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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의 수습기간을 마치며…


매우 식상한 표현이지만 수습 3개월이란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연수원 교육이 끝나고 영상취재국으로 발령받아 왔을 때 저의 걱정과는 달리 가족같이 친절한? 선배들의 모습과 체계적인 교육에 매일 놀랐습니다. 퇴근 후 선배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제가 회사생활에 적응하는데 더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루하루 진정한 KBS의 촬영기자가 되기 위해 담금질을 하고 있었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수습이겠습니까?ㅎㅎ  새로 지급 받은 카메라의 백 포커스가 나간 줄도 모르고 촬영해서 방송에 쓸 그림이 없던 적도 있었고, 기자회견장에서 중요인사의 얼굴을 몰라 엉뚱한 사람을 촬영했던 일 등등.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수습”이란 미명 하에 모두 용서가 됐습니다. “5월 1일 이후론 죽음이다” 란 선배의 말과 함께…

첫 시위 취재를 나간 날이었다. 시위대가 내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카메라가 거친 손에 밀쳐지면서 뷰파인더의 시야도 동시에 흔들린다. “찍지마!!” 라는 고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격렬한 시위 현장에 가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일어나는 곳은 무작정 뛰어가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포커스, 노출 모두 형편없었고, 사다리 위에서 제 다리는 흔들렸습니다. 이렇게 5월 1일 수습딱지를 땐 첫날은 생애 첫 네임 수퍼와 함께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이후 불과 몇 번의 취재경험 밖에 없었지만 현장에서 쉽게 흥분하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이성보다 감성에 휘말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영상취재의 구성을 움직여야하는 것이 “나”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망설이곤 합니다. 현장의 리얼한 분위기를 온전히 영상에 담아내지 못한 내 능력이 아직 부끄럽기도 합니다.

달라져야 합니다. 노력할 겁니다. 왼쪽 눈도 항상 열고 있을 겁니다. 좀 더 이성적으로 좀 더 차분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분주히 뛰겠습니다. 선배들이 쌓아온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고 더 높은 탑을 쌓을 수 있는 KBS의 촬영기자가 되겠습니다!

윤성욱 / KBS 보도국 영상취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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