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방침을 철회하라!
‘시청자의 권익’을 방패삼아 여론을 선동하는
유료방송 플랫폼들의 망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방통위는 지난 29일 “지상파방송 재송신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방통위는 이미 오래 전에 결정해 둔 2가지의 의무재송신 확대(안)을 두고, 마치 자유로운 선택권이라도 준 마냥 능청을 떨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을 압박했다. 또한, 유료방송 플랫폼들은 법원에서 이미 폐기시킨 ‘수신보조행위’라는 논리를 재탕 삼탕했고, ‘사익(私益)’을 채우기 위해 ‘공익(公益)’을 입에 담는 웃지 못 할 코미디까지 연출했다. 법과 상식에 근거한 지상파 방송사의 논리적인 주장에 대해 돌아오는 유료방송 플랫폼들의 주장은 ‘무조건 지상파는 무료’라는 억지와 ‘시청자의 권익’이라는 손쉬운 방패막이뿐이었다. 논리에 논리로 맞서지 않고, 시청자를 앞세워 억지 생트집만으로 달려드는 공청회가 과연 공정한가?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는 무료라 주장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는 그 대가를 고스란히 받아내는 유료방송 플랫폼의 이중적인 행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상파 방송은 직접수신을 통해 국민 모두가 언제나 접근할 수 있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이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채널을 미끼로 수익을 창출하는 유료방송 플랫폼들에게 지상파 방송 콘텐츠는 결코 무료가 아니고, 또 그리 되어서도 안 된다. 이는 ‘봉이 김선달더러 대동강 물을 퍼다 팔라는 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방통위는 지극히 사익에 의해 돌아가는 유료방송 플랫폼들을 보호하고자 정작 사회간접자본으로 보호돼야 할 지상파 방송사에게는 끝없는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재송신 계약을 불이행하고 때로는 계약조차 하지 않는 유료방송 플랫폼에게 지상파 신호 송출을 중단하는 정당하고 불가피한 처분마저도 방통위는 강제로 무력화하려고 한다. 계약에 불성실한 방송 사업자로부터 가입자가 이탈하는 당연한 이치를 방통위가 앞장서서 거스르면서 콘텐츠 산업의 큰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에게만 섬뜩한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주객전도(主客顚倒)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방통위에게 묻고 싶다. 방통위는 과연 방송질서를 지키기 위한 기관인가, 아니면, 유료방송의 수익을 지키기 위한 기관인가? 이미 사법기관을 통해 법적인 기준으로 판단 중인 사안에 굳이 개입해서 유료방송 플랫폼의 입장에만 강하게 힘을 실어주는 이유는 뭔가? 그것은 결코 시청자를 보호하는 수단이 아니다. 시청자를 방패삼아 자신의 수익을 늘이려는 이들에게 굴복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지상파 재송신 정책의 올바른 방향은 유료방송 플랫폼에게 당장의 단물을 맛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파 방송 콘텐츠에 대해 올바른 대가를 지불하도록 해서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데 있다. 유료방송 플랫폼이 주장하는 근시안적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정책은 방송질서를 순식간에 붕괴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론노조의 이름으로 ‘의무재송신 확대 지지성명’을 발표한 ‘미디어발전협의회’의 행동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그들은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몇몇 회원사의 주장을 마치 전체 언론노동자의 요구인 양 포장하여 기습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대들의 주장이 온당했다면 왜 언론노조 전체의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하지 못했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어볼 일이다. 그대들이 주장했던 바가 진정 올바른 방송질서를 위한 것이었는지 지금이라도 돌이켜 보고 속히 언론노동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
2011년 5월 3일
한국방송인총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