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지털 뉴스 핸드북’ 저자 MBC 이창훈 기자>
“디지털이 바꿔 놓은 뉴스취재의 기록 ”
1. ‘디지털 뉴스 핸드북’은 어떤 책인가?
구지 정의하자면 ‘취재메뉴얼’이자 ‘디지털 길잡이’ 쯤 되겠다. 그렇다고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하시지는 말기를. 이 책 안에는 ‘디지털 방송 환경’에서 뉴스 제작에 필요한 딱 기본적인 것들만 들어있다. 기본적인 것의 기준은 내 경험을 통해 세웠다. 다시 말해 내가 LNG 시스템이나 MBC 멀티미디어 제보 시스템,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디지털 뉴스룸 구축에 참여하면서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앞으로의 방송환경에 적응하면서, 장비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카메라기자’인 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유용한 정보를 정리한다면, 다른 기자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 되리라 생각했다. 나는 이 책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하면서도 유익한 책’이 되었으면 한다.
2.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몇 년 전에 신입사원을 위한 디지털 매뉴얼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알아야 하는 것은 비단 신입사원에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선배가 문제인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나오고 취재 방식도 변화하는데, 그것에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MBC 본사도 그렇지만, 이런 현상은 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한 것 같다. 이런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목적은 사내 교육용으로 디지털 취재 매뉴얼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회사나 그 외 외부 지원을 찾아 보았지만 사내외에 그런 지원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강구한 것이다. 매뉴얼의 경우 다른 것보다는 책의 형태로 만들어 지는 것이 전달 면에서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출판사의 힘을 빌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을 한 것이다.
3. 책을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른 것보다는 책으로 만든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사실 책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약 4개월 정도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은 이유는 내가 전에 해왔던 일들의 기록 혹은 정리 성격의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내가 모르는 내용이 있어 공부하며 쓰기는 했지만, 쓰는 것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커뮤니케이션북스’가 언론 분야의 서적 출간에는 가장 권위 있는 출판사이지 않나? 그런데 내가 처음 책을 쓰다 보니 요령도 없고 글 솜씨도 없어 그 출판사의 권위에 맞게 그리고 ‘책’이라는 형식에 맞추어 규격화 시키는 작업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출판사와 오고가며 수정하는 시간이 2개월, 순수하게 출판에만 걸린 시간이 2개월 정도 걸렸는데, 수정에 소요된 두 달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 없었다. 너무 힘들고 지치다보니 ‘책’이 나왔을 때도 반갑다기보다는 홀가분하고, 시원하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4. MBC에서 ‘디지털’ 혹은 ‘HD’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이창훈’일 것이다. 어떻게 그런 내공을 쌓게 되었나?
카메라기자에게 영상적인 감각도 물론 중요하지만, 본인의 감각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쓰는 장비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카메라기자는 카메라라는 도구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 하에 누군가가 해주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내 스스로 알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쌓이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된 것 같다. 공부를 하다 보니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이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볼 기회도 주어졌다.
사실 이 부분에 있어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우선 우리 회사 선배들에게 감사하다. 선배들이 나에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배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지 않았다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또 후배들의 조언도 한 몫 했다. 함께 고민하고 공유했던 그들에게 역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5 ‘디지털’에 완전 문외한인 사람들이 이 책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면.
우선 겁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하다가 안 되면 찾아보면 되는 것이다. 이 책 안에는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케이블 잭에 대한 설명까지 담겨져 있다. 그런 내용까지 담은 이유는 내가 예전에 해외 출장을 갔을 때, 장비를 연결하고자 했던 방식이 있었는데 그것이 안 돼 애를 먹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단자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만 있었어도 가능한 일이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다 알려고 하지 마라. 그리고 부담도 갖지 마라. 조금씩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그 앎의 속도가 두 배, 네 배, 여덟 배로 빨라질 것이다.
6. 올해 특별히 세워놓으신 목표가 있으시다면.
사실 현재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이번 학기가 논문 학기이다. 논문 역시 보도영상에 관련된 내용으로 쓰고 있는데, 카메라기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영상 기법들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영상 기법들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에 대한 연구이다. 이번 학기에는 논문을 잘 마무리해서 대학원을 졸업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계획이다.
하나 더 말씀드린다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인 ‘디지털 뉴스룸 구축’을 성공리에 마무리 하는 것이다. 그것까지 마치고 나면 2008년도 다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7. 덧붙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이전에는 카메라기자들이 본인이 쓰는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용에 대해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반면 최근에는 자기가 필요한 것들을 본인이 직접 찾아 공부해 사용하는 능동적 유저로 변해 가는 것 같다. 그렇게 했을 때와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매우 크다. 개인적으로 기술 이용론자다. 보도 영상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이 능동적인 유저가 됐을 때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업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카메라기자야 말로 제대로 기술에 끌려가지 않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테크노크라트(Technocrat)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모든 카메라기자들이 본인이 필요한 것은 본인이 연구하고, 개발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더욱 경쟁력 있는 기자로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