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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에너지밸리>

 

 

 

BSD_9492.JPG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들 : 영상기자

 

 

 

 큰 질병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전 세계를 패닉에 빠뜨린 코로나19도 그렇지요. 인체와 생태계에 치명적일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작용이 일어납니다. 항원항체 반응의 특이성을 이용한 진단검사가 없다면 질병 앞에 우리는 정말 속수무책일 것입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사회 문제를 보이게 하는 것 또한 우리 영상기자들의 몫임을 확인했습니다. 

 

 전남 나주시 혁신 산단에 있는 ‘에너지 밸리’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조성된 광주전남 미래 산업의 핵심 기지입니다. 이곳은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한전이 연간 발주량의 20%를 우선 구매해줍니다. 또 해당 지역에서 물품들을 직접 생산하는 조건으로 입주기업들에 큰 혜택을 줍니다. 부지 제공과 설비투자금, 고용지원금 지원과 함께 법인세와 소득세 등 50% 세금감면 혜택이 있었습니다.

 

 협약사항을 준수하는 업체들은 “한국전력도, 지자체도 나서지 않아 불법이 일상이 되고 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는 상황. 수개월의 잠복 취재. 취재팀은 타 지역에서 생산한 물건이 지역생산제품으로 둔갑되는 과정을 좇았습니다. 

 

 KBS 취재 결과, 보조금을 받아 에너지 밸리에 지사를 세운 뒤 타 지역에서 물건을 만들어오거나, 다른 업체가 만든 물건을 직접 생산한 것으로 속여 한전에 납품한 업체가 수두룩했습니다. 한전과 전라남도는 에너지 관련 기업 500개 유치에 성공했다며 에너지 밸리가 성공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속 빈 강정’이었습니다. 에너지 밸리인 나주 혁신도시의 전력 기자재 업체 상당수가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생산지를 속여 납품했고, 고용 인원마저 속이고 있었습니다. 

 

 혈세를 들여 조성한 ‘한국의 실리콘밸리’는 겉은 반듯하고 속은 썩어 있었습니다. KBS는 10회에 걸쳐 가려진 민낯을 샅샅이 보도했습니다. KBS 보도 이후 한전은 적발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해 위반 의혹을 사실로 확인하고 업체 3곳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또 에너지 밸리 직접 생산 업체에 대해 7월 한 달 가까이 단속을 벌였고 한전과 별도로 중기부도 직접 생산 승인 품목인 변압기 업체를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불시 단속을 벌였습니다.  KBS는 핵심 증거가 되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후 보이지 않았던 사실들을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보여드렸습니다. 6개월 남짓 지난 지금, 협약사항 위반 업체들의 단속과 처벌이 이루어졌습니다. 보도 이전에 비해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지만, 언제 사각지대에서 양심이 외면받는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우리 영상기자는 국민들을 대신해 ‘보여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에 쉽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잘 들어야 한다는 걸 깊이 깨달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출해내는 진단검사처럼 우리 영상기자들은 항상 경청을 통해 가려진 진실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번 한국영상기자상 수상으로 영상기자의 본분과 사명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영상기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KBS광주 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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