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8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현장K]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 단독 기획보도>
KBS전주 한문현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수상소감


땜질 처방만 반복된 항만 구조물 붕괴···‘기준’은 없었다


KBS전주 한문현.jpg


 정부가 새만금에 새로운 항만을 짓는 사업, 새만금 신항만 공사는 2040년까지 3조 7천억 원을 쓰는 대규모 국가사업입니다. 인접한 바다에 기초구조물인 호안을 쌓고 이제 서서히 부지를 메워가는 중인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국가사업의 뼈대인 기초구조물이 계속 무너지고 땜질 처방만 반복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관계자들이 기초구조물의 안전을 담보하던 토목섬유, 이른바 ‘필터매트’는 서해의 극심한 조수간만 수압에 못 이겨 손상돼있었고,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설계단계부터 국가건설기준 자체가 일본식의 인용으로 국내실정을 반영하지 못한 부실과 한계를 보도했습니다.


 필터매트의 문제를 포착했지만, 사실 취재의 시작은 ‘천’이 아닌 ‘돌’이었습니다. 지난해 아직은 겨울바람이 시릴 무렵 찾아온 업자는 국가항만 건설에 불량석재가 쓰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다에 이미 쌓아 올린 수십만 톤을 싹 갈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사뭇 구미가 당겼으나 의도가 빤해 경계를 풀지 못했습니다.


 경계심은 곧 들어맞았습니다. 항만 구조물에 쓰인 돌, ‘사석’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습니다. 품질 검사 성적서를 떼봤고, 그것도 못 미더워 시료를 떠와 대학 연구팀에 보냈습니다. 이 작업에 쓰인 시간과 수고가 헛되이 매몰될 무렵, 정보 공개 청구 자료들이 뒤늦게 날아들었습니다. ‘사석이 쓰인 낱낱의 공사를 공개하라’ 요청했더니, 시공사가 작성한 <하자발생 조치 보고서>를 끼워 보냈습니다. 내용이 흥미로운데 “새만금 신항만 현장 내 호안 단면 하자 발생으로 조치하였으나, 추가 변위 발생"이라고 적혔습니다. '추가'란 표현으로 보아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사고는 거듭된 듯했고, 피해 규모가 상당한데도 원인은 따로 밝히고 있지 않았습니다. 처음 정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의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지어 올린 항만 구조물이 1년 새 최소 11군데 무너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취재진은 정부가 그간 같은 방식으로 바다를 메워 만든, 또 다른 시설물을 더 점검하기로 하고 전국 현장 취감에 나섰습니다. 평택항과 영종도 등 앞선 현장들을 돌아보고 학계와 업계, 정부가 작성해둔 과거 보고서와 논문 등 자료를 뒤져 뽑아낸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 삼았습니다. 항만 구조물의 붕괴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반복돼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리던 바람이 포근해질 즈음,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라는 3편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속보도는 대중의 체감 영역 밖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탓에 제대로 된 전달을 통한 인식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양토목공학 분야의 내용을 전하면서 일반 수용자의 이해를 해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단순화했습니다. 보도 영상 가운데 스튜디오 촬영물도 이런 맥락에서 기획됐습니다.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고민했고, 모든 과정에서 현장 전달과 시청자 이해를 우선으로 제작하려 했습니다.


 3편을 합쳐도 불과 10분이 채 되지 않지만, 이를 위해 수많은 시간을 녹여내며 현장과 편집실에서 함께 고민한 오정현 기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보도가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보탬이 되었길 바랍니다.


한문현 / KBS전주 10-3 KBS전주 한문현.jp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 영상 file 2020.04.08 713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전문보도 부문 KBS춘천 전성관<[단독] 망자의 돈까지 노리는 노인요양시설 연속보도> file 2018.03.30 756
제30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기획보도부문 최우수상: 대구MBC 장성태<수달도시 2부작> file 2017.04.20 757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지역뉴스 부문 최우수상 MBC경남 김태현 [민간 구급차 불법 영업 실태 연속보도] file 2018.03.30 770
제30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기획보도부문 우수상 안동MBC 임유주 <윤장대, 천년의 비밀> file 2017.04.20 771
제32회 한국영상기자상 뉴스부문 최우수상 MBN 정재성 기자 - [단독]김성태 원내대표 폭행당해... file 2019.02.01 772
제30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지역보도부문 최우수상 부산MBC 김효섭 <골든타임 사각지대 165> file 2017.04.20 782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 대구MBC 마승락 <인구지진, 당신의 고향이 사라진다> file 2018.03.30 794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지역뉴스 부문 우수상 G1 유세진 [단독] 우라늄탄 오염 file 2018.03.30 795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뉴스 부문 우수상 SBS 제일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퇴거- file 2018.03.30 801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전문보도 부문 문화.스포츠상 KBS안동 김동욱<기록의 가치 '편액'> file 2018.03.30 802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 SBS 김태훈.정상보 [인생에 조연은 없다... 무명 발레리나의 이야기] file 2018.03.30 809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 KCTV제주방송 김용민 <KCTV환경기획 뉴스멘터리 사라진 제주 돌> file 2024.02.15 813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지역뉴스탐사기획보도부문 - KBS대구 최동희 <욕창이 온다> file 2024.02.15 822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 목포MBC 김승호 <10부작 미니 다큐멘터리 '남도의 혼, 도자기 오디세이'> file 2024.02.15 825
제31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뉴스부문 최우수상 SBS김승태 -[단독] 허 찔린 우병우... 차량, 휴대전화 '기습압수수색'- file 2018.03.30 838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국제, 통일보도부문 - SBS 최대웅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기획보도> file 2024.02.15 840
제29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 KBS 김진환 조승연 <미래 100년, 유라시아를 가다 2부작> file 2016.01.19 852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보도특집다큐부문 - 제주MBC 김현명 <4.3특집 남겨진 아이들> file 2024.02.15 853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지역뉴스특종단독보도부문 - KBS전주 한문현 <[현장K]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 단독 기획보도> file 2024.02.15 858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온라인 브로셔 file 2024.02.19 86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 Next
/ 1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