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국가 폭력에 부모형제 빼앗긴 제주 아이들의 이야기



〈제주MBC 김현명〉



[직권재심]

 직권재심제도는 제재대상자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서 제재조치가 증거서류의 오류·누락, 법원의 무죄판결 등으로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제재 조치권자가 직권으로 재차 심사하여 당해 제재조치의 당부를 다시 결정(취소·변경 등)하는 제도를 말한다.

 2022년도 8월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는  첫 제주 4.3 직권 재심이 열렸습니다.

 처음 열린 재판에서는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면서 눈물을 머금는 검사와 제주 4.3으로 인해 오랜 시간 연좌제와 부모 없이 자란 아픔과 상처를 갖고 있는 유가족들을 판결하는 판사까지 모두 다 눈물을 흘리며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군인들이 사람 손을 뒤로 묶고 라이터 불로 수염을 그슬리는 모습에 바짓가랑이에 오줌을 쌀 정도로 무서웠다.”

 제주 4.3 당시 부모·형제와 친척들을 국가 폭력에 의해 빼앗기고 남겨진 아이들은 7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날의 공포와 두려움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연좌제로 낙인찍혀, 또는 고아로 힘든 세월을 겪으며 삶을 살아왔다고 증언하셨습니다.

 저희 제주 MBC는 첫 직권재심부터 지금까지 유가족들의 증언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201호 법정’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뉴스로 제작하고 있고, 2023년 5월 31일 기준 30차 직권재심 재판까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남겨진 아이들’은 ‘201호 법정’ 뉴스를 바탕으로 강서경, 김을숙, 김성자, 송병기 네 분의 법정 증언과 삶의 이야기로 구성하였고, 직권재심을 담당한 검사와 판사까지 총 5편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아직도 제주도에는 75년 전 4.3으로 인해 남겨진 아이들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 특집 ‘남겨진 아이들’을 통해 4.3뿐만 아니라 국가폭력을 겪어온 세대들을 그 당시 어린아이들의 시선으로 생각해 보고, 한 맺힌 시간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