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돌발영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국 뉴스에서 돌발영상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 참신함은 정말 대단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역사 현장의 뒷이야기에 모든 시청자들이 웃고 또 즐거워했으며 새로운 정보를 얻는 기쁨 또한 컸다. 타 방송사와 인터넷 매체에서도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을 보면 그 역할은 정말 크다. 그런 돌발영상이 최근에 여러 가지 이유로 의기소침해 있다. 왜 그럴까?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도 이제 한물 간 것일까?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재의 편향성이 가장 크다고 본다. 물론 처음의 의도가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점점 더 정치인들에게 편향된 돌발영상이 늘었고 심지어 일부에서는 당연히 정치인의 모습을 담는 프로그램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생겼다. 돌발영상의 묘미는 바로 촌철살인의 편집기법이다. 뉴스라는 극도의 축약식 영상구도에서 벗어나 뉴스 이상의 긴 영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군상들을 보였기에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뉴스 이상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을 보다 이끌 수 있는 매력은 결국 정치인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었고 또 보다 희화화된 모습이 더욱 인기를 얻게 되는 유혹에 빠지면서 처음의 의도인 촌철살인에서 재미있는 일화로 변질 되어버린 면이 없지 않다. 일부 언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청와대와 국회 등에서 돌발영상에 대한 풀영상 사용금지를 내세웠을 때 돌발영상의 소재가 떨어져 방송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돌발영상은 소재빈곤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 정치인을 주로 대상으로 했던 버릇을 버리고 정치를 비롯하여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방면에서 소재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고 사회 다방면에 걸쳐서 관심사항을 넓혀줄 수 있다. 또 세상이 정치인들만 문제 있는 것이 아니고 문제는 모든 분야에서도 똑같이 보여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또 돌발영상은 희화화의 유혹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문제점을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재미있는 뉴스라는 취지에서 본다면 희화화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희화화는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시청자에 맞추기 위해 제작진을 고생시킨다. 결국 취재원을 지나치게 재미있는 존재로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말이다. 뉴스를 재미있게 보는 시청자는 지식적 소득을 바란다. 그러므로 유익한 돌발영상이 재미있는 돌발영상을 대체해야 한다.
돌발영상의 최근 논란을 만든 것은 풀 영상의 공유 문제였다. 일부 출입처에서 풀 영상의 사용영역에 관한 입장의 차이가 다소 잘못 전달되면서 일부 언론에 기사화 되었고 별 탈 없이 함께 해온 우리 카메라기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마저 벌어진 것이다. 물론 풀 영상에 관한 문제는 카메라기자협회 차원에서 수없이 문제제기를 해왔고 본지에서도 그 문제점의 심각성을 경고해왔다. 하지만 풀 문제가 돌발영상의 문제는 아니다. 돌발영상은 이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프로그램이 된 이상 더 발전된 모습으로 앞서 나아가야만 그 이름이 계속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