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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의 퇴장과 현장감독 검찰

현 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검찰의 활약에 대해서 말이 많았고, 특별히 그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소환과 구속에 대한 얘기는 여전히 시끄럽다. 애초에 시작부터가 그러했지만. 결론적으로 그간 대한민국을 무대로 한, 끝도 없이 지루한 이 드라마의 감독은 단연 검찰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는 쉽지 않다.

우선 노에 대한 얘기를 좀 하자. 4월 30일. 노 전 대통령의 조사는 예정보다 조금 이른 밤 11시 20분께 끝났다. 서울시 서초동의 대검찰청은 취재진과 경찰, 보수단체 회원들 그리고 노란 풍선을 든, 이른바 “노빠”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 아수라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는 새벽 2시쯤이 돼서야 대검 정문을 빠져나왔다. 나는 그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봉하마을까지 어떻게 쫓아가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조사를 받고 귀향하는 노 전 대통령의 신세에 비길까.

‘노’를 태운 버스는 순식간에 서울을 빠져나왔다. 오전과는 달리, 버스는 시속 100km를 넘는 속도로 빠르게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차량 행렬은 세르지오 레오네의 영화들, <황야의 무법자>나 <옛날옛적 서부에서> 류의 서부극을 연상케 했다. 먼지만 없을 뿐이지, 쫓고 쫓기는 모양새가 똑같았다. 그렇지만 결코 달갑지 않은 패러디였다. ‘노’의 버스가 휴게소에 잠깐 들렀을 때, 나는 카메라를 들고 뛰어나갔다. 보이지 않던 타사의 취재진들도 버스를 중심으로 몰려들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은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 동승한 서너 명만 잠시 볼일(?)을 본 후 버스는 바로 출발했다.

‘노’의 버스는 6시가 한참 넘은 시각에 김해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면서 밤을 지새운 취재진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었다. ‘노’는 평소와는 달리,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취재진을 흘끗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관저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쓸쓸한 퇴장이었다.

이제 검찰에 대해서 좀 얘기해 보자. 흔히 보수라는 이름의 정치 집단은 법치, 이른바 ‘법대로’를 외친다. 사실 그것은 신성동맹, 말하자면 유럽에 전례가 없는 혁명의 물결이 몰아닥쳤을 때, 이른바 앙시앙 레짐의 마지막 수호자들이 경찰을 앞세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했던 시절 이래로 지겹게 되풀이되고 있다. 왜 그들이 공권력을 내세워 그토록 ‘법대로’를 애틋하게 사랑(?)하는지 궁금하다. 그들은 왜 잡아가고, 가두고, 겁주는가?  떳떳하면 토론하고 논쟁하면 될 일이다.
  
검찰은 그동안 전직 대통령과 정치인, 언론인, 무직의 젊은 남자와 유모차를 끈 기혼 여성까지 전방위적으로 자신의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그들이 어떤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는지 아리송하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들의 섭외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과연 이들이 진실로 우리 사회의 정의와 진실을 위해 기능하는 집단인지 의심스럽다.

우리 사회가, 특히 언론이 이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점은 더욱 씁쓸하다.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통령의 비리는 일벌백계의 대상이다.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둘러싼 더 큰 진실, 대단히 정치적이고 의도적인 부분에 관해서 끈질기게 질문하는 정성이 우리 사회에는 없다. 정권이 바뀌고 왜 갑자기, 그처럼 집요하게 노가 검찰의 타깃이 되었는지, 왜 같은 사안인데도 검찰이 여당과 대통령에겐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지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가장 궁금해야 할 진실이 아닐까? 정부와 집권 여당, 거기다가 검찰, 경찰, 국세청 그리고 국정원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 사이에 흐르는, 거대한 권력의 물결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질문도 논쟁도 토론도 없는 사회는 어쩔 수 없이 민주주의에 관해서는 후진성을 벗어날 수 없다.

지금에 와서, ‘노’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캐내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것은 이미 완결의 시점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회의 공적인 기관들이 제 역할에 부합하지 않고 특정 집단이나 사익을 위해서 기능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그 대상이 현 시점에 권력을 쥔 집단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검찰이 현장 감독이 돼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무대를 지휘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너무나 씁쓸한 이유이다.


김정은 / KBS 영상취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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