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가져오자
한국 대표팀이 드디어 원정 16강에 올랐다. 한국대표팀은 당초 예상대로 B조 2위로 16강에 올라 우루과이와 26일 11시 승리의 땅 넬슨 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16강전을 치른다.
격세 지감(隔世之感)이다. 몇 십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대표팀은 태국, 말레이지아, 버마,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등과 박터지게 축구를 했다. 도토리 키재는 시합이 열리는 날이면 손에 땀을 지고 동네에 한 두개 있는 흑백TV를 보며 응원하던 시절. 그시절 한국 축구가 최고인 줄 알았던 때도 있었다. 76년 9월 박스컵에서는 말레이시아에 1:4로 뒤지다 종료 5분여를 남기고 SBS 해설위원이신 차범근의 그림같은 3골이 터졌다. 그림이었다. 그때 당시 말레이시아는 강적이었다. 아마 지금 말레이시아에게 선제골로 4골을 내어 주었다면 딩크형 할아버지라도 감독이 바뀌었을 것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은 아시아 동네축구 골목대장 한국과 일본이 세계무대의 벽을 실감한 경기였다면 2002년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한 대회였고 유소년 축구 육성의 중요성을 실감 한 대회였다.
2006년 대회는 17위로 원정 16강 가능성을 본 대회였다. 이때 호주는 우리와 승점이 같은 1승1무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우리는 승점 4점으로 16강에 올랐지만 호주는 같은 승점으로 독일과의 대량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어제 새벽에 끝난 C조와 D조의 경기는 우리를 더욱 흥분하게 만든 결과로 나왔다.
우선 8강까지는 전통의 강호들을 모두 피할 수 있는 최상의 대진운이 만들어졌다.
대표팀은 우루과이를 이기고 8강에 진출 할 경우 미국과 가나와의 승자와 대결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아르헨티나는 멕시코를 누르더라도 잉글랜드와 독일의 승자와 대결을 하게 돼 전력을 쏟고 4강에 올라 올 확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루과이를 이겼을 때 생각해 볼 일이다.
대한민국은 우루과이에게 지난 90년 월드컵 경기에서 0:1로 석패를 했다. 그 외 친선경기에서도 3패를 했지만 우루과이는 남미예선에서 최하위로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턱걸이로 월드컵에 나왔다. 18경기에서 28득점에 20실점이다. 그만큼 수비가 불안하다는 이야기 였는데 이번 조별리그에서는 무실점으로 16강에 올라왔다. 아트사커 프랑스와 개최국 남아공을 연파하며 조1위로 올라온 강팀임에는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8강에서 남미에서 해볼 만하다는 파라과이에게 2:3패배를 해 4강 문턱에서 주저앉은 기억이 있다. 가까이는 홍명보 감독의 U-20대표팀이 2009년 U-20월드컵 8강에서 가나에게 2:3으로 패해 탈락했다.
결코 우리가 재물로 볼 수 있는 팀은 월드컵 진출팀 중에 단 1팀도 없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16강전에서부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과 치열한 경기를 치러 어렵게 4강에 올랐었다.
우루과이나 가나 미국 등 결코 만만한 팀이 없지만 적어도 해볼만한 상대와 일전을 벌인다는 것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이번 2010년 월드컵 대진은 아마 다시 오기 힘든 기회 일 것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속담이 있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실행해야한다. 8강전에서 전력을 소모한 아르헨티나를 맞아 마라도나 감독의 입에 오바로크를 치고 월드컵을 한국으로 가져오자.
너무 오버인가?^^;;;
이정남 newscam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