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 영상저널리즘 TF팀 YTN 김재동 부장>
"뜻이 있으면 길이 있고, 두드리면 열립니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에서는 방송위원회에서 지원하는 방송발전기금을 받아 올해 초부터 ‘영상저널리즘’이라는 책의 발간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저술발간은 보도영상 본질에 관한 명확한 이해와 이론을 정립하며, 실제 사례와 경험을 통해 영상 저널리즘의 전반에 걸친 필수적인 요소들을 재정립 한다는 기치 하에 진행됐다. 이 책의 저술은 본 협회 회원들 중 역량 있는 9명을 추천받아 TF팀을 구성해 이루어졌으며, 구성원 모두 현업에 바쁜 와중에도 끝까지 열심히 작업에 임했다. 그럼, ‘영상저널리즘’ 발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TF팀의 지휘자, YTN 김재동 부장을 만나보자.
드디어‘영상저널리즘’ 서적이 발간되었습니다. 지금 심정이 어떠신지?
부족한 사람에게 힘주시고, 늘 푸른 초장으로 인도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한 권의 책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준 전임 곽재우 회장과 방송위원회에도 감사드립니다. 작업과정에서 위태위태한 고비가 몇 차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기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탈고를 하고 한동안 ‘생각의 진공상태’에 머무르며, 몸과 마음에 한없는 자유를 부여했습니다. 얼마 전, 광화문의 한 서점에서 다소곳하게 꽂혀있는 본서를 발견하곤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많은 후학들이 이 책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지식을 얻고 체계를 쌓아갈 터인데, 혹 저자들이 미처 걸러내지 못한 허술한 정보나 부적절한 논리가 담기지나 않았을까? 하는 우려에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영상저널리즘’ 저술 발간 프로젝트에 기꺼이 참여하시기로 결정하신 이유
공저자들 모두가 나름대로의 준비와 생각을 갖고 저술에 임했겠지만, 본인 또한 오랜 기간 보도영상론과 관련한 저술을 준비해오던 중이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되었지요.
사내외에서 영상취재 관련 교육을 접할 기회가 잦았는데, 이런저런 영상취재 실무를 강의하면서 각종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강의록을 작성하다보니 어느덧 십 수 년이 지났습니다. 도중에 소책자로 엮어 교재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이런저런 자료들을 모아 정리하게 됐습니다.
영상관련 서적들은 대개 스튜디오 작업이나, 제작부문의 시각에서 서술된 내용이 대부분이며, 외국서적을 번역한 것들 또한 우리의 취재 현장과는 다른 것이 많았습니다. 또 해묵은 이론이나 영화적 관점을 취한 부분 또한 눈에 띄었고, 그나마 보도부문에서 서술한 저술도 취재기자의 시각에서 제시되거나 극히 일부분이 소개되는 정도였으며, 이 또한 왜곡된 서술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실무자들의 관점이 반영된 영상저널리즘 관련서적은 1988년 한국TV카메라기자협회 주도로 출간된 최초의 영상저널리즘,「보도영상과 카메라기자」가 있어 다행이었으며, 그동안 많은 영상기자들이 이를 인용하거나 원용하면서 자신의 보도영상이론으로 확장시켜왔는데, 본서를 저술하는 데에도 여전히 밑거름이 되었다.
다만 영상기자의 시각에서, 또 이 책을 계승한 저술이라는 측면에서, 좀더 발전된 이론을 접목시키고, 세분화 된 콘텐츠로 업그레이드된 영상저널리즘으로, 진즉에 실현했어야함을 자책한다면,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감이 있어 아쉬움과 송구함이 가슴 한구석에 여전히 남는다.
‘영상저널리즘’ 프로젝트 TF팀에서 본인이 맡으신 역할
최초 여러 저술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는데, 협회 회장으로부터 보도영상론 저술과 관련해 테스크포스 팀장을 맡아줄 것을 부탁받았다. 아마 제일 연장자이다보니 중책을 맡겼던 것 같다. 맏형으로서 동생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애썼고, 부끄럽지 않은 선배 저술자로 이름이 새겨지기 바랐으며, 해서 팀장으로서 저술 작업의 시종과 진행상황을 조율하되, 여러 저자들과 출판사 사이에서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심부름을 했을 뿐이다.
TF팀장으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시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신 부분
여러 저자가 함께 하는 작업을 통해서 역할을 분담하는 장점이 있었지만, 현업을 우선적으로 수행하며 남는 시간에 저술활동을 해야 했기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국내외 출장이나 현업에 매달리다보니, 의사결정을 위한 월례회 모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거의 없었다.
