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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기고>

가벼운 뉴스, 무거운 뉴스

뉴스가 가벼워지고 있다고들 한다.  TV뉴스 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 늘 지적되는 것이 연성화와 선정적인 보도, 사건 나열 중심의 단순보도이다. 그리고 속보 경쟁으로 인해서 부정확한 보도가 되기도 한다. TV뉴스도 시청률 경쟁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보니,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뉴스를 위해서 가벼운 뉴스를 양산해내고 있다.   

그림이 되는 뉴스, 비주얼이 훌륭한 뉴스 아이템이 그렇지 않은 아이템에 비해서 선호되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TV뉴스에는 UN이 없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UN에서는 중요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그것이 TV뉴스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역동적이고 볼만한 그림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역동적이고 볼만한 그림이면, 동물원에서 어린이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기까지 한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아드려는 안간힘은 연성뉴스 보도의 증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건강 관련 뉴스에서 감기 조심하라는 식의 보도는 도대체 뉴스의 가치 판단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신문에서는 조그마한 ‘휴지통’ 등의 상자 안에 처리될 만한 엽기적인 사건 등이 방송 뉴스에서는 ‘그림이 되기 때문에’ 크게 다뤄지기도 한다. 드라이버로 자동차 문을 따고 있는 범죄자의 모습이 ‘재연’의 형식을 빌어서 그대로 나온다. 드라이버로 문 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영국 BBC에서는 뉴스 아이템을 선정할 때, 영국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반드시 알아야 할 뉴스인가를 먼저 따진다.  재미있는 뉴스지만, 영국 국민의 3분의 1이상이 반드시 알아야 할 뉴스가 아니라면 뒤로 밀린다. 꼭 알아야 할 뉴스, 알면 좋지만 몰라도 그만인 뉴스, 알 필요도 없는 뉴스 등이 뒤섞여서는 곤란하다. 뉴스가 무겁기만 하라는 법은 없지만, 뉴스의 가벼움이 도를 지나치면 곤란하다. 매스 미디어의 오락 기능만 부각되기에는 TV뉴스라는 매체의 공익적 성격이 너무도 짙다. 무거움의 짐을 신문과 시사고발 프로그램에만 떠넘겨 버리기에는 TV뉴스의 의제설정 기능이 너무나 강하다. 뉴스 제작 현장의 어려움이 있지만, 언제까지나 제작 현실만을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시청률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방송의 공공성을 벗어버릴 수는 없다.  시청자들에게는 알 권리가 있고, 제대로 알 권리가 있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TV뉴스를 통해서 시청자들은 공적인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제대로 알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TV뉴스의 가벼움과 무거움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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