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Ⅳ>
스트레스 쌓일 때, 폭탄주보다는 와인을!
요즘 와인 열풍이다.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판매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그럴만 하다. 원래 술에 대한 관용과 문화가 깊은 나라라 한 번 불이 붙으면 감히 어느 민족이 우리를 당할 수 있겠는가? 위스키, 소주 같은 주류와 달리 와인은 이를 둘러싼 말이 많은 술이다.
전 세계 와인의 생산량은 2006년 기준 177,000,000병이나 될 만큼 그 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맛과 향이 제각각 이라는 점에서 호사가들의 이야기 거리가 된다. 와인의 품질은 포도의 재배 위치와 풍토, 서리가 내리는 시기, 바람, 일조량, 품종 등 자연적인 환경에 기본적으로 좌우되지만 결국 농사꾼의 땀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러다 보니 소규모의 포도농가는 마케팅에서 실패하여 특정 동네 사람끼리만 값싸게 즐기는 훌륭한 와인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가격대비 우수품질의 와인을 발견하게 되면 와인 애호가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이런 점에서 아르헨티나의 멘도사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회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르헨티나는 칠레와는 달리 와인 생산량의 90%을 자국 내에서 소비하고 10%만 수출한다. 칠레는 이 반대다. 자국민의 대부분이 유럽에 바탕을 두고 있고 여기서 건너온 전통적인 와인제조 기술로 제조된 와인들이 많다. 또 무엇보다 프랑스나 미국와인보다 품질대비 가격이 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호사가들이 아무리 입방아를 찧어도 와인은 술의 한 종류일 뿐이다. 건강음료가 아니다. 많이 마시면 취하고 숙취 또한 어떤 술보다 오래 간다. 그래서 적당히 마셔야 한다. 와인은 단독으로 마시기 보단 식사와 함께 하면 그 맛이 배가된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음식물을 잘 소화시켜주는 김치와 같은 의미로 인식돼 있다.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는 법은 음식의 성격에 좌우된다. 소스가 강한 음식을 먹을 때 미묘한 향을 풍기는 라이트한 피노노와 품종 와인을 곁들이면 그 와인이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맛은 싸구려로 전락한다. 음식과 팽팽한 긴장관계에 있거나 혹은 음식의 기를 누를 수 있는 와인이 제격이다.
그래서 우리 회원들도 특별히 좋아하는 와인이 없다면 마트보단 와인 전문가가 있는 전문점에서 구입하는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파는 이의 입장에선 무조건 비싼걸 추천할 수 있기에 가격대를 정해 “사장님이 시음해보고 괜찮았던 걸로 권해보세요” 라고 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카메라기자들은 업무의 성격상 폭탄주에 익숙하다. 그러나 독한 술은 항상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술을 싫어하는 사람을 소외시킬 수 있다. 와인은 처음 목 넘김이 어떤 술보다 뛰어다. 그래서 여성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술도 문화이기에 폭탄주에서 와인으로 넘어가기에는 쉽지 않지만, 가끔은 회식자리에서 와인을 즐기는 기회를 가지다 보면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굳이 와인 잔이 있을 필요는 없다. 그냥 맥주잔에 마시면 된다. 그리고 소모임을 가질 때도 와인을 가져가서 먹어도 되는 단골집이라면 소주대신 와인을 마시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그렇게 마시다 보면 품종에 대해서도 구별이 되고 나라별 지역별에 따라 와인 맛이 다르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체득이 될 것이다. 와인에 대해서 아무리 이론적으로 많이 알아도 다양하게 많이 마신 사람을 당할 수는 없다. 인간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많지만 엑스터시를 느끼기 위함도 있다. 그런 점에서 와인은 우리 인생에 부드러운 엑스터시를 가져다 주는 좋은 대상이다.
이병권 기자 / 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