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22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No Attached Image

워싱턴지국 3년의 단상

카메라기자 특파원, 그 존재의 의미

 얼마 전까지 우리 지국은 FTA 협상 때문에 진땀을 뺐다. 한국 본사에서는 한미FTA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원하는데, 정작 미국 현지는 미국이 한국하고 FTA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막판 타결 때도 미국 언론은 짤막한 리포트 한 꼭지로 결과를 전하는 정도였다. 그러니 FTA 협상에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아닌 미국 국민들의 반응은 말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 본사에서 계속되는 뉴스 속보로 인해 미국 측 반응에 대한 소식을 그 때 그 때 전해야 했는데, 미국 국민뿐 아니라 백악관, USTR, 언론 등에서 나오는 반응이 거의 없어 애를 먹었었다.  

 특파원의 경우, 가장 난감한 일이 이번 FTA처럼 우리나라에서는 특정 사안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상대국의 반응을 매우 궁금해 하는데, 정작 그 나라에서는 뉴스로 전할 만한 꺼리가 없을 때인 것 같다. 이런 경우 취재기자, 카메라기자 할 것 없이 가장 필요한 것은 순발력이다. 취재기자는 취재기자 나름의 리포트에 대한 순발력을 보여주고, 카메라기자 역시 시청자가 원하는 뉴스를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그 순간에 차질 없이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기민함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카메라기자 특파원이 없다면, 영상 취재 전문가가 아닌 현지 크루에게 이런 기민함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또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에서 보는 영상 뉴스의 제작은 어렵다고 본다. 현지 크루의 경우, 영상 취재 전문가가 아닌데다, 현지인이나 교포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원하는 뉴스, 즉 깊이 있는 국제 뉴스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카메라기자 특파원이 있는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취재기자 특파원 3명이 나가 있는 지국의 경우, 카메라기자 특파원 한 명이 매일 2~3개의 리포트를 제작한다. 그러다보니 그에 따르는 인터뷰나 관련 컨퍼런스 취재, 기자들 스탠드 업을 하는데 발이 묶여, 카메라기자 특파원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작할 시간적인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어쩌다 순서가 되어 참여하는 ‘특파원 현장 보고, 세계를 가다’의 경우도 매일 소화해야 하는 스케줄이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내에 취재를 끝내고 복귀해야 한다. 정말 여유가 없었을 때는 7분짜리 한 편을 제작하는데 오전에 시작해서 그 다음날 새벽 한 시까지 촬영을 하고 아침 비행기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 다시 말해 한 명의 카메라기자 특파원으로는 커버하기 어려운 분량임에도 카메라기자 특파원 증원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 또한 문제이다.

 그리고 카메라기자 특파원의 경우 인근 출장을 갈 때, 취재기자와 둘이 간다. 오디오맨의 동행이 함께 동행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장소 이동할 때마다 장비 챙기랴, 인터뷰할 때마다 마이크 설치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버둥거리다보면 힘이 다 빠져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정신이 혼미하다. 이렇다 보니, 취재기자 역시 함께 버둥거리게 되고 취재기자의 취재에도 방해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인원’이 ‘비용’이란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방송 뉴스 전문가로서 우리는 양질의 뉴스를 시청자에게 전해야만 하는 책임이 있다. 효율적이라는 명목 하에 뉴스 제작자로서의 책임을 도외시하는 것 그것이 바로 비효율이고, 비능률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방송사의 카메라기자 특파원이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숫자인 것을 알고 있다. 방송사의 수익 구조가 나빠지고 있는 시점에서 카메라기자 특파원 증원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TV 뉴스가 진정한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차별화된 뉴스를 생산해 내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비용 절감’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만, 뉴스 품질 향상으로 말미암은 경쟁력 제고에는 한계가 없음이다. TV 뉴스의 반은 영상이다. ‘영상 뉴스’가 경쟁력을 갖는 길에 대해 모두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 경제력에 맞게 보도부문에서 품격 높은 국제뉴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카메라특파원 확대는 필요할 것이다. 언제까지 외국 언론사의 시각으로 취재한 영상을 받아야 하나? 최근에는 APTN이 평양에 지국을 개설했다고 한다. 우리도 비용에만 얽매인 근시안적인 사고가 아닌 보다 전략적인 사고로 특파원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국제뉴스의 경쟁력은 영상콘텐츠에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중완 / KBS 워싱턴지국 카메라기자 특파원


