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BS 신입카메라기자입니다 Ⅱ>
나의 다짐
2007년 10월 1일은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첫 출근의 설렘으로 인해 잠을 거의 자지 못해 충혈된 눈을 감춰야만 했다. 사령장을 받고 수습사원이 되고서야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설렘, 떨림, 꿈, 희망……. 형언할 수 없는 추상적인 단어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이제 그 단어들을 구체적인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생각된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왜 카메라기자가 되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질문에 대해 답하지 못한다면 카메라기자가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여러 참고 서적을 읽으면서 내 의견과 가장 근접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모 기자는 ‘인간에 대한 사랑, 사회악에 대한 혐오, 현장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은 열정’이 있기에 기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방송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상이라고 한다. 긴 글의 기사가 현장을 설명할 수도 있지만, 살아있는 한 컷의 영상은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기자는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기록자로서,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아티스트로서, 때로는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세계의 중재자라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중인 신입사원 연수가 끝나고 나면 선배들처럼 현업에 투입될 것이다. 현장을 열심히 뛰어다니고 늘 고민하며 노력하는 카메라기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면을 빌어 자신과의 다짐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지쳐 의욕을 잃을 때나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이 글을 곱씹으며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고 싶다.
나는 휴머니즘을 중시하는 카메라기자가 되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도 결국 사람에 의해 움직이고, 우리가 하는 일 또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메라기자가 되고 싶다.
방송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카메라 기자의 업무 환경도 변하고 있다. 영상취재는 기본이고, 현장에서 NLE를 이용해 편집하고, 위성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송출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취재, 편집, 송출의 모든 과정에 능한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기에 환경에 재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고, 나아가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키려는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폭넓은 사고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쁘고, 나아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답할 기회가 찾아왔다. 모든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방송사 조직에서는 윤활유 역할을, 영상취재팀 선배들에게는 격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드리는 역할을, 시청자들에게는 역사를 기록하는 산 증인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한다.
김태훈 / SBS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