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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항공 HD특수촬영 교육을 다녀와서

들어가는 글

 지난 10월 19일부터 일주일간 안면도에서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항공 HD 특수촬영’이라는 긴 제목의 교육이 한국방송카메라맨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이번 교육에는 영상기자도 네 명이 참여해 유익한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영상을 다룬다는 공통의 관심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하는 질문을 공유하게 만든다. 그래서 인지 스스럼없이 카메라 감독 선배들과 친해 질 수 있었다.

 사실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의 문제에 있어서 카메라 감독과 영상기자는 확연한 태도의 차이를 보여준다. 영상기자가 취재현장에서 ‘진실한 영상’을 추구하는 반면, 카메라맨은 피사체의 진실성에 얽매이기 보다는 영상미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고민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생각의 차이는 굉장히 커 보이지만 그 차이만큼이나 중요한 공통분모로 돌아가게 된다. 이 둘은 모두 카메라를 일의 도구로 사용한다.

 따라서 영상기자건 카메라감독이건 특정한 상황에 필요한 촬영기술을 안다는 것이 모두에게 중요한 일인 것이다. 영상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취재 역량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철새 군락지를 취재한다고 했을 때,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철새와 같은 높이로 근접해서 활공하며 취재한 영상은 보다 힘 있게 시청자와 호흡할 수 있을 것이다. 동력패러글라이딩에 탑승하여 촬영을 하는 기법은 여러 가지 장점과 함께 제한점을 지니고 있다. 짧은 교육을 통해 얻은 것이나마 동료 기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머무는 글

1. 패러글라이딩과 동력패러글라이딩의 차이

 패러글라이딩은 활공능력을 향상시킨 패러슈트(낙하산)을 이용해 고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상을 잘 활용하면 상승기류를 타고 상승할 수 도 있고 장거리를 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비해 동력패러글라이딩은 프로펠러 동력장치를 이 패러슈트와 결합해 비행이 가능하도록 만든 일종의 비행체이다. 평지에서 이착륙이 가능하고 고도를 높이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등의 조종을 쉽게 할 수 있다. 동력장치를 달고 있기 때문에 모터패러글라이딩이라고도 하고 줄여서 모터패러, 동력패러 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리하면 동력패러는 모터의 힘을 빌려 이착륙과 비행을 하고, 패러글라이딩은 바람과 열이 일으키는 힘을 이용해 비행을 한다.

 패러글라이딩을 먼저 배워야지만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트라이커라는 탑승장치는 2인승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안정적인 촬영을 위해서 2인승 동력패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번 교육에서도 빠른 시간 내에 항공 촬영까지 실습해 볼 수 있었던 것은 이 2인승 탑승장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력패러를 타고 단독 비행하면서 영상취재를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배움의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기본적인 비행만 배우는데 일주일에 한번 씩 배워서 두 달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참고로 이번 교육과정은 1일차 - 이론과 장비실습, 2~3일 - 무동력패러글라이딩 실습, 4~5일차 - 동력패러글라이딩 실습과 2인승을 이용한 촬영으로 이루어졌다. 무동력패러글라이딩은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었다. 원리를 몸으로 느끼고 익혀야 비행 파일럿에게 정확한 요구를 할 수 있고, 원하는 영상을 촬영하기에 용이한 조건을 생각할 수 있다.

2. 동력패러글라이딩의 비행능력

 비행자 몸무게, 비행자의 기술, 글라이더의 크기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무풍인 상태에서 30m 정도의 이륙거리가 필요하며 20~30 Km/h의 속도로 날 수 있다. 글라이더의 성능과 모터의 힘에 의해 40~50 Km/h의 속도까지 가능하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1시간30분에서 2시간정도의 비행이 가능하고 고도도 3000~4500M까지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연료탱크를 개조해서 4시간정도 비행이 가능한 기체도 있다.

 비행하기 좋은 기상은 무풍이나 약풍인 맑은 날씨. 최대풍속 12~16Km/h 정도면 비행할 수 있지만 돌풍성 바람의 경우 풍속이 7km/h 정도만 유지되더라도 비행이 힘들 수 있다. 비행체의 무게가 굉장히 가볍기 때문에 바람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촬영을 목적으로 한다면 바람이 없거나 일정하게 불면서 맑은 날이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패러슈트의 추와 같은 작용을 하는 것이 탑승자이기 때문에 막상 탑승해서 체감하는 흔들림의 폭이 상당히 크다.

3. 어떤 영상에 적합한가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HD촬영을 하면서 헬기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되었다. 동력패러도 비행체이기 때문에 고도를 허용하는 한 원하는 만큼 높일 수 있지만 고고도에서 촬영을 진행할 때 헬기와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헬기보다 저속이라는 느낌이 있었지만 헬기의 경우도 저속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점 비교할 부분은 아닌 듯하다. 동력패러는 오히려 저고도 저속 비행에서 영상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헬기가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높이로 거의 바닥을 스치면서 비행이 가능하다.

 교육장소였던 안면도 해수욕장의 푸른 바다를 스치면서 알았던 그때의 기분이란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너무나 현실적인 바닷물의 색깔과 움직임, 옆에서 날고 있는 갈매기 등은 잠시 촬영도 잊게 만들 정도였다. 잠시 후 정신없이 뷰파인더로 바라보다가, 바로 이런 영상이 동력패러를 적절히 이용해내는 영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저고도 촬영만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고고도에서 시원한 영상을 담았다면 그 중심 피사체를 향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촬영에는 HD 6mm 카메라인 Sony HVR-V1을 사용했다. 탑승자를 앉을 수 있게 만드는 트라이커가 경량화를 위해 매우 협소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ENG 촬영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 모터의 진동을 막아 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트라이커에 몸을 기댈 수는 없고 팔을 들어서 진동의 영향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었다.

나오는 글

 이번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항공 HD 특수촬영교육’은 또 하나의 취재방법을 가르쳐주었다. ENG 촬영이 힘들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고고도뿐만 아니라 저고도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은 언젠가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간의 교육만으로 단독비행과 촬영을 하기는 힘들지만, 비행을 전문적하는 동력패러 파일럿과 호흡을 맞추어 영상취재에 전념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뉴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우선, 시화호 람사습지의 철새, 부산 해운대의 여름해수욕 인파, 열기구·패러 등 항공 스포츠 취재 등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그 외에도 동력패러를 활용할 수 있는 취재 분야는 다양할 것이다. 다만 기상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고 서울 내에서는 고압선 등이 밀집되어 있어 비행이 힘들며(허가 내는 것도 힘들다고 함) 빠른 활용을 위해 2인승을 이용해야 하는데 파일럿을 미리 섭외해야 한다.

 취재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더 알았다는 것은 교육을 다녀온 개인에 국한 된다고 보지않는다. 누군가 먼저 활용하면 뒤를 이어 그 방법의 장점을 개발해 줄 영상기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교육을 통해 남들보다 먼저 동력패러 항공촬영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은 뿌듯하다. 좋은 교육 기회를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공진구 / SBS 영상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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