  1. 또 다른 눈을 갖게한 특별한 도전

    <제주도 수중촬영 직무연수를 다녀와서> 또 다른 눈을 갖게 한 특별한 도전 제주 공항의 문을 열고 나가자, 길 건너 야자나무 가지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꼭 일 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는 풍경 - 비바람을 뚫고 나아가던 그 뱃고동 소리… 가슴 속 깊이 혼...
    Date2007.06.25 Views6491
    Read More
  2.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전략적 업무제휴 체결

    제목 없음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전략적 업무제휴 체결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전광선)는 5월 18일(금),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와 문화분야 UCC의 저변확대를 통한 지역문화발전과 문화정보 및 문화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업무제휴 협약식을 가...
    Date2007.05.22 Views6916
    Read More
  3. No Image

    "바람직한 보도 기준 정립의 계기 마련"

    "바람직한 보도 기준 정립의 계기 마련" 프라이버시권과 초상권 세미나 및 신입 카메라기자 공동 연수 개최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전광선)는 지난달 20일 지리산가족호텔에서 프라이버시권과 초상권 세미나 및 신입 카메라기자 공동 연수를 개최했다. ...
    Date2007.05.18 Views6971
    Read More
  4. 기자들도 쇼를 하라!

    기자들도 SHOW를 하라! 4월 10일 낮 12시 50분. 점심 뒤 양치질을 할 틈도 없이 휴대전화가 울어댔다. “SK텔레콤 본사에 차량 돌진! 빨리 가!” 군대 무전만큼이나 간결한 지시를 받고 달려간 현장에는 보기에도 아까운 벤츠 승용차가 회전문에 박힌 채 그대로 ...
    Date2007.05.17 Views6921
    Read More
  5. 언제 어디서든 당신이 주인공

    제목 없음 언제 어디서이든 당신이 주인공 첨단 HSDPA서비스 꿈으로만 여겨졌던 이동영상통화 시대가 활짝 열렸다. 세계최초로 첨단 이동통신 기술의 총아인 HSDPA서비스가 상용화한 지 1년만인 지난 3월, 본격적으로 SK텔레콤과 KTF가 전국서비스를 개시하면...
    Date2007.05.17 Views6703
    Read More
  6. 영상취재기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영상취재기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범, 보게나. 이런 것일 거야. 우리의 인생 여정에서 소중한 만남이라는 것이… 문득 아범이 사회에 첫발을 방송국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했을 때가 생각나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는 마음속으로 ‘맞...
    Date2007.05.17 Views6050
    Read More
  7. "아빠, 오늘은 어디 갔었어?"

    "아빠, 오늘은 어디 갔었어?" 작년 가을 우리 집에 새 식구가 하나 늘었다. 나를 무척이나 빼 닮은 아들이다. 둘째 낳기 전 난 아내에게 말했다. “둘째가 태어나면 가사의 절반을 도와주겠소”하고. 하지만 뒤돌아보면 내가 했던 그 말은 허언이 돼버린 것 같다...
    Date2007.05.17 Views6639
    Read More
  8. No Image

    <줌인> 냉면과 가위

    <줌 인> 냉면과 가위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관계자가 서울에 왔을 때 일이다. 서울시내 모 갈비집에서 갈비를 먹고 냉면을 시켰다. 냉면이 나오고 예쁜 종업원이 가위를 들고 가까이 오더니 가위를 들이대는 것이었다. 민경련 관계자는 순간 당황하...
    Date2007.05.17 Views6388
    Read More
  9. No Image

    모바일에 긴장하라!

    제목 없음 모바일에 긴장하라 8년 만에 열린 영상통화시대 입사한 1999년, IMT2000이라는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밀레니엄을 맞아 2000년부터 곧 열린다고 통신회사들은 대대적으로 떠들어댔다. 그리고는 몇 년 동안 소식이 감감하더니 2007년에 들어...
    Date2007.05.17 Views5898
    Read More
  10. 우리 신랑 이재섭,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

    <2007 가정의 달 특집 - 카메라기자와 가족 Ⅲ> 우리 신랑 이재섭,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평일 아침,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의 점심상을 준비한다. 순두부찌개와 호박볶음, 그리고 엄마가 가져다주신 김치와 밑반찬들... 남편은 들어오자마자 잠을 잘 것...
    Date2007.05.15 Views6545
    Read More
  11. 친구, 영웅, 가족.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이름 - 아버지

