의 연습에서 바이러스‘ 대유행’은 발생 18개월 만에 소멸되고 65백만 명의 사망자 발생 예상, ⑤ 하지만‘, 대유행’은 일정 비율에서 백신이 보급되거나 전 세계 인구의 80∼90%가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까지 지속, ⑥ 이 시점부터 어린이에게 취약한 고질적인 바이러스로 전락할 가능성을 독자들은 참고 바란다.



장회식 / 뉴욕주립대학교 박사, 역사학자·국제정치학자 (사진) 장회식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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