특히 원고를 최종적으로 교정하고, 삽화를 처리하며, 이런 저런 정보들을 신속히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소통이 이루어졌어야 할 마무리 단계에서, 집필자들이 여기저기로 국내외 출장을 떠났고, 각자가 담당한 방송 프로그램 편집에 매달려있을 땐, 본인의 기력도 많이 소진된 상태에서 끝없는 고독감을 맛보기도 했다.
몇 차례에 걸쳐 원고마감을 연장하며, 스스로를 양치기 소년에 비유하던 MBC의 나준영 차장! 싱가포르 순회특파원으로 동남아 각지를 취재하며, 이동 중인 비행기 안에서 원고를 쓸 수밖에 없을 만큼 절박했지만, 출간 일주일을 남기며, 사진자료까지 꼼꼼히 챙겨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을 땐, 마치 릴레이경기에서 넘어질 뻔하던 주자가 아슬아슬하게 배턴터치를 성공시키는 그런 기분이었다.
현장기자가 발로 쓴「영상저널리즘」의 발간이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
첫째, 현업 경험이 풍부한 영상기자들이 직접 저술 작업에 참여함으로서 보도영상이론을 현장기자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체계화시켰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둘째, 가능한 텍스트와 관련된 이미지를 제시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으며, 특히 보도영상의 표현과 관련한 삽화는 보도영상의 구성논리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제작했다.
셋째, 저술 작업에 뜻을 두고는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를 구체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영상기자들에게, 협회가 산파역할을 해냄으로 소중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으며, 이렇게 축적된 경험은 추후 협회가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향후 협회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업에 대해 제안을 하신다면
저술과 관련해선, 현장을 직접 발로 뛰는 영상기자들이 참여했을 때 그 가치가 돋보이는 것이라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즉 현장의 실무이론을 체계화하는 작업이라면 그것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웨어 등 어떤 분야가 되더라도 유망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도영상 다큐멘터리, 수중촬영, 항공촬영, 영상취재와 안전 등 영상저널리즘의 실무이론과 이를 축약한 영상취재 핸드북, 그리고 영상기자의 역할이 돋보인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을 엮은 보고서 형식의 저술도 권유할 만하며, 콘텐츠와 관련해선 자기만의 전문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영상기자들의 저술을 지원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약 8개월 간 함께 고생한 ‘영상저널리즘’ TF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독일 월드컵 취재, 정상회담 수행취재, 보도특집 취재, 도하아시안게임, 순회특파원 활동, 아름다운 결혼 등,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단 한사람의 낙오도 없이 모두 결승라인에 도착한 저자들, 이상훈(KBS), 유민철(KBS), 나준영(MBC), 이창순(MBC), 주범(SBS), 이병주(SBS), 최준영(YTN), 신득수(아리랑국제방송) 모두에게 깊은 신뢰와 박수를 보내며 진정 감사드립니다. 이제 한번 맺은 소중한 인연들을 내내 기억하고, 합해진 긍정적 에너지들이 영상기자와 협회의 무궁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확산시켜 나갑시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협회 회원들에게 한 말씀
현장의 실무이론을 정립하고 다듬는 과정에서 다양한 저널리즘 관련 이론서를 참고하되, 저자들 간에 치열한 토론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영상저널리즘의 체계를 세우려 안간힘을 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지식을 논리적으로 체계화하는 데에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다음 계승자들이 부족한 부분을 또 다시 채워주시고 영상저널리즘의 체계와 영역을 더욱 탄탄하게 확립하고 확장시켜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미지시대의 영상저널리즘이 언론본연의 역할을 수행해내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이제 어떤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던 시대는 서서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언론이 상업주의에 매몰되거나 사주의 이념적 성향에 치우쳐 왜곡 보도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경향마저 없잖아있습니다. 또 경제 양극화와 한미 FTA , 북한 핵과 연말 대통령 선거 그리고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동북공정 등 대내외적으로 풀어야할 산적한 난제들로 가득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회원들은 오직 진실만을 추구하는 영상저널리즘으로, 국민의 입장에 서서 바른 여론을 형성시키는 영상저널리즘으로 그리고 자신의 양심에 부끄러움 없는 영상저널리즘으로 무장해 언론본연의 기능을 담당해주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사랑하는 영상기자들이여! 뜻이 있으면 길이 있고, 두드리면 열립니다.
그대들의 소중한 꿈을 간직하십시오. 그 꿈은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