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54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2007 가정의 달 특집 - 카메라기자와 가족 Ⅲ>

우리 신랑 이재섭,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평일 아침,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의 점심상을 준비한다. 순두부찌개와 호박볶음, 그리고 엄마가 가져다주신 김치와 밑반찬들... 남편은 들어오자마자 잠을 잘 것이고, 잠에서 깬 뒤 먹을 것을 찾을 것이다. 그땐 내가 유치원에 있으므로 밥을 미리 차려놓는다. 메모지에 수고했다는 한마디 적어 밥상 위에 올려놓고 출근.

 결혼 1년 차 신혼부부이자 연애 9년 차 연인인 우리… 우린 고3때 입시학원 셔틀버스(봉고차)에서 처음 만났다. 만나면 만날수록, 서로를 더 알게 될수록 맘에 드는 것이 많아졌고, 그렇게 우리는 아직까지 서로를 알아가는 중이다.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었던 나, 감성적이기보다는 이성적이었던 우리 신랑. 이재섭씨는 참 신기하고 대단한 사람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대부분 이뤄 낸다. 그리고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내 앞에서는 한없이  아기 같기도 하고 또 가끔은 바보 같을 정도로 빈틈을 많이 보인다. 나에게 꼭 “채워주세요~” 라고 말하듯이… 그래서 더더욱 이 사람에게 빠져 드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진정한 선수랄까?

 카메라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의 곁에 있었다. 그리고 그가 제일 자신감 넘쳐 보일 때는 카메라와 있을 때다. 그는 그렇게 자신의 꿈을 준비했고 마침내 KBS 카메라기자가 되었다. 남편이 KBS에 들어간 이후부터 뉴스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남편이 카메라기자여서 좋은 점은 그 당시 이슈에 대해 남들보다 더 자세히,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어디서 어떤 취재를 했는지 집에 오면 재잘재잘 잘도 얘기해준다. 한번은 아주 재밌는 일도 겪었다. 결혼 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마지막 한일전 때의 일이다. 전날 말하기를 응원전을 촬영하러 갈 건데 아직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전화하면 응원하는 곳에 나타나라는 것이었다. 약속대로 다음날 장소가 정해졌다며 나오라는 곳이 ‘찜질방’이었다. 처음으로 화장을 하고 불가마에 가봤다. 사람들 틈 사이에 끼어서 열심히 응원했고 남편은 그걸 열심히 찍었다. 같이 식혜도 먹고, 야구도 보고… 재밌었던 기억이다. 하지만 남편의 일이 늘 이렇게 재밌는 것만은 아니다. 안타까울 때가 더 많다.

 황사현상에 대한 날씨 뉴스가 나오면 ‘저 황사 우리 신랑이 다 마실 텐데…’ 화재현장이 나오면 ‘유독가스 마시고 쓰러지지는 않으려나…’ 눈, 비 자연재해가 나오면 ‘저 몇 컷 찍으려고 얼마나 떨었을까…’등등 뉴스 보며 맘 졸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한번은 화재현장에서 더 생생한 화면을 잡는다고 소방관들이랑 같이 불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남편은 그때 좋은 화면을 찍었다고 선배들에게 칭찬을 받았다며 좋아했지만, 말하는 동안에도 계속 잔기침을 하는 남편을 보고, 나는 얼굴은 웃어주었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었다. ‘좋은 화면 안 찍어도 좋으니 제발 몸조심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이 선택한 일이기에 그냥 웃어주며 용기를 줄 수밖에 없었다.

 이제 7월 말이면 우린 엄마 아빠가 된다. 지금도 우리 자신이 참 어리다고 느껴지는데, 이 어린 부부가 엄마 아빠가 된다니 나 스스로도 그림이 안 그려진다. 우리 아기는 아빠의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자랑스러워하겠지? 그러나 늘 지친 모습으로 집에 들어와 주말이면 수면부족의 후유증으로 소파와 침대를 찾아 해매는 모습을 보고도 자랑스러워할까? 하지만 우리 아기도 언젠가는 시청자를 위해서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아빠의 진정성을 알아줄 날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난 그를 위한 밥상을 차린다. 결혼 전 요리라고는 라면밖에 끓이지 못했던 나지만, 요리책을 커닝 페이퍼 보듯이 옆에 꼭 붙여놓고 그가 맛있게 먹는 상상을 하며 오늘도 주방을 어지럽힌다. 우리 신랑 이재섭 씨를 너무 너무 사랑하기에…