    <2007 가정의 달 특집 - 카메라기자와 가족 Ⅳ> 친구, 영웅, 가족.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이름 - 아버지 과거의 문화가 문자 중심의 문화였다면 현대에서는 이미지를 넘어선 영상이 거의 모든 문화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소설보다 영화나 드라마를 더...
    Date2007.05.15 Views6634
    Read More
  12. No Image

    카메라기자 특파원 턱없이 적어

    카메라기자 특파원 턱없이 적어 세계화시대...TV 뉴스의 경쟁력을 위한 고민 있어야 MBC는 지난 3월 5일 카메라기자 특파원에 서정암부장(파리)과 조수현부장(워싱턴)을 선정하고, KBS는 지난 3월 26일 강윤배부장(동경), 성인현기자(워싱턴), 진만용기자(북경...
    Date2007.04.16 Views6421
    Read More
  13. No Image

    <줌인>무한경쟁시대의 도래와 카메라기자

    무한경쟁시대의 도래와 카메라기자 지난 3월말과 4월초. 한·미FTA 막바지 협상과 협상타결, 한 · 미FTA 협상을 지켜보는 정치권이나 영화인, 농민에 이르기까지, 시시각각 진행되는 FTA협상 현장의 움직임을 발 빠르게 화면에 담아 뉴스로 방송해야만 했던 카...
    Date2007.04.16 Views5834
    Read More
  14. No Image

    <칼럼>카메라기자 특파원의 필요성

    카메라기자 특파원의 필요성 중국에서 근무한 3년 동안 ‘카메라기자’는 늘 마음의 부담이자 풀어야 할 숙제였다. 2004년 2월 YTN의 두 번째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 중국발 리포트는 거의 대부분 전화 녹음으로 제작됐다. 지국 사무실도 없었고 카메라...
    Date2007.04.16 Views5915
    Read More
  15. No Image

    카메라기자 특파원, 그 존재의 의미

    워싱턴지국 3년의 단상 카메라기자 특파원, 그 존재의 의미 얼마 전까지 우리 지국은 FTA 협상 때문에 진땀을 뺐다. 한국 본사에서는 한미FTA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원하는데, 정작 미국 현지는 미국이 한국하고 FTA 협상을 하고 있는 ...
    Date2007.04.16 Views6225
    Read More
  16. 동남아 순회특파원을 다녀와서

    지난 6개월이 나에게 준 것들 지난 해 9월 MBC순회특파원제도의 첫 바통이 나에게 건네졌다. 타사의 아이템 중심의 순회특파원제도와 달리 해외의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한 곳에 거점을 두고 주변국가들을 취재하는 우리 회사의 순회특파원제도는 나의 첫 발걸...
    Date2007.04.16 Views5680
    Read More
  17. No Image

    미니인터뷰- 제11회 삼성언론상 수상자 MBC 이창훈 기자

    미니인터뷰 - 제11회 삼성언론상 사진영상부문 수상자 MBC 이창훈 기자 특종,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것 지난 3월 2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1회 삼성언론상 시상식에서 MBC 보도국 영상취재팀 이창훈 기자가 로...
    Date2007.04.16 Views6737
    Read More
  18. 영상(映像) CEO가 돼라

    映像(영상)CEO가 돼라 MBC 신년옴니버스기획 ‘역지사지’ 카메라기자가 적극 참여한 영상경영의 성공사례 『우리 사회의 병폐를 넌지시 드러내면서 나와 우리가 지혜롭게 더불어 살기 위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 병렬적 구도의 특이한 옴니버스 구성 방식과 HD ...
    Date2007.04.16 Views5979
    Read More
  19. 고 윤장호 하사 시신 운구... 방송사 카메라기자는 없었다

    故 윤장호 하사 시신 운구... 방송사 카메라기자는 없었다 쿠웨이트 행 비행기에 취재기자만 4명 탑승 지난 1일, 아프가니스탄 폭탄 테러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시신을 국내로 운구하는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들이 쿠웨이트로 떠났다. 그러나 쿠웨이트로...
    Date2007.03.27 Views5972
    Read More
  20. No Image

    기형적 풀단 구성, 반드시 사라져야

    <줌 인> 기형적 풀단 구성, 반드시 사라져야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그동안 풀(pool)이라는 명목아래 국회나 국방부, 스포츠 등 몇몇 출입처에서 기형적인 형태로 이루어져 왔던 해외출장의 풀단구성이 급기야 카메라기자는 가지 않고 취재기자만 출장을 가기에...
    Date2007.03.27 Views575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41 Next
/ 4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