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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 사장 퇴진 촉구 파업 한 달

파업 36일째

MBC노조가 파업에 돌입한지 한 달이 지났다. 1992년 최창봉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벌인 52일간의 파업 이후 두 번째로 긴 MBC 파업 기록이다.

MBC 파업의 단초는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씨를 보도 본부장직에서 파한다는 약속을 지키는 듯 보이다가 지난 4월초 천안함 사태가 발발한 시점에 부사장에 임명한 것에 있다. 또한, 김재철 사장이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폭탄 발언에 대해 고소고발이 지지부진한 것이 그 두 번째 이유이다. 이 두 가지 사안은 김재철 사장이  MBC노조와 더 나아가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다. MBC노조는 약속을 어기고 국민을 우롱하는 김재철 사장의 행태에 분개해 지난 4월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민주의 터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MBC노조는 총파업 특보에서 “김재철의 기습적인 황희만 부사장 임명으로 청와대의 MBC 직할 통치를 위한 김재철-황희만-전영배의 삼각편대가 완성됐을 뿐 아니라, 김재철이 김우룡에 대한 고소를 포기함으로써 ‘말 잘 듣는 정권의 청소부’임을 자인한 만큼 총파업을 통한 전면적인 퇴진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파업의 결의를 밝혔다. 이에 따라 MBC노조는 “정권의 용병이자 희대의 사기꾼인 김재철을 MBC에서 몰아내고, 김우룡과 뉴라이트에 의한 방문진 접수-엄기영 축출-김재철 투입-‘조인트 폭행’을 통한 MBC내 좌빨 척결-MBC 직할 통치 체제 완성으로 이어지는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과정의 진상이 낱낱이 규명될 때까지 총력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결의 했다.    

파업이 진행되고 있던 4월말 김재철 사장은 노조 집행부 13명을 민형사상 고소고발하고,손해배상청구를 하기에 이른다. 또한, 19개 지역 MBC도 지역 노조에 고소 방침을 밝혔다. 본사는 지역 MBC에 손해배상 소송·징계까지 할 것을 촉구해, 전방위적인 노조 압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MBC 사장협의회는 "불법 집단행동이 계속된다면 회사는 법과 사규를 엄중하게 적용해 원칙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다. 형사 고소를 위해 지역사 권역별로 법률적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의 노조에 대한 고소에 맞서 MBC노조 이근행 위원장은 단식투쟁으로 그 의지를 보였다. 또한 이에 동조하여 4월 29일부터는 입사 14년차에서 20년차에 이르는 24명이 자발적으로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차장급 사원들이 집단적으로 동조 단식을 벌인 것은 MBC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여기에 96년 입사한 40여명의 사원들도 자발적으로 김재철 사장 출근 저지와 동조 단식에 나섰다.
MBC보도영상협의회 소속 카메라기자들과 편집기자, MBC기자회의 기자들은 ‘보도국 선배’이기도 한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김재철 사장과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5월 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그리고, 같은 날 MBC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기명(記名) 성명서를 ‘김재철, 황희만 선배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내 “후배로서 간곡하게 부탁드리오니 물러나 주십시오”라고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한, 김재철 사장이 사외에 마련한 집무실 건물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며, 사퇴를 거부할 경우 불신임 투표도 추진키로 했다.

MBC노조의 파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탈자가 늘어난 이전 파업과 다르게 참여자 수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파업이 시간이 지날수록 열기가 더해진다는 것을 증명 했다. 파업 첫날 507명이던 파업 참여 인원은 김 사장이 출근을 시도한 4월 20일 658명으로 증가했다. 이후엔 21일 645명, 22일 650여명, 23일 630여명 수준을 나타냈다.
파업 투쟁의 방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거리 선전전이나 자전거 선전전등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한걸음 다가가 MBC파업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한편,
인터넷상(www.saveourmbc.com)에서도 '파업 뉴스데스크'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여 MBC 파업을 응원하는 정치권 및 언론, 시민단체, 시민들의 목소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

MBC 파업의 여파는 시민사회까지 번져 나갔다. 김재철 사장이 MBC노조 집행부를 고소한 시점에서 MBC경영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어 졌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는 지난 4월 28일 MBC 총파업 투쟁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MBC에 공권력이 투입되거나 집행부를 징계하는 시점에 맞춰 연대파업 투쟁을 포함한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또, “김재철 퇴진, 국회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전 조합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파업 성금 모금 운동을 조직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누리꾼들의 모임인 ‘진실을 알리는 시민’은 시청률 하락을 내세운 노조 압박을 막기 위해 재방송 시청운동을 펼치고 있고, 언론개혁시민연대 및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각각 ‘엠비시 지키기 반짝 뽐내기 대회’(파업 지지 창작물 공모)와 문화방송 노조 지지방문을 진행했다.
또한, 각계의 지지성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파업 뉴스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 후원금 송금 하겠습니다”, “반찬값 아낀 걸로 후원금 조금 더 보냈습니다”, 회사 안팎에서 현 정권의 방송 장악에 맞서 공영방송을 지켜내려는 MBC 노조의 파업을 응원하며, 시민들이, 단체들이, 심지어 해외에서도 1만원, 2만원, 3만원 모은 성금이 1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전 국민이 응원 한다 MBC를 지켜내자", "국민이 스폰서가 되겠다"

위의 문구는 지난달 30일 노조의 파업 26일째인 노동절 전야. 서울 여의도 MBC에서 3천여 명이 촛불과 함께 든 피켓들의 구호이다.
노조·시민사회 단체·민주화 인사들·일반 시민들까지 각계각층 인사들이 모여 "공영방송 MBC를 지켜내자"고 함성을 질렀다.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공무원노조,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대학노조, 공공운수연맹, 서비스연맹, 사무금융연맹, 여성연맹, 화학섬유연맹 등이 참석해 MBC 노조에 대한 연대의 뜻을 전했다.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은“내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이명박 정부의 조인트를 까는데 앞장서겠다"며 "MBC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도 "국민이 스폰서가 되겠다"며 MBC 노조에 신용카드를 투쟁기금으로 전달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 등 시민사회계 인사들도 참석해 노조의 투쟁에 힘을 실었다. 백기완 소장은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의 파업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심판할 뿐 아니라 청산하는 것"이라며 "단결을 해야 한다. 끈질기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MBC지키기 시민행동'이 주최한 'MBC 지키기 반짝 뽐내기 대회'에서 수상한 시민들이 MBC에 대한 애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똑똑이 엄마'는 "제가 20대 초반 당시에도 PD수첩이 미운 털 박혀서 없어진다고 했다"며 "이번에도 'PD수첩 없애겠다, 무한도전도 없애겠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저희 가족 모두 (MBC 노조를 응원하는)글을 쓰고 피켓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MBC지키기 시민행동'은 MBC 파업을 지지하거나 응원하는 메시지 등을 시, 에세이, 칼럼 및 비평, 편지, 사진, 그림, 만화 및 만평, UCC, 플래시, 동영상 등에 담아 인터넷 상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5일째 단식 투쟁 중이었던 이근행 MBC노조 위원장은 “MBC가 최후의 보루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 목소리를 잊지 않아서 파업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MBC 파업은 김재철 사장 및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또한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을 고소하라고 파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MBC 투쟁은 ‘언론은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한다’는 상식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밤에 여기 와주신 국민들을 마음 속 깊이 새기며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편집위원 공동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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