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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 텔레비전에서 만나다

 10월 중순 메인뉴스 시간에 방송되는 정책기사.

 “지난번에 한번 다룬 아이템 같은데...”,

 “방송 기사 치고는 팩트가 부실한데...”,

 “단독 아이템 치고는 논조가 약한데...”

 선수(?)들이 보기에 어딘지 부족해 보이고 뭔가가 부정확해 보이는 아이템들이 지난달 초순부터 어느 방송사를 막론하고 이틀이 멀다하고 전파를 탔다. 그런 리포트는 다양한 주제와 각기 다른 사례들로 만들어 진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리포트 가운데 내용과 직접적 상관관계가 약한 국회의원 인터뷰가 반드시 있다는 것과 한 방송사에만 취재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일명 ‘국감용 보도 자료’를 한 방송사에만 제공하고 그 공로로(?) 의원님의 얼굴이 방송을 타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 얼굴 알리기에 활용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러 가지를 조사하다보면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안이 시급하거나 중대하지 않은 경우 국감장에서 수많은 의원들의 감사내용에 묻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특정위원회의 국감은 이미 새로운 내용보다 각 정당의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의 얼굴을 알릴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국회의원이 방송에서 언급한 자료가 국감장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많은 질문들이 오가는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정한 우선순위에 들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제기와 그와 관련된 대안모색이 주목적이 아니라 얼굴을 알리는 부차적인 목적이 이미 달성된 때문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오해이기를 바란다.

방송사 - 고급 정보원의 관리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정보 접근권이 가장 많이 보장된 기관이다. 또 그들의 면책특권은 방송사들이 시달리는 다양한 법적 분쟁도 교묘한 수사로 피해갈 수 있다. 이런 국회의원이 제공하는 제보는 손쉽게 제작이 가능하고 특히 완벽하게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에 근거하더라도 논리적인 개연성과 그들의 인터뷰만으로 신뢰도를 충족시킬 수 있다.

 국회의원의 정보는 기본적으로 신뢰성을 가진다. 하지만 그 신뢰 역시도 구체적 사실들로 연결된 데이터가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 미미한 수준의 샘플링을 통한 데이터나 오류를 가진 데이터 또는 어떠한 데이터도 갖지 않고 단지 논리적 추론에만 근거한 정보는 이미 정보가 아니다. 그들이 주는 정보에 대해 꼼꼼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 한다면 방송뉴스가 그간 쌓아온 영향력과 신뢰는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카메라 기자는 방송뉴스에 있어 사실의 최종 확인자여야 한다. 우리는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과 당사자 그리고 목격자를 만난다. 또 현장에 남겨진 사실의 흔적을 렌즈에 담는다. 카메라기자가 확인할 수 없는 정보(?)가 보도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존재 가치에 대한 도전이 아닐까?

 국회의원과 방송사. 서로의 필요를 충족하는 접점이 바로 국감 시즌용 리포트 들이다. 이런 결과로 구체적이고 정확한 팩트가 받쳐주지 않고 대안이라고는 전문가가 아닌 국회의원의 원칙적이고 근엄한 표정만이 시청자들의 안방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2006년 국정감사는 끝났다. 하지만 내년 국정감사 시즌에는 특정 방송사 카메라 앞이 아닌 국정감사장을 가득 메운 카메라기자들 앞에서 날카로운 분석과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들로 번뜩일 국회의원의 눈빛을 기대한다.

권혁용 기자 dragonk@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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