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8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특별기고>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초상권

  

 요즈음 지구촌 곳곳에서 초상권소송이 범람하고 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시대의 도래와 함께 초상권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여 초상권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9, 오스트리아에서는 아빠가 딸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 상에 공유한 것이 초상권침해 문제로 확대된 흥미로운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18세 딸이 소셜미디어에 올려 진 자신의 어릴 때 사진을 삭제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시작되었다. 자신의 사진이 부끄럽다며 삭제를 요구하는 딸에게, 아버지는 사진에 대한 권리는 모두 나에게 있다.”며 삭제를 거절하자 딸은 초상권 침해로 아버지를 고소했다. 소송으로 번진 부녀간의 초상권다툼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딸의 주장은 명확했다. “아빠가 올려놓은 유년 시절 자신의 사진들이 그녀에게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초상권이 딸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초상권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신 모 씨 등 2명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복사, 게재해 초상권과 사진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박 모 씨를 상대로 낸 사진 게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등을 함부로 촬영해 공표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며 동의 없이 사진을 게재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런가 하면, 국내의 한 온라인 연예매체 A는 지난 2011년 대기업의 정모 부회장과 그와 혼담을 진행 중이던 한모씨의 초상을 몰래 촬영하여 보도하였다. 이에 대하여 정씨 측은 기사 삭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다음 날, 상견례 자리를 다시 몰래 취재해 동의 없이 보도한 A를 초상권침해를 들어 기사 삭제 및 위자료 2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법원은 A의 보도는 분명한 사생활 침해라고 원심판결을 확정하고 기사 삭제와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이미 우리법원도 오래 전부터 일반인격권에 초상권을 포함시켜 엄격하게 다루는 판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금 수치스런 초상권사례지만, 이른바 코피노(코리안+필리피노=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라 불리는 사람들이 초상권문제의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코피노들이 아버지를 찾는다면서 인터넷 등에 그들의 어머니가 남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면서 초상권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아빠를 찾고 있다라는 글과 사진이 사이버공간에 업로드 된 사진 중에는 실제 아버지가 아닌 엉뚱한 사람도 있어서 이들이 패가망신당하는 등 당사자들로서는 회복불능의 충격적인 사례들도 없지 않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남자는 혀끝, 손끝 그리고 거시기 끝, 이렇게 세 끝을 조심하라고 했던 옛 말에, 요즈음에는 (초상)을 하나 더 보태서 세 끝에 꼴값을 조심해야 한다는 우스개소리도 등장했다고 한다. 특히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은 무엇보다도 형사피의자의 초상권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사기관에 피의자를 수행하며 포토라인 안에서 부수적으로 찍힌 관계자까지도 초상권침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니 그 판결의 끝이 자못 궁금해진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대개 평소에는 국민의 알권리차원에서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이미 남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권리에만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개인의 인격권으로서 초상권이 정당한 방법으로 취재되고 보도된 언론의 자유보다 결코 우월한 지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만일 그가 공인이나 공적 인물이라면 그는 국민의 알권리 대상으로서 개인의 초상권보다 언론의 자유가 더 우월한 지위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비록 외국에서는 부녀간이나 심지어 연인사이에서도 심각한 다툼으로 초상권이 돌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공정하고 정당한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무모한 초상권다툼은 자제되고 배척되어야 마땅하다. 주지하다시피 초상권이란 한마디로 사람이 자신의 초상에 대해 가지는 일체의 인격적·재산적 이익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로서, 사람이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되고 공표되지 아니하며 광고 등에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아니할 법적보장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초상권을 운운하거나 초상권침해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적어도 자신이 국민의 일원으로서 알권리를 주장했을 때와 이율배반적인 모순은 없는지 입장 바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그렇다면, 과연 자신의 초상이 정말로 함부로 촬영되고 공표된 것인 지도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왜냐하면 초상권이란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정교한 균형을 유지할 때 비로소 그 의미와 가치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종현.PNG

류종현 초빙교수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1. No Image

    <이신 변호사칼럼> 유언에 대하여(1)