김미정 / 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이재섭 기자 아내


  1. 또 다른 눈을 갖게한 특별한 도전

    <제주도 수중촬영 직무연수를 다녀와서> 또 다른 눈을 갖게 한 특별한 도전 제주 공항의 문을 열고 나가자, 길 건너 야자나무 가지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꼭 일 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는 풍경 - 비바람을 뚫고 나아가던 그 뱃고동 소리… 가슴 속 깊이 혼...
    Date2007.06.25 Views6491
    Read More
  2.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전략적 업무제휴 체결

    제목 없음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전략적 업무제휴 체결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전광선)는 5월 18일(금),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와 문화분야 UCC의 저변확대를 통한 지역문화발전과 문화정보 및 문화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업무제휴 협약식을 가...
    Date2007.05.22 Views6916
    Read More
  3. No Image

    "바람직한 보도 기준 정립의 계기 마련"

    "바람직한 보도 기준 정립의 계기 마련" 프라이버시권과 초상권 세미나 및 신입 카메라기자 공동 연수 개최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전광선)는 지난달 20일 지리산가족호텔에서 프라이버시권과 초상권 세미나 및 신입 카메라기자 공동 연수를 개최했다. ...
    Date2007.05.18 Views6971
    Read More
  4. 기자들도 쇼를 하라!

    기자들도 SHOW를 하라! 4월 10일 낮 12시 50분. 점심 뒤 양치질을 할 틈도 없이 휴대전화가 울어댔다. “SK텔레콤 본사에 차량 돌진! 빨리 가!” 군대 무전만큼이나 간결한 지시를 받고 달려간 현장에는 보기에도 아까운 벤츠 승용차가 회전문에 박힌 채 그대로 ...
    Date2007.05.17 Views6921
    Read More
  5. 언제 어디서든 당신이 주인공

    제목 없음 언제 어디서이든 당신이 주인공 첨단 HSDPA서비스 꿈으로만 여겨졌던 이동영상통화 시대가 활짝 열렸다. 세계최초로 첨단 이동통신 기술의 총아인 HSDPA서비스가 상용화한 지 1년만인 지난 3월, 본격적으로 SK텔레콤과 KTF가 전국서비스를 개시하면...
    Date2007.05.17 Views6703
    Read More
  6. 영상취재기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영상취재기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범, 보게나. 이런 것일 거야. 우리의 인생 여정에서 소중한 만남이라는 것이… 문득 아범이 사회에 첫발을 방송국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했을 때가 생각나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는 마음속으로 ‘맞...
    Date2007.05.17 Views6050
    Read More
  7. "아빠, 오늘은 어디 갔었어?"

    "아빠, 오늘은 어디 갔었어?" 작년 가을 우리 집에 새 식구가 하나 늘었다. 나를 무척이나 빼 닮은 아들이다. 둘째 낳기 전 난 아내에게 말했다. “둘째가 태어나면 가사의 절반을 도와주겠소”하고. 하지만 뒤돌아보면 내가 했던 그 말은 허언이 돼버린 것 같다...
    Date2007.05.17 Views6639
    Read More
  8. No Image

    <줌인> 냉면과 가위

    <줌 인> 냉면과 가위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관계자가 서울에 왔을 때 일이다. 서울시내 모 갈비집에서 갈비를 먹고 냉면을 시켰다. 냉면이 나오고 예쁜 종업원이 가위를 들고 가까이 오더니 가위를 들이대는 것이었다. 민경련 관계자는 순간 당황하...
    Date2007.05.17 Views6388
    Read More
  9. No Image

    모바일에 긴장하라!

    제목 없음 모바일에 긴장하라 8년 만에 열린 영상통화시대 입사한 1999년, IMT2000이라는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밀레니엄을 맞아 2000년부터 곧 열린다고 통신회사들은 대대적으로 떠들어댔다. 그리고는 몇 년 동안 소식이 감감하더니 2007년에 들어...
    Date2007.05.17 Views5898
    Read More
  10. 우리 신랑 이재섭,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

    <2007 가정의 달 특집 - 카메라기자와 가족 Ⅲ> 우리 신랑 이재섭,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평일 아침,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의 점심상을 준비한다. 순두부찌개와 호박볶음, 그리고 엄마가 가져다주신 김치와 밑반찬들... 남편은 들어오자마자 잠을 잘 것...
    Date2007.05.15 Views6545
    Read More
  11. 친구, 영웅, 가족.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이름 - 아버지

