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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쁘고 거칠지만 화실에 가면 평온해요!

 

김우철 기자와는 어떻게 알게 되셨습니까?

MBC카메라기자 선배들과 돈독한 편입니다. 카메라기자들이 업무적으로는 현장에서 항상 만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서 친해지기는 힘든데, 1년 선배인 김우철 기자와는 성격이 잘 맞아서 형님처럼 모시며 자주 만났습니다. 또 자주 모이는 멤버들이 있는데 총각 때부터 술자리도 자주 가지며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김우철 기자와 술자리를 가진지 오래됐는데 한잔 했으면 좋겠네요.

 

카메라기자를 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일은?

우선 최근의 광저우 출장이 생각납니다. 7명이 출장을 갔는데 그중 취재기자가 4명, 카메라기자가 3명이었습니다. 중계권이 없었기 때문에 카메라기자 3명이서 70개가량의 금메달 순간을 촬영해야 했습니다. 돈 주고 위성도 잡았었는데 믹스트룸에서 인터뷰 한 후에 송출하느라 불이 다 꺼졌는데도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의 인터넷 속도가 우리나라에 비해 매우 느려서 송출에 애를 먹었습니다. 오전 경기 촬영하고 밥도 못 먹고 오후 경기에 촬영과 동시에 편집한 적도 있습니다. 밥은 하루에 한 끼 먹으면 다행이었죠.

콤팩트하고 효율성 좋게 7명이서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행사를 넘겼지만 이런 식의 취재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기술팀도 없고 촬영보조도 없이 카메라기자가 찍고 편집하고 송출해서 타 방송사에 비해 매우 적은 예산을 들였지만 그만큼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야 해서 질적으로는 안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촬영을 할 때는 사이즈, 포지션, 광량, 와이드를 쓸 것이냐, 망원렌즈를 사용할 것이냐 등 많은 변수가 있고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촬영 이외의 일들도 많고 인원이 적다보니 촬영에만 집중했을 때보다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광저우 아시안게임기간 동안 이런 많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또, 황우석 박사를 취재할 때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 저는 3년차였는데 PD수첩을 통해 이슈가 된 후로 황우석 박사의 집과 서울대 수의과대등을 지키며 고생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수의과대에서 문을 안 열어줘서 추운 밖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차가 한 대라도 나갈 때에는 레이스가 벌어지곤 했었습니다. 그때 김우철 기자와도 많이 친해진 기억이 납니다. 사흘정도 밖에서 고생하던 중 밝혀진 것도 많고 날씨도 급격히 추워져서 서울대 교수협회와 이야기 끝에 안에서 기다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이 황우석 박사가 건물 내에서 지나갈만한 길목을 지키게 됐는데도 정말 안 나타나더군요. 몇 일간의 지루한 기다림으로 다들 지치다보니 수다를 떨기도 했는데, 떠들던 와중에 누군가가 쓱 지나가버린 겁니다. 그게 바로 황우석 박사였는데 아무도 그 장면을 못 찍었습니다. 취재진들이 난리가 났었습니다. 몇 시간 후에 다행히 화장실가는 모습을 포착해서 촬영에 성공하긴 했었습니다. 지금이야 추억거리지만 당시에는 아찔했었죠.

 

그림 전시회도 여셨다든데…

한때 그림을 정말 열심히 그렸었습니다. 제가 사는 세상은 너무 바쁘고 거칩니다. 용역이나 철거하는 곳으로 취재를 가면 정말 전쟁터가 따로 없습니다. 그런 제가 사는 세상에서 일하다 화실을 가면 너무나 평안하더군요. 그래서 더 그림을 좋아하게 된 것 같고, 시작은 동아리 후배가 그림을 그려보지 않겠냐고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꾸준히 그리다보니 5명 정도 되는 친구들과 작품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인물화를 즐겨 그리는데 어렵지만 매력이 있는 작업입니다. 인물화가 어려운 이유는 고양이는 원본과 조금 차이가 나도 고양이 같지만‘배문산’을 그릴 때는 조금만 달라도 ‘배문산’이 아닌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소 자주 보던 친구들도 그림을 그릴 때면‘눈은 이렇게 생겼었구나. ‘코는 이렇게 생겼구나.’하며 다시 찬찬히 볼 수 있기도 하고, 그리면서 추억들도 회상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는 사람에 대해서 재해석을 할 수 있는 게 인물화의 큰 매력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만 그리고 있는데, 좀 더 여유가 생기면 다시 제대로 시작해보고 싶네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현장에서 정년을 맞고 싶습니다. 카메라기자를 하기 전에 일반 회사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적성이 맞지 않아서 금방 나왔었는데 그때와 비교해보면 지금의 직업이 참 좋다고 느껴집니다. 열심히 촬영하고 편집까지 하면 누구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신의 역할만 충실히 한다면 상사의 잔소리도 없고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카메라기자를 할 수 있는 지금이 참 행복합니다. 건강하게 정년을 맞고 싶다는 것이 계획이라면 계획이 되겠네요.(웃음) 물론 나이가 좀 더 든 후에는 취미생활도 꾸준히 하면서 인생을 가꾸고 싶습니다. 그림도 그렇고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영화도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네요.

 

다음 인터뷰 주자를 추천하신다면?

YTN의 권한주 기자를 추천합니다. 이번에 광저우도 함께 갔었는데 업무능력도 출중하고 사람이 너무 좋은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다른 여러 가지의 말보다 사람이 좋다는 것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권한주 기자!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리: 김재호 기자

※ <미디어아이> 제77호에서 이 기사를 확인하세요 미디어아이 PDF보기 바로가기 링크 http://tvnews.or.kr/bbs/zboard.php?id=media_ey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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