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 제11회 삼성언론상 사진영상부문 수상자 MBC 이창훈 기자
특종,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것
지난 3월 2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1회 삼성언론상 시상식에서 MBC 보도국 영상취재팀 이창훈 기자가 <잠실고시텔화재>로 사진영상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 삼성언론상 사진영상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
무엇보다 이런 좋은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 여러 훌륭한 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 내가 받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한 편 씁쓸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나에게 이런 상을 안겨준 작품이 바로 지난해 7월 19일 발생했던 ‘잠실고시텔 화재’이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무려 9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나는 헬기에서 그 현장을 카메라에 담으며, 사망자 중 한 명이 땅에 떨어지는 모습까지 틸 다운해 촬영했다. 이런 비극적인 현장을 카메라기자로 특종 취재한다는 것, 특종으로 이런 큰 상을 받아 나에게 기쁨과 영광이 된다는 것, 이런 것이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잠실고시텔 화재’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2. 수상작에 대한 간단한 소개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지난해 7월 19일 발생했던 잠실 모 고시텔 화재를 리얼하게 항공취재해서 리포트 한 것이다. 나는 그 때 폭우 피해 항공취재를 위해 잠실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실 인근 고시원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헬기를 잠실 쪽으로 급하게 이동해, 화재 시작부터 고시원 주민의 필사적인 탈출, 추락 과정 및 구조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사투를 단독 촬영했다. 본 취재는 당일 MBC 뉴스데스크의 첫 아이템으로 방송되었고, 익일 7개 조간신문과 연합뉴스 등에서 이 화면을 인용하여 보도했다.
3. 카메라기자 혹은 사진기자에게 ‘특종’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나?
모 선배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그 분은 ‘특종’을 ‘운7기3’이라고 말씀하셨다. ‘특종’은 ‘운’만 있어도 안 되고, 열심히 ‘노력’만 한다고 해도 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로 내가 카메라기자가 된 지 8년이 되었다. 그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고, 일에 대한 욕심도 많았다. 그런데 나에게는 ‘특종’이라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조급했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조급함’을 떨쳐 버렸을 때쯤, 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아마도 내가 ‘웨스캠(항공 촬영 전문 카메라)’ 촬영 훈련을 받지 않고 이에 대한 스페셜리티(speciality)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이 ‘기회’는 절대 내 것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때 깨달았다. 카메라기자에게 있어 ‘특종’은 ‘운7기3’이라는 선배님 말씀의 정확한 의미를 말이다. 사람이 살면서 일생 동안 세 번의 기회가 오는 것처럼 카메라기자에게도 세 번의 기회가 온다. 그러므로 기다리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찾아오며, 노력하면 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카메라기자에게 ‘특종’은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것이다.
4.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뭐, 특별한 계획이랄 것이 있겠나?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이 내 ‘계획’이자 ‘목표’이다. 구체적으로 콕 집어 말한다면, 나에게 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나머지 두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그것을 잡기 위해 나에게 주어진 오늘 그리고 내일, 최선을 다하는 카메라기자로 보낼 것이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