    유언(遺言)에 대하여(1) 유언은 자유롭게 자신이 죽고 난 이후 자신의 재산에 대한 재산적 법률관계를 정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제도입니다. 이것은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하는 국가에서 피상속인의 최종적 의사를 존중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민법 제1112...
    Date2015.09.05 Views1327
    Read More
  2. 2019년, 다시 영상저널리즘을 생각한다

    2019년, 다시 영상저널리즘을 생각한다 올 한해는 나라나 회사나 나에게도 많은 일이 일어났던 한해였다. 파업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파업이라 명명했다) 2017년의 절반을 길바닥에서 보내고 회사로 돌아오니 영상편집부장 업무가 맡겨졌다. 부서를 추스를 겨...
    Date2019.01.03 Views1309
    Read More
  3. 무선마이크 900Mhz 전환기

    무선마이크 900Mhz 전환기 ▲MBN 영상기자들이 기획취재 장비운용계획을 의논하고 있다. 올해 새로운 무선마이크 장비를 지급받은 영상기자가 많을 것이다. 700Mhz 무선마이크 사용이 2021년 1월 1일부터 금지되기 때문이다. 그간 무선마이크 주파수로 사용하던...
    Date2021.01.07 Views1204
    Read More
  4. No Image

    <이신 변호사 칼럼> 상속에 대하여(4)

    상속의 승인과 포기 지난 지면에서 상속인의 결격사유 및 상속의 일반적 효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상속의 승인과 포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피상속인이 사망한 경우 상속이 당연히 개시되지만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경우에는...
    Date2015.07.22 Views1153
    Read More
  5. No Image

    <이신 변호사칼럼> 유언에 대하여(2)

    유언(遺言)에 대하여(2) 지난 지면에서는 유언제도의 취지와 유언의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지면에서는 유언의 효력 및 유증(遺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한 때로부터 그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민법 제1073조 제1...
    Date2015.11.21 Views1079
    Read More
  6. 영상기자의 현재와 미래

    영상기자의 현재와 미래 한국영상기자협회 편집위원 김정은 기자(KBS)가 영상기자들 이 현재에 무엇을 해야 하고 미래에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영 상기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이번 호부터 총 4편의 글을 영 상기자(협회보)에 게재한다. 제1편 행위와 ...
    Date2019.01.03 Views1075
    Read More
  7.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 영상기자와 MNG 저널리즘 현재의 MNG(Mobile News Gathering)는 고화질 원본 영상을 HEVC 코덱(H.265)으로 압축한다. 모바일 통신망(LTE, 3G 등)을 통해 송출하는‘ 저용량 고효율’ 방식을 사용한다. 불과 1~2Mbps의 대...
    Date2019.07.02 Views1062
    Read More
  8.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한일 합의의 문제점과 해결의 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한일 합의의 문제점과 해결의 길 지난 5월 18일 일본에서 문희상 대통령 특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재작년 위안부 합의도 국가 간의 합의인 만큼 미래지향을 위해서 양국...
    Date2017.07.21 Views995
    Read More
  9. 이미지와 권력 Image and Power

    <줌인> 이미지와 권력 Image and Power 유사 이래 이미지와 권력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미지에 재현된 인물의 크기가 사회적 신분에 따라 달라졌고, 서양 중세와 르네상스 역시 아우라나, 구도, 혹은 원근법 등을 통해 이미지의 중...
    Date2018.04.27 Views903
    Read More
  10. 북한 개성 방문기

    개성9첩반상을 다시 받고 싶다. 오늘처럼 날씨가 화창할 때는 개성 송악산을 볼 수 있다. 내가 근무하는 목동 SBS 본사 15층에서 북서쪽 지평선 위로 자세히 보면 송악산이 나타난다. 해발 488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그 사이 높은 장애물이 없고, 목동에서 직...
    Date2017.11.04 Views891
    Read More
  11. 언시 장수생이 언시 장수생들에게

    언시 장수생이 언시 장수생들에게 모두가 힘든 코로나 시국입니다. 이 시국에 안 힘들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만, 오래된 불안이 불행으로 번지고 있을 ‘언시 장수생’들에 대한 걱정이 앞섭니다. 얼굴도 모를 장수생들을 걱정하는 건 지나친 오지...
    Date2021.01.07 Views870
    Read More
  12. [조성광변리사의 시 론] 자유경제와 경제민주화

