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명을 받도록


브루노 페데리코.png




 저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10여 년 전 영상기자가 되었습니다.


 콜롬비아 외딴 지역에서 노조와 농민단체들과 일했는데, 엘리트 계층과 외국 회사들에 의한 살인, 살해 위협, 강제 실종, 추방, 가난을 포함한 심각한 폭력과 학대가 너무도 강력했습니다.

 

그때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영상기자가 되어 손에 든 카메라와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로 제 작품에 현실의 부당함, 저항, 인간의 투쟁에 대해 담았습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이 항상 저희가 바라는 만큼의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그곳에 있었고, 그것을 목격했고, 우리의 주제인 투쟁의 주인공, 폭력의 피해자,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가와 함께 시각적 서사를 창조하는 행위는 의미가 있습니다. 영상기자로서, 우리는 사람들이 그들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 이야기를 엮어내고, 사건들과 이야기들에 역사의 합당한 위치를 부여하고, 심지어 성냥불만으로도 그 이야기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조명 받을 수 있게 합니다.


 한국영상기자협회에서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출품을 제안받았을 때, 저와 같은 영상기자였던 위르겐 힌츠페터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몰랐다는 걸 인정하기 부끄러웠습니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광주 대학살을 폭로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 보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용감한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데 기여했습니다.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만 해도, 유럽이 지중해를 건너는 이민자들과 망명 신청자들에게 부과한 비참한 상황부터 미국인 경찰관이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흑인 미국인 살해에 대해 사죄하는 장면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은 영상들이 집단적인 지식과 양심을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저와 제 동료인 나자 드로스트와 카를루스 빌라론은 미국에 들어가려고 다리엔 갭을 건너는 카메룬,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과 망명 신청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PBS NewsHour의 '필사적인 여정' 시리즈를 촬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그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밀수업자에게 버림받은 남자들, 임산부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은 위험한 지형과 가슴 높이의 강을 스스로 헤쳐 나가야 했습니다. 그들은 길을 잃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무장한 도적들에게 돈, 텐트, 옷을 빼앗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강둑을 따라 흩어져 있는 뼈와 시체들은 여러 사람들이 익사하거나 죽었다는 증거였습니다. 그들의 용기, 끈기, 인간성은 그들이 마주한 위험과 방해물처럼 엄청났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주고, 알려주신 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게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이 상이 피할 수 없는 지리적 방해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정책 때문에 그 누구도 해서는 안 될 비참한 여정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랍니다.


 영상기자, 영상 제작자, 카메라맨들이 모두에게 세상의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지원해 주기를 기원합니다.



2021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특집상 수상자 / 브루노 페데리코 (이탈리아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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