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예감할 수 있었던 NAB 2009
와!!!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지고
“He is not here.”, “ No man ”등 흥겨운 말들(?)이 뒤를 이었다. 모인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Grass Valley의 Edius 프로그램 추첨 장면이다. 오후 5시 벌어진 에디우스의 업그레이드 버전 추첨에서 5명이 행운의 당첨자가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NAB는 경기침체 때문인지 에디우스 외에는 이런 장면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2009에는 세계 각국에서 1600여 개의 방송장비·콘텐츠 업체와 방송 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작년에는 애플과 아비드가 참여하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아비드가 참여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방송장비 콘텐츠 전시회의 위상에 체면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애플의 2년 연속 불참은 역시나 세계 경제 침체와 위기가 아직도 진행하고 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세계 방송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건 역시 소니인가? 센트럴 홀의 동쪽 한편에 큼지막하게 자리한 소니는 XDCAM PDW700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할리우드를 겨냥한 PDW800, 소니 최상의 화질을 추구하는 HDCAM SR 포맷의 첫 VTR 일체형 캠코더 SRW-9000, PDW 1500에 이은 PDW1600, PDW HR1 데크 등을 선보이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3D 디스플레이를 시연하고 있었다. 우리의 관심사는 과연 소니가 메모리 타입의 카메라를 소개할 것인가 였는데 소니는 익스프레스 카드 형태의 SxS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Ex3와 함께 PDW 700등 카메라 뒷부분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레코드 유닛을 소개했다. 이 레코드 유닛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레코드 유닛의 부피나 무게를 감안한다면 실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였다. 결국 소니는 아직도 메모리 타입 보다는 블루레이가 기본 정책임을 강조하는 듯했다.
한편 이번 NAB에서 파나소닉은 P2카드 메모리 방식 HD의 가장 큰 난제였던 메모리 카드 가격을 낮추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파나소닉은 기존 16G 뿐만 아니라 32G, 64G까지의 메모리를 선보였고, 가격 또한 64G 메모리가 1000달러 미만에 형성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기존 파나소닉 외에도 후지와 맥스웰에서도 P2메모리 카드를 만들어 전시했는데 앞으로 메모리 가격이 경쟁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P2 메모리카드 뿐만 아니라 소니의 블루레이 디스크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맥스웰과 후지가 P2카드나 블루레이 디스크 시장에 뛰어듦으로 해서 앞으로 P2카드나 블루레이는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생산이 없고 소비만 있는 셈인 우리나라에서는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맥스웰에서는 외장하드 형태의 GF팩 250G를 선보였는데 맥스웰의 250G GF팩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리더기 혹은 입출력 어댑터를 사용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이번 NAB 2009에서는 점점 발전해 가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3D와 IPTV, Mobile TV 등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NAB2009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HD이후를 준비하는 3D의 진보와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이 아니라 조각을 보는 듯 입체감을 주는 3D영상이 TV방송 산업의 미래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니를 비롯한 대형 업체들은 대부분 3D 방송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나왔다. 소니, 파나소닉 등 대형 장비 업체들은 앞으로 벌어질 3D의 전쟁을 예고하듯 3D 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연을 하고 있었고 파나소닉은 베이징 올림픽, 리오 카니발 등의 영상을 엮어서 제작한 영상물을 별도의 영화관 부스에서 상영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한 파나소닉에서는 3D 구현을 위한 최상의 AVC-ULTRA포멧을 선보이며 카메라 바디 하나에 더블렌즈를 장착한 AVC-ULTRA 3D 촬영용 카메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 업체의 3D가 아직까지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하는 반면에Navigator Development Group Inc.는 안경을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진보된 3D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었다. 기존의 안경이라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 같다.
한편 일본의 NHK는 HD(1920x1080)이후의 4K(3840x2160) 그리고 그보다 더 진보한 Super Hi Vision(7680x4320)을 선보이며 HD이후에도 일본이 선도할 것임을 과시하는 듯 했지만 실제 Super Hi-Vision을 보여주는 달과 지구의 데모영상은 흥미를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NAB에서 또 다른 관심사 중 하나는 역동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는 다양한 형태의 스태디캄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태디캄의 하중을 무빙장비에 연결해 카메라기자나 카메라감독이 하중에 따른 부담 없이 작업할 수 있도록 하고, 또한 6mm 소형 카메라에도 다양한 형태의 스태디캄을 장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스태디캄 카메라의 확장을 염두에 둔 장비들이 대거 등장했다.
올해 새로 지어져 개관했다고 하는 남쪽 사우스홀에는 NLE 장비 업체들이 대거 포진해 기존 HD방식의 P2메모리와 블루레이의 입출력에서 불편했던 문제점들을 개선해 한층 빨라지고 편리해진 NLE를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에 뉴스 NLE 편집의 편리성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Grass Valley사의 Edius의 경우 그동안 많은 유저들이 요구를 충족시킨 업그레이드 버전을 가지고 나왔다. 긴 시간 녹취나 클립의 일부분을 임포트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Partial Import 기능과 DVD에 직접 구을 수 있는 Burn to file 기능이 추가된 Edius 5.1 버전을 새롭게 소개한 것이다. Avid 역시 P2나 블루레이를 빠르게 임포트할 수 있는 AMA 프로그램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었다. 아비드 뉴스커터나 미디어컴포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AMA는 P2든지 블루레이든지 그리고 프록시뿐만 아니라 HD 원 소스를 리얼타임보다 아주 빠른 속도로 파일을 불러들여 작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타임라인에서 작업이 끝난 뒤 곧바로 출력이 되는지에 의문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프로그램을 닫고 다시 열어야 출력이 가능한 점은 아직 개선해야 할 것이 있음을 보여주는 문제점이었다.
이번 2009NAB는 세계경제와 미국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새로운 활로를 찾는 미디어 및 장비 업체들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별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남긴 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카메라기자로서 전 세계의 다양한 장비들과 만나고 부딪치고 뜯어 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하루하루가 아쉬운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미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HD 제작과 디지털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우리가 다양한 방법으로 디지털에 적응하는 동안 소니의 블루레이와 파나소닉의 메모리카드 타입의 HD전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제는 JVC와 이케가미 까지도 메모리 방식의 HD급 카메라를 내놓고 있다.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메모리가 가지는 한계를 문제 삼아 테이프와 메모리카드의 중간단계로 블루레이를 채택하고 지향하고 있는 소니로서도 과연 언제까지 블루레이를 고집할 것인가 의구심이 들게 하는 자리였다. 또한 이번 NAB에서는 새로운 3D의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떼고 진보해 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컴퓨터와 씨름하고 속도와 전쟁하는 동안 새로운 3D의 영상시대가 움트고 있다고 한다면 아직 시기상조일까 궁금하다.
이동형 / YTN 보도국 영상취재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