    [조성광변리사의 시 론] 자유경제와 경제민주화 우빠니샤드에서 말하는 인간 삶의 네 가지 목적은 다르마(dharma, 法), 아르타(artha, 富), 까마(kama, 樂), 목샤(moksa, 해탈)다. 다르마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 재물과 쾌락의 추구는 정당하며, 최종적으로 해...
    Date2017.05.22 Views810
    Read More
  13. <특별기고>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초상권’ -류종현 초빙교수 - 부산신문방송학과

    <특별기고>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초상권’ 요즈음 지구촌 곳곳에서 ‘초상권’소송이 범람하고 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시대의 도래와 함께 ‘초상권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여 ‘초상...
    Date2017.06.06 Views808
    Read More
  14. 인류는 자신의 표현수단으로 이미지와 문자를 사용해 왔다

    인류는 자신의 표현수단으로 이미지와 문자를 사용해 왔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본다’. 그리고 보는 것과 언어를 연결시키는 과정을 통해 인간은 지적으로 성장한다. 이렇듯 우리의 시각은 사물의 형상과 언어라는 개념을 매개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따...
    Date2018.07.04 Views777
    Read More
  15. <새 정부에 바란다>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김우철 /MBC -

    <새 정부에 바란다>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절망과 분노로 가득 찼던 땅을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희망된 공간으로 바꾸어 달라는 온 국민의 염원이 그 어느 때보다 드높습니다. 이중 사회적 소통의 근간이 되는 ...
    Date2017.06.06 Views767
    Read More
  16. 방송환경의 변화에 영상기자들의 변화

    방송사 입사하기 전에 방송사 취업을 준비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대학에서는 방송과 다른 학과를 전공했고 주위에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없어서 입사준비를 하긴 쉽지 않았다. 당시 입사 시험에 참고할 자료가 부족해서 그나마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Date2018.01.10 Views755
    Read More
  17. No Image

    옥상의 카메라, 무엇을 찍고 있는가 -양재규(변호사, 언론중재위원회 홍보팀장)-

    옥상의 카메라, 무엇을 찍고 있는가 양재규(변호사, 언론중재위원회 홍보팀장)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일부 건물주들이 난데없는 임대업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탄핵 인용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옴에 따라 방송사 기자들이 몰려...
    Date2017.05.22 Views750
    Read More
  18. 다기능 멀티플레이어가 요구되는 시대

    다기능 멀티플레이어가 요구되는 시대 모바일 저널리즘은 스마트 폰 또는 태블릿을 사용하여 뉴스를 취재하고 전달하는 프로세스로 정의할 수 있다. 스마트 폰의 발전으로 방송국에서 사용하는 HD-ENG 카메라보다 더 화질이 좋은 4K UHD 영상을 촬영, 편집할 ...
    Date2017.07.21 Views741
    Read More
  19. 특별기고 한반도 주변 불안정과 달러 위기의 연관성

    한반도 주변 불안정과 달러 위기의 연관성 1999년 유로화 탄생 이후 국제정세 불안정의 이면에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기와 연관성이 깊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미국의 달러 패권을 둘러싼...
    Date2018.03.15 Views737
    Read More
  20. <특별기고> 대통령선거와 카메라기자 - 이민규 교수 -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특별기고> 대통령선거와 카메라기자 19대 대통령선거는 조기 대선으로 짧아진 대선 기간 동안 ‘한명의 유력한 후보’에 대한 집중과 견제를 지속하며 선거 ‘흥행’을 위해 대항마를 조명하기에 분주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각당의 네가티브 발언에 ...
    Date2017.06.06 Views734
    Read More
  21. 故 MBC 김경철 기자 10주기 추모글

    내 동기 경철아. 10년이 지났구나. 짧지 않은 시간인데 지금도 011-1710-1916으로 전화하면 네가 웃으며 받을 것 같다. 2007년 12월1일 새벽3시 무렵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데스크 벨소리는 늘 요란한 음악으로 지정해두어 몇 번 울리지 않아...
    Date2018.01.10 Views7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