    <2007 가정의 달 특집 - 카메라기자와 가족 Ⅳ> 친구, 영웅, 가족.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이름 - 아버지 과거의 문화가 문자 중심의 문화였다면 현대에서는 이미지를 넘어선 영상이 거의 모든 문화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소설보다 영화나 드라마를 더...
    Date2007.05.15 Views6634
    Read More
  12. No Image

    카메라기자 특파원 턱없이 적어

    카메라기자 특파원 턱없이 적어 세계화시대...TV 뉴스의 경쟁력을 위한 고민 있어야 MBC는 지난 3월 5일 카메라기자 특파원에 서정암부장(파리)과 조수현부장(워싱턴)을 선정하고, KBS는 지난 3월 26일 강윤배부장(동경), 성인현기자(워싱턴), 진만용기자(북경...
    Date2007.04.16 Views6421
    Read More
  13. No Image

    <줌인>무한경쟁시대의 도래와 카메라기자

    무한경쟁시대의 도래와 카메라기자 지난 3월말과 4월초. 한·미FTA 막바지 협상과 협상타결, 한 · 미FTA 협상을 지켜보는 정치권이나 영화인, 농민에 이르기까지, 시시각각 진행되는 FTA협상 현장의 움직임을 발 빠르게 화면에 담아 뉴스로 방송해야만 했던 카...
    Date2007.04.16 Views5834
    Read More
  14. No Image

    <칼럼>카메라기자 특파원의 필요성

    카메라기자 특파원의 필요성 중국에서 근무한 3년 동안 ‘카메라기자’는 늘 마음의 부담이자 풀어야 할 숙제였다. 2004년 2월 YTN의 두 번째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 중국발 리포트는 거의 대부분 전화 녹음으로 제작됐다. 지국 사무실도 없었고 카메라...
    Date2007.04.16 Views5915
    Read More
  15. No Image

    카메라기자 특파원, 그 존재의 의미

    워싱턴지국 3년의 단상 카메라기자 특파원, 그 존재의 의미 얼마 전까지 우리 지국은 FTA 협상 때문에 진땀을 뺐다. 한국 본사에서는 한미FTA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원하는데, 정작 미국 현지는 미국이 한국하고 FTA 협상을 하고 있는 ...
    Date2007.04.16 Views6225
    Read More
  16. 동남아 순회특파원을 다녀와서

    지난 6개월이 나에게 준 것들 지난 해 9월 MBC순회특파원제도의 첫 바통이 나에게 건네졌다. 타사의 아이템 중심의 순회특파원제도와 달리 해외의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한 곳에 거점을 두고 주변국가들을 취재하는 우리 회사의 순회특파원제도는 나의 첫 발걸...
    Date2007.04.16 Views5680
    Read More
  17. No Image

    미니인터뷰- 제11회 삼성언론상 수상자 MBC 이창훈 기자

    미니인터뷰 - 제11회 삼성언론상 사진영상부문 수상자 MBC 이창훈 기자 특종,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것 지난 3월 2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1회 삼성언론상 시상식에서 MBC 보도국 영상취재팀 이창훈 기자가 로...
    Date2007.04.16 Views6737
    Read More
  18. 영상(映像) CEO가 돼라

    映像(영상)CEO가 돼라 MBC 신년옴니버스기획 ‘역지사지’ 카메라기자가 적극 참여한 영상경영의 성공사례 『우리 사회의 병폐를 넌지시 드러내면서 나와 우리가 지혜롭게 더불어 살기 위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 병렬적 구도의 특이한 옴니버스 구성 방식과 HD ...
    Date2007.04.16 Views5979
    Read More
  19. 고 윤장호 하사 시신 운구... 방송사 카메라기자는 없었다

    故 윤장호 하사 시신 운구... 방송사 카메라기자는 없었다 쿠웨이트 행 비행기에 취재기자만 4명 탑승 지난 1일, 아프가니스탄 폭탄 테러로 숨진 윤장호 하사의 시신을 국내로 운구하는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들이 쿠웨이트로 떠났다. 그러나 쿠웨이트로...
    Date2007.03.27 Views5972
    Read More
  20. No Image

    기형적 풀단 구성, 반드시 사라져야

    <줌 인> 기형적 풀단 구성, 반드시 사라져야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그동안 풀(pool)이라는 명목아래 국회나 국방부, 스포츠 등 몇몇 출입처에서 기형적인 형태로 이루어져 왔던 해외출장의 풀단구성이 급기야 카메라기자는 가지 않고 취재기자만 출장을 가기에...
    Date2007.03.27 Views575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41 Next
/ 4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