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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EPL보다 재미있는 3가지 이유

 

 

(사진)K리그가 EPL보다 재미있는 3가지 이유.jpg

▲ 지난해 11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원정석에서 아들과 함께

 

 

 

 축구 좋아하시나요? 해외축구는 EPL, 국내축구는 국가대표팀 보신다고요? 맞습니다. 역시 축구는 EPL이죠. 그곳에서는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최고의 기량과 전술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전 K 리그를 봅니다. K리그는 어이없는 패스미스와 실책이 많고, 찬스를 시원하게 날려 버리는가 하면 우당탕으로 골을 넣는 동네축구 아니냐고요? 일부이긴 하지만 맞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K리그는 우리 동네축구입니다. 10살 때 아버지 발령으로 온 가족이 포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억센 말투는 낯설었고 지방 공업도시는 심심했습니다. 하지만 축구장만큼은 달랐습니다. 도시와 어울리지 않은 최신 축구전용구장에 국가대표 공수 핵심인 황선홍, 홍명보 그리고 최고 용병 라데는 리그를 말 그대로 씹어 먹었습니다. 시민들은 유일한 문화생활인 축구에 열광적인 응원으로 화답했습니다. 그렇게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로 K리그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K리그는 직관

 K리그는 현실적으로 직관이 가능한 축구 리그 중에 가히 최고 수준이라 자부합니다. 모든 스포츠는 직관이 진리입니다. 중계는 어쩔 수 없이 공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관을 하면 22개의 점들이 움직이며 선을 그리고 그 선들이 면이 되어 공간을 만드는 것이 보입니다. 축구는 공간을 창출하고 그 공간을 지워버리는 싸움입니다. 거기에 아름다운 궤적의 크로스, 대지를 가르는 패스, 압박을 벗겨내는 우아한 턴이 더해져 골이 완성됩 니다. 관중은 선수들에게 응원으로 힘을 보태고 그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리액션으로 화답함으로써 경기에 참여합니다. 중계와 직관은 각각 2D와 4D로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축구는 보통 늦은 밤에 합니다. 월드컵도 아니고 새벽마다 축구를 보는 것은 여간 힘은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K리그 직관의 매력은 더 커지는 것입니다.

 

 K리그는 ‘로컬’

  롯데, 기아, 삼성, 두산은 야구입니다. 서울, 광주, 대구, 강원은 축구입니다. 축구는 철저한 지역주의입니다. 수원(삼성), 전북(현 대) 등 기업 구단 역시 지역을 우선합니다. 각 구단은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지역 초중고 선수를 육성합니다. 지역에 볼 좀 차는 후배들이 프로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남 FC(Football Club)는 성남에서 성장했거나 지금 성남에 거주하는 축구 잘하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자연스럽게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의 자랑이 됩니다. 유스 출신 선수가 대표팀으로 월드컵에 출전하고 고교리그 득점왕 유망주가 데뷔전도 못 치르고 하부리 그 팀을 임대로 전전할 때 희로애락을 느낍니다. 프로의 높은 벽과 치열한 경쟁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 동네 축구로 지역을 대표하고 선수와 시민이 함께 성장하는 K리그는 로컬입니다.

 

  K리그는 ‘가성비’

 리그 수준과 가격을 따져볼 때 K리그는 가성비 측면에서 갑입니다. 포항 스틸러스 비지정 일반석은 12,000원입니다. 가격 면에서 전 구단이 대동소이합니다. 하나은행 축덕카드 혜택으로 5,000원 할인을 받으면 입장료는 7,000원입니다. 거기에 왕복 지하철비 2,500원을 더하면 총 9,500원에 직관이 가능합니다. 이른바 10,000원의 행복입니다.

 

 2020년에도 ‘만원의 행복’은 계속됩니다. 축덕카드를 한 달에 30만 원 이상 사용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건 비밀입니다. 더불어 대부분의 구단은 원정 응원단 버스를 운영합니다. 포항-서울 왕복은 10,000원, 편도는 8,000원입니다. 전 세계 최저가입 니다. 수익을 위한 게 아니기 때문에 포항에서 가까운 대구를 가든, 서울을 가든 목적지에 관계없이 왕복 10,000원 균일가입니 다 - 이것도 비밀입니다. 고수들은 보통 편도로 이용해 원정 경기를 관람하고 인천 차이나타운, 수원 통닭거리, 춘천 닭갈비 같은 지역 맛집을 찾으며 관광을 즐깁니다. 이처럼 가성비로 아낀 돈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집니다.

 

  8월부터 K리그 직관이 시작됐습니다. 유관중은 전체 좌석의 10%로 적지만 앞으로 점점 늘려갈 계획입니다. 관중이 함께 하니 이제야 제대로 리그가 개막된 느낌입니다. 주말에 가까운 축구장에 한번 가보세요. 팁을 하나 드리자면, 자주 갈 수 있는 우리 동네 팀을 응원하는 게 최고입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골대 뒤 서포터석을 추천합니다. 그곳이 만약 종합운동장이라면 육상트랙이 깔려 있어 원근감이 파괴되거나 거리 때문에 조금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축구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자리인 것은 틀림 없습니다. 그럼 협회원 여러분들을 축구장에서 뵐 그날을 고대해 보겠습니다.

 

 

 

 

박준영 / MBN (사진)박준영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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