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고픈 책>
여유있는 삶을 위해 하루를 사는 지혜
사건사고 현장을 다녀본 카메라기자라면 꼭 한 두번 거쳐야 할 난관이 있습니다. 바로 취재하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들을 상대한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감정이 격해져있는 당사자들과 맞닥뜨리다보면 대부분 시비나욕설, 심지어는 멱살잡이까지 감수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 '카메라기자'들은 말 그대로 뉴스영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취재현장이 그 어떠한 곳이던지 '사명감'하나로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ENG카메라에 역사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지요.
그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종종 뉴스시간이 임박해서야 취재기자의 오디오 녹음 테잎을 받아들고 허겁지겁 편집기를 붙잡고 초를 다투는 '시간'과의 전쟁을 한바탕 치르다 보면 좀 더 좋은 영상을 찾아 쓸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 안타까워해야만 하지요. 그런 '혼'을 빼놓는 시간을 넘기고 뉴스시간에 겨우 맞춰 완성된 편집테잎을 넘겨주고 나면 남는것은 허탈함과 스트레스뿐일 때가 허다하지요. 이렇듯 우리 카메라기자들은 늘 시간에 쫓기는 바쁜 일과에 스트레스까지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물론,'스트레스'는 적당하면 오히려 신체와 정신에 활력을 준다고 하지만 우리 '카메라기자'들에겐 매일매일 하나 둘씩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를 감당해 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시는지요. 스포츠나 명상, 혹은 술로써 각 자 나름대로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저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있습니다.
얼마전 회사 자료실에서 건진 또 하나의 '보물'을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제목은 '여유있는 삶을 위해 하루를 사는 지혜'(박요한 지음/ 정민미디어) 입니다. 일단 제목만으로도 저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 아닐 수 없었지요. 책을 펼쳐들고 대충 훑어보다가 저의 시선이 멈춘 대목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강은 오래 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같은 물을 담고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강물은 어제의 강물이 아닙니다. 오늘은 새로운 강물인 것입니다. 비록 같은 강물이라 해도 슬픈 마음으로 발을 담글 때와 기쁜 마음으로 발을 담글 때의 느낌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여름과 겨울에 느끼는 경험도 다르고 낚시를 할 때와 수영을 할 때 느끼는 경험이 각각 다릅니다. 이런 의미에서 같은 내용의 책이라도 어떤 내용이든지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여기 소개된 글들은 감동을 받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모은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지라도 놓쳤던 감동을 다시 얻기를 바랍니다.> 였지요.
참으로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듯 그때 그때 달라지지요. 책의 내용은 얘기하면 누구다 다 아실만한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의 일화와 옛날이야기를 바탕으로 단편으로 엮어진것인데 그 단편 하나하나가 감동적이고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일들이라 그런지 읽어내려 가다보면 어느덧 책속으로 빠져들어 스트레스에 찌든 마음이 잠시나마 순백의 순수함으로 돌아가는듯한 착각마저 들게 되었지요. “독서 삼매경”이란 말을 이런 때에 쓰나 봅니다. 또 다른 내용중에 이런 좋은 글도 있었습니다. <주위를 한 번 돌아보라. 왠지 모르게 사람들이 나를 피하고 있다. 별 다른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고객들이 점점 떨어져 나간다. 일을 멋지게 하고,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같은데 동료들은 나를 두고 입을 삐죽이고 있다. 모두에게 부족함 없이 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나를 살갑게 대하지 않는다. 이유인즉 당신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서 일 것이다. 당신의 불친절이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이다. 잘난 체 하고, 거만해 하고, 상대방의 기분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해 버리는 당신의 태도가 사람들을 쫓아내고 있다. ...중략... 지금 무슨 손해를 당했다면 상대방을 비난하지 마라. 지금 당한 손해의 상당부분은 당신이 만들어낸 것임을 인정하라. “그 정도 가지고 그럴 수가 있는가?” 이렇게 말하지 마라. 당신도 그 정도 불친절에 속이 상하지 않았는가?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했다. 손해를 당하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미리 친절의 습관을 몸에 익히자>
역지사지(易地思之)... 모든 사람들이 이 사자성어처럼 말과 행동을 한다면 이 세상에 아마 '다툼'이란 단어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내가 무심히 내 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상대의 가슴에 돌이킬 수 없는 크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항상 말과 행동을 조심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더 다질 수 있는각성제가 된 고마운 글이 되어 있었지요. 물론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스트레스를 완전히 시킬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책에 깊이 빠지면 빠질수록 자신의 마음을 좀 더 여유롭게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명상”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데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마음의 양식이 될 만한 글을 하나 더 소개해드립니다. <고루한 방식과 가치관 속에 머물고 싶어 하는 유혹을 떨쳐 버려라. 옛날에는 말이야... 우리가 자랄 때는...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는...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자기도 모르게 자주 쓰고 있다면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징조이다. 미래에도 여전히 일하고 싶다면 이런 말을 지워버려라. ... 중략... 새로움을 배우고,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라. 무엇보다도 공부를 놓지 말라.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다. 늘 책을 가까이 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으라. 책은 지식뿐 아니라 사고 능력을 공급해 준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 책은 내일을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 공급원이다. ... 중략... 어제의 낡은 부대로는 새로운 내일을 담을 수 없다. 변화를 거부하는 인생은 버림받는다. 오늘이 좋다고 이대로 영원히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정말 저한테는 가슴 깊숙히 와 닿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욕심 부리지 않고 이렇게 한 권 한 권 접해나가다 보면 나 자신의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발전이 있을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마음의 수양'인 셈이지요. 남을 헐뜯고 비방하기전에 먼저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넓은 마음을 가진다면 스트레스 정도는 쉽게 웃으며 넘길 수 있으리라 생각 됩니다. 우리 모두 책을 가까이 함으로써 바쁨 속에서도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을 되찾아 늘 웃고 지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홍혁진 / KNN 보도국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