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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보도, 계속 돼야 하나?

연예인 취재 현장에서의 문제점

 지난 9월 8일, 탤런트 고 안재환 씨의 사망 현장. 안 씨가 사망한 차량 주위로 취재진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현장은 차의 운전석 창문이 열린 곳을 통해서만 스케치할 수 있었고 일부 취재진들이 창문을 통해 차량 내부로 팔을 뻗으려고 하면 뒤에서 경찰이 구두경고로 제지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늘어날수록 취재는 차량 내부를 한 컷이라도 더 찍으려는 경쟁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고 그 중 일부는 운전석 안으로 6mm카메라 혹은 디지털 카메라를 든 손을 뻗어 촬영하기도 했다. 물론 그들에게도 경찰의 경고가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인터넷 매체를 비롯한 언론사가 증가하면서 각종 취재현장에서 6mm카메라를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특히 촛불 집회 때는 이를 이용해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고 인터넷이라는 도구는 뉴스와 정보를 가감 없이 쏟아내는 통로가 됐다. 더 이상 취재를 ‘하는 것’과 취재한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특정 언론만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도 확산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번 연예인 자살 사망과 관련된 취재는 좀 달랐다. 지난 10월 2일 사망한 최진실 씨에 관한 기사 중 「…최 씨의 지인들은 현장 건물 앞에 몰린 200여명의 취재진 질문에는…」(연합뉴스, 10월 2일)이라는 부분에 나오는 그 200여명의 취재진들이 도대체 누구인지를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장의 수없이 많은 카메라들. 그들 사이에는 분명 신문 기자도, 카메라 기자도, 인터넷 기자도 아닌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뉴스의 내용이 ‘연예인 관련’ 사건이다 보니 이 소식을 전하는 매체들이 연예 채널을 비롯해 각종 아침 정보 프로그램들까지 두루두루 얽혀있었던 것이다. 그들로서는 톱 클래스에 속한 연예인의 사망 소식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인터넷 속으로 끌어올 수 있는 화끈한 기회였을 것이다. 그래서 부검을 위해 떠나는 병원 구급차에도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고인의 유족들에게도 바짝 달라붙어서 촬영하고, 누군가가 자신을 고인의 지인이라고 밝혔다면 그 사람의 인터뷰를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몇 분간이나 내보내기도 한다. 더 말할 것도 없이 흥미를 최우선으로 자극하는 정보요, 이를 보도로 본다면 극도의 선정 보도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의 내용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사건사고 현장에서 그들의 취재 태도였다. 현장에서도, 빈소에서도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는 ‘달라붙기’ 경쟁은 극심했다. 그들 대부분이 경호원들로부터 ‘달려들지 말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고 특정 언론사명이 뚜렷이 써있는 사다리를 마음대로 쓰고서도 이를 지적하면 눈을 부라리고 지나가기도 했다.  

 다른 현장에서는 제한된 환경에서 많은 인원이 취재를 하게 되면 대부분 현장에서 포토라인이 생성됐고 그 와중에 혼자만 찍겠다고 뛰쳐나가면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항의가 가능했다. 언론사 간 다툼이 일어나도 후에 해당 언론사나 협회를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본인의 소속 프로그램, 혹은 회사를 알리는 표시가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은 6mm 카메라가 난무했고 이들이 마구잡이로 취재를 해도 본인들에게 그때마다 직접 항의를 하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일부 매체 및 네티즌들은 보통 ‘카메라를 든 사람=카메라기자’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정체불명 6mm’들의 이런 취재 태도가 카메라 기자에 대한 인식에 미칠 영향도 우려해야할 부분이다.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도 연예인 사건 관련 현장에서는 ‘취재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은 ‘기자’는 분명 아니다. 연예 정보 프로그램과 뉴스가 최근 일어난 연예인들의 사망 소식을 전달하는 내용에는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들의 목적이 공익보다는 시청률 혹은 조회 수에 더 관심이 있는 한 앞으로도 이런 일은 반복되기 쉽다. 따라서 앞으로는 연예인 관련 소식일지라도 사건사고 현장에서는 연예정보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뉴스 매체들의 방식을 따라야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닐까. 후에도 이런 사건이 충분이 생길 수 있는 일인데 그 때도 이러한 문제를 또 겪기보다는 미리 취재규정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 령 기자 ringri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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