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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현장 취재기>

월드컵 역사상 다신 없을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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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일 도시 월드컵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장이 모두 모여 있었다는 점이다. 큰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과 올림픽의 차이점은 올림픽은 ‘도시’를 선정하지만, 월드컵은 ‘국가’를 선정한다. 최근에 있었던 도쿄 올림픽은 일본의 도쿄라는 ‘도시’에서 했고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카타르라는 ‘국가’에서 벌어진 이벤트였다. 그런데 워낙 작은 나라이다 보니 수도인 도하 인근에 모든 경기장이 몰려있어서 뜻하지 않은 돌발 상황을 챙기는 경우가 빈번했다.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이기면서 갑자기 카타르에서 중동 관중 취재를 하기도 했고, 일본 역시 선전하면서 보통이라면 우리나라 경기에만 집중했던 지난 월드컵과 달리 주변국 취재도 자연스럽게 동반되기 시작했다. 기존에 있었다고 들었던 상대국 취재담당, 우리 대표팀 담당 등 각자의 역할이 나뉘어 있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시간이 되는 취재진이 움직이기 일쑤였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선배들이 숱하게 이야기했던 매일매일 비행기를 타고 짐싸기의 달인이 된다는 경험은 아쉽게도 하질 못했다.

 사실 취재진들에게는 가장 일이 많았던 월드컵이겠지만 축구팬들에게는 앞으로도 없을 행복한 월드컵이기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돈도 충분히 있어야지만) 거의 모든 경기를 직관하며 챙겨볼 수 있는 월드컵이었다. 실제로 SBS 해설위원인 장지현 해설위원은 조별리그가 하루에 4경기씩 있었는데 최대 3경기까지 직관으로 챙겨봤다고 했다. 이런 월드컵 현장에서 모든 참가국들의 기운을 온전히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건 한 사람의 축구팬으로써도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심기가 법’, 예상할 수 없는 카타르 취재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만큼이나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은 건 음주의 유무였다. 공식 스폰서인 버드와이저도 결국 카타르 앞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고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만 맥주 판매가 가능하다는 한시적 허가만 겨우 받았다. 공식 스폰서도 이런데 취재진들에 대한 처우는 말도 못했다.

 한마디로 정해진 게 없다. 카타르를 가기 전 아랍에미리트(UAE)에 상대국 취재를 먼저 갔는데 거기서도 마찬가지였다. SBS, KBS, MBC 모두 카메라를 가지고 입국을 했는데 모두 상황이 달랐다. 누구는 그냥 통과를 시켜주고 누구는 한국에서 까르네를 발급 해와도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융통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누군가의 심기가 곧 법이었다.

 당연히 카타르에서도 마찬가지었다. 개막 전 덴마크의 한 기자는 라이브 도중 경찰의 제지를 받았는데,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는데 그 취재진들에게 그저 먼저 벌어진 사태임이 분명했다. 경기장과 훈련장을 드나들며 누구는 벨트를 벗으라고 하고 누구는 풀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장비를 일일이 검색하고 또 다른 사람은 통과시켜 주고 기준이 없었다. 정당하게 요구를 하고 합법적으로 대응을 해도 그 경찰이 안 된다고 하면 그저 안됐다. 현지에서 가이드를 해준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는 듯 중동에 살면 당연하게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는 답변뿐이었다. 경기장 안에는 공식 스폰서의 음료만 반입이 되는데 코카콜라의 제품인 스프라이트를 본 경찰이 막무가내로 이거 코카콜라 아니니까 라벨 벗기고 들어가라는 상황까지 펼쳐지니 그냥 이상한 사람이 안 걸리기 바라면서 취재할 수밖에 없었다.

MNG장비를 이용한 현장취재영상의 다양한 활용 늘어
 이번 월드컵에선 정말 다양하게 우리가 취재한 그림을 활용했다. 기존의 보도 방식은 경기 관련 리포트는 전부 중계 그림으로 리포트를 하고 기자 스탠딩만 ENG 영상이 쓰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중계 그림이 더 좋은 포지션에서 다양한 앵글이 나오지만 뉴스 리포트에 활용하기 아쉬운 부분들도 존재한다. 이번 월드컵에선 이런 아쉬운 부분들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연예인들 직캠처럼 90분 내내 손흥민만 촬영하는 손흥민 직캠은 물론 피치 위에서 공을 잡지 않은 우리 선수들만 찍는 영상들도 다양하게 존재했다.

 기존과는 다르게 MNG를 통해 실시간으로 ENG영상도 인제스트가 되면서 시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도 있겠지만 카타르라는 특수성으로 모든 출장자들이 한 경기에 투입이 가능해 좀 더 다양한 영상을 챙길 수 있었다는 점도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 이렇게 다양한 소스로 영상이 들어오다 보니 뉴스에서도 중계 그림이 아닌 ENG영상을 많이 활용하고 각 방송사마다 다양한 그림의 보도영상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비단 뉴스뿐만이 아니라 각 방송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추가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뉴스에 활용되지 못한 영상들도 다양하게 재생산이 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현장에서 촬영하는 영상기자 입장에서는 뿌듯한 부분이었다.

같은 회사 영상기자 선후배들과 현장에서 협업하는 소중한 경험 
 영상기자의 아이러니한 점은 같은 조직에 속해있지만 그 조직의 사람들과는 같이 일을 할 기회가 많이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다른 회사 사람들과 더 많이 일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 출장은 영상기자라면 꼭 경험해 봐야 하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현장에 있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서원들과 같이 지내며 협업을 해 본 경험은 나중에 혼자서 취재하게 될 다양한 현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4강에 진출한 2002 한일 월드컵보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나에게는 가장 특별한 월드컵이 되었다.

SBS / 김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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