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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달리 봄의 생기가 돌지만, 사람들의 삶은 아직


(7면좌하단)코로나19이후 취재모습.jpg
▲ 대구카톨릭대학병원에서 확진자 병동 촬영 준비 중인 필자 (MBN 김형성 기자)


 어느새 코로나와 맞는 두 번째 봄. 여전히 하루 300~4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KF94 마스크를 쓴 채이지만 기나긴 겨울을 견뎌낸 뒤 맞이하는 새봄이 반갑기만 하다. 이 봄을 누구보다 반가워할 도시가 있다. 코로나에 지난봄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대구다. 

 지난해 2월 18일 31번 코로나 확진자를 시작으로 대구의 일일 확진자 수는 2월 29일 74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3월 중순 대구의 확진자 수는 6700여 명으로 당시 전국 확진자 수의 70%에 육박했다. 인구 240만 도시에서 매일 수백 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대구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대구발 코로나’ ‘대구 봉쇄’라는 오명과 낙인, 루머가 쏟아졌다. 매일 아침마다 수많은 기자들은 대구시청 브리핑 룸으로 출근을 했다. 새롭게 나오는 확진자 동선과 당시 대구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취재를 했다. 

봄을 잃어버린 2020년 대구 
 당시를 생각하면 두 가지 현장이 떠오른다. 첫 번째는 대구 중심인 동성로에 취재를 나갔는데 항상 사람이 붐비던 동성로는 마치 유령도시처럼 사람들의 인기척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십 년간 한 곳에서 장사를 한 사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대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고 한 곳에서 장사를 했지만 이런 한산한 동성로 거리는 사장님도 처음 본 광경이라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장사를 이어나가기 힘들고, 웃음조차 잃었다고. 그러면서,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길 원한다고 말씀하시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번째로 기억나는 건 음압 병동 취재 현장이다. 당시 대구 지역 방송사로서는 처음으로 주어진 기회였다. 당시 의료진도 부족하다는 레벨D 방호복까지 챙겨 입었는데, 입은 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방호복 안은 땀으로 가득 찼다. 

 보호안경에 습기가 차 카메라 뷰파인더조차 잘 보이지 않았지만, 평소 ‘한 번 지나간 현장은 다시 찍을 수 없다’고 생각해 왔던 터라 현장감 있게 찍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각지에서 지원을 오고 코로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취재했는데, 그중 한 분은 예전에 간호사 일을 그만두셨는데 코로나로 인해 대구에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기사와 이야기를 접하고 자신도 도와야겠다고 자원해서 오셨다고 했다.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보살펴야 하는 건 매우 힘들지만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서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이렇게 1년 전 대구는 어느 도시보다 도움이 필요했다. 소방관, 자원봉사자, 의료진 등 많은 사람들이 자원해서 대구에 도움을 줬고, 코로나와 싸움을 이어나갔다.

내년 봄, 코로나19가 종식된 완전한 봄을 기다린다.
 그로부터 1년. 대구의 봄은 어떻게 변했을까.수많은 상가들이 그간 상황들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많은 자영업자들, 생활 속 거리두기, 5인 모임 제한 등으로 지친 시민들의 모습을 취재하면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란 생각에 잠기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당시 유령도시 같던 대구의 거리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았던 상가 상인들은 매일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힘을 내고 웃음도 조금씩 보였다.

 여전히 코로나19 관련 취재가 많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분들을 만난다. 2021년이 벌써 3분의 1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모두가 힘들고 코로나19 유행은 지속되고 있다.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기를 소망한다.  

김형성/ MBN대구(사진)MBN김형성 기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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