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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30일자로 정년을 맞으시는 이광우 부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33년을 한결같이 제주 지킴이로 살아온 카메라기자

영원한 제주史의 기록자로 남고 싶다

 

제주도에서 30여년 간 근무하셨는데 카메라기자로서 느껴지는 제주도의 매력은 어떤 것이 있나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제주는 한라산과 검은 오름계의 용천동굴, 일출봉 등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제주 어디를 가든 한시간대의 거리로 갈 수 있어 산과 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전국의 사진동호회들이 쉴 새 없이 찾는 곳이니 카메라 기자로 살아온 본인으로서는 천혜의 복을 누리고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다른 어느 도민들 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과거 100년 동안 몽골의 지배를 받아온 아픈 역사가 있었으며, 제주 4.3사건이 일어나자 전도에 소개령을 내려 마을 전체를 불사르고 3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통한의 섬이기도 하다. 또 6.25가 발발하자 예비 검속자들은 재판도 없이 무참히 죽임을 당하는 등 정부로부터 버려진 땅이었다. 그래서 과거 제주사람들은 육지에서 내려온 사람들을 경계하게 되었고, 육지 사람들로부터 배타적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제주에 살면서 이런 사람들의 내면에 깔려있는 잠재의식과 정서를 잘 알아야 가까이 할 수 있다. 제주에 TV 로컬방송이 태동하는 79년도에 KBS에 입사해서 카메라기자로서 33년을 한결 같이 제주 지킴이로 살아왔다. 그동안 단 한건도 낙종한 적 없이 열심히 뛰어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카메라기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지요?

KBS 지역보도국 카메라기자들이 공히 안고 있는 애로사항은 인원문제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열악한 곳이 많다. 제주도에는 4년제 대학이 제주대학교와 탐라대학교가 있으나 제주를 지망하는 카메라기자 응시자가 없어서 제주도 사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해마다 본사에서 내려오는 2-3명의 순환근무자로 채워져 1년에 한번씩 송별회와 환송회를 치러야했다. 그중에서도 소통이 잘돼는 후배도 많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는 항상 을지국 수준으로 취급을 받아왔다. 그렇다고 뉴스 시간대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다른 총국보다 인원도 부족한데다 업무량마저 많아서 촬영기자의 노동 강도가 다른 타 총국 보다 더했다.

많은 특집 프로그램을 만들고 수상도 많이 하셨는데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이라면“제주 해안 253Km를 가다”이다. 제주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수중 비경과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현장을 고발하는 기획물이었는데, 반응이 꽤나 좋았다. 대형 특집물은 약 20여 편을 제작했는데, 그중에“제주의 생명 물∙물∙물”3편과“환경호르몬”등이 있다.

특히 사건사고에 있어서 1994년 8월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착륙 도중에 일어난 폭발사고이다. 이 사고 여객기에는 탑승객 152명을 싣고 제주 국제공항에 착륙도중 폭우와 강풍으로 활주로를 이탈하면서 공항 동쪽 울타리를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기체가 화염에 쌓이고 연속 폭발하면서 기체가 두 동강이 나고 전소된 사고였으나, 승무원들이 차분하고 일사분란한 대처로 승객 전원이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태풍 더그가 지나간 다음날 아침이라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방송국 앞 연동 소방파출소에서 소방 차량이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출동하고 있었다. 119에 알아봤더니 항공기가 비상착륙하다 활주로 울타리를 들이 받아 불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급히 카메라에 테이프를 장착하고 공항으로 달려갔다. 방금 소방차가 지나간 뒤라서 공항 철문이 반은 닫히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공항 청원경찰이 완강하게 저지하는 것을 뿌리치고 철문 사이로 잽싸게 뛰어 들어갔다. 항공기는 화염에 휩싸인 채 속에서 펑펑 폭발하고 있었다. 소방관들은 하얀 분말을 엄청나게 뿌려대고 있었으나 동체 속으로는 침투하지 못하여 항공기는 전소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다음날 속보까지 완벽한 특종을 이끌어 냈던 취재였다.

VJ육성 등 많은 인재양성을 위해 힘쓰셨는데 이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요?

KBS 제주 영상통신원이라는 타이틀로 2004년 1월 4일 도내 직장인을 중심으로 20여명으로 발족되었다. 한 달에 한두 번 이론과 현장 실습을 통해서 이들을 이끌어 왔는데 변변한 카메라도 없이 시작을 했다. 이들에게 아침뉴스 광장에 날씨영상을 맡겨 놨더니 호응이 좋았다. 가끔 교통사고나 화재사고 현장 화면을 뉴스에 방영시키고 네임슈퍼까지 나가자 이들의 사기를 충족시켰다. 차츰 관록이 붙더니 지금은 프로가 되어 아예 VJ 직업으로 나서서 KBS 프로그램 외주제작을 맡고 있는 이도 있다.

다년간 KBS 지역카메라기자 회장과 제주지역 카메라기자회 회장을 역임 하셨는데요, 후배 카메라기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촬영기자는 상당한 육체 노동이 수반되는 직업이라서 편하게 일할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직업을 바꿔야 한다. 든든한 버팀목 같은 뚝심과 도전 정신이 동료와 후배에게 도움을 주는 선배가 되어야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대형사고 현장에는 항상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역사의 한증인으로서 자신의 손으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야하지 않겠나?

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모든 협회가 회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 협회에서는 회원들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차원에서 복지를 향상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회원 경조사의 질을 높여나간다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 고려해 봤으면 한다.

 

약력

- 1979년 KBS 공채6기 촬영기자 입사

- 1997년 KBS제주총국 영상취재부장

-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부회장

- KBS지역카메라기자협회장

- 제주카메라기자회장

수상내역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이달의 기자상,

홍성현언론상, 제주도방송인대상,

방송위원회 좋은프로그램상 외 30개 수상

 

정리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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