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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포토라인

삼성특검 영상취재기자단의 성명서 발표 과정 이렇다

 지난 4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로 소환됐다. 그런데 홍회장이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또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과정에서 조인스 닷컴 영상취재기자와 중앙일보 사진 기자들이 정상적인 취재활동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행동을 계속하였다.

 홍 회장이 출두한 오후 2시20분. 특검 사무실이 있는 고뫄스빌딩 2층 로비엔 아침부터 수십명의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었고 취재진 뒤편에는 SDI 하청업체 해고노동자들이 피켓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취재진은 취재를 위해, 해고노동자들은 피켓 시위를 하기 위해 각자 준비를 하며 대기중이었다. 그런데 막상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도착하자 대기중이던 조인스 닷컴의 영상취재기자와 중앙일보의 사진 기자들 중 일부가 홍회장을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피켓 시위를 시작하려던 시위대의 시위를 가로막기 시작하였다. 이에 분노한 시위대 중 일부가 “당신들 기자 맞아?” 하면서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고 현장에서는  한순간 큰 소동이 벌어졌다. 상황이 좋지 않게 전개되자 조인스 닷컴의 영상취재기자는 성급히 현장을 피해 사라졌고 시위대는 중앙일보 기자들의 행동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런데 시위대가 철수하고 홍 회장이 귀가한 저녁 9시 50분 다시 한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는 출두 시점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취재진으로 인해 충분히 안전하고 상호 이해가 가능한 취재가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홍 회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2층 로비를 지나갈 때에는 모든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유지하며 아무런 문제없이 취재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홍 회장에 차에 오르는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가자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었던 포토라인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포토라인은 홍 회장의 안전만을 생각하고 취재진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치된 것이어서 그 포토라인을  유지하면서는 현장 취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당연히 그 유령 포토라인은 붕괴되었고 이후 홍 회장 가까이에서 취재하던 기자들을 중앙일보의 사진 기자들이 잡아 당기거나 카메라를 막아 서는 일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한 방송사의 카메라가 일시적으로 파손되어 현장 취재를 하지 못했고 현장의 어느 기자도 홍회장이 차에 올라 귀가하는 모습을 정상적으로 취재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정상적인 취재 행위를 방해한 중앙일보 사진 기자들에게 현장 기자들이 강력히 항의하였는데 중앙일보 사진 기자들은 오히려 밖에 설치한 포토라인을 기자들이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항변하였다. 이에 아무도 동의하지 않은 변칙적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언론사의 기자라는 신분을 가지고 오히려 다른 취재진의 취재를 물리적으로 가로막은 중앙일보 사진기자들의 행동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데 삼성특검 영상취재 기자단은  의견의 일치를 보게 되었다. 결국 그날 밤 기자실에서 긴급 회의를 통해 “중앙일보 사진기자들의 취재질서 문란 행위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바란다”는 이름의 성명서를 발표하게 되었다.

정상보 기자 justic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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