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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뉴스현장 속에서 피어난 TV뉴스의 꽃들

서태경 심사위원장.jpg

 제37회 한국 영상 기자상 수상작들을 선정했습니다.
 
 어느 해나 다사다난합니다만 지난 해 역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현장에는 우리 영상 기자들과 그들의 카메라가 함께 했습니다.

 출품작 모두 하나하나 그 의미가 있어서 굳이 수상작들을 선정해야 하는 게 아니면 어떤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수상작을 고르는 심사위원 모두 신중하고 공정하게 객관적인 잣대로 작품을 평가하려 애썼습니다.

 그 결과 제37회 한국영상기자상 대상은 KBS부산 김기태 기자의 연속 기획 ‘목소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성소수자 이야기부터 비혼 가정, 타투이스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입니다. 그릇된 시선으로부터 혐오와 차별을 받는 그들, 그들을 포용하고자 하는 내용을 밀도 있게 담았습니다. 미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일상을 속속들이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어낸 작품입니다. 또한 너무 무겁지도 않게 감각적이며 따뜻한 영상과 편집은 감동과 재미까지 함께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심사위원들로부터 대상으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역뉴스특종단독보도부문에서는 KBS전주, 한문현 기자의 <‘와르르’ 국가항만, 총체적 부실 보고서>로 결정됐습니다.

 다가올 2040년까지 약 3조 7천억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책정된 새만금 항만터. 국민의 세금을 쏟아부으며 공사 중인 그곳에는 항만 기초 구조물이 계속 무너지고 있고 부실한 땜질 공사로 그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무너져 내린 구조물 사이로 찢어진 필터 매트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영상은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또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은 스튜디오 촬영을 통해 시청자가 알기 쉽게, 영상과 그래프로 잘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전국의 항만을 찾아다니며 담은 생생한 현장들. 지역 언론의 한계를 뛰어넘는 역작이라며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했습니다.

 지역뉴스탐사기획보도부문입니다. KBS대구 최동희 기자가 출품한 “욕창이 온다”가 수상작입니다. 우리가 잘 안다지만 깊이 알지 못했던 욕창의 심각성과 현실을 차분하게 영상으로 잘 풀었고, 기사에 필요하지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보여주기 힘든 장면은, 이미지 컷을 잘 활용했습니다. 자칫 지루하기 쉬운 인터뷰 컷들도 다양한 앵글과 조명을 통해 전달력을 높였습니다. 

 보도특집다큐부문 수상작입니다. MBC제주 김현명 기자의 ‘4.3 특집-남겨진 아이들’이 수상작으로 결정됐습니다. 2021년에 제주 4.3 특별법이 개정되었습니다. 그 후 직권 재심의 길이 열렸는데 그 재판정에 선 다섯 명의 유족들. 그분들의 애달프고 처참한 사연을 오랜 시간 취재한 작품입니다. 장찬수 판사는 무죄 판결을 통해 국가 공권력의 무자비함을 알렸고, 그것을 잔잔한 영상과 인터뷰로 잘 구성하였습니다.

 멀티보도부문에서는 MBC목포 김승호 기자의 ‘남도의 혼, 도자기 오디세이’가 수상하였습니다. 한반도 도자 역사를, 남도 도자기 로드 탐험으로 담았습니다.  꼬박 2년 동안, 이 작품에 천착한 김승호 기자의 열정과 영상미를 많은 심사위원들이 높게 평가했습니다.

 국제통일보도부문에 SBS 최대웅 기자의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기획 보도’가 수상했습니다. 1968년 2월 12일 베트남전에 파병된 해병대 청룡부대가 ‘퐁니, 퐁넛’마을 주민 20여 명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에 대한 취재입니다. 피해자 중 ‘응우엔 티 탄’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최근 승소했습니다. 오랜 세월 일제 치하 피해자였던 우리가, 타국에서 벌인 무자비한 민간인 학살 사건. 가슴 아프면서 이 아이러니한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피해 당사자와 유족들의 인터뷰로 해당 사건을 재조명하였습니다. 다각의 영상 취재를 위해 짐벌, 슬라이더, 드론 등 여러 특수 장비를 동원해 촬영. 영상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환경보도부문에서는 KCTV제주방송의 김용민 기자의 “사라진 제주 돌”이 선정됐습니다. “영상은 진실을 전달하는 최고의 장치 입니다”라는 김용민 기자. 그의 말처럼 이 작품은 점점 황폐화 되는 제주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이것은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된 해양 시설물과 사라지는 몽돌의 관계도 현장 수중 촬영으로 심층 취재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 상관관계를 최초로 규명하였습니다. 몽돌의 ‘백 웨이브’ 현상에 대한 수중 촬영, 부삽을 들고 바닷가로 향하는 해녀들이 부삽으로 바다 밑바닥을 헤치자 마치 거대한 먹물처럼 해녀들과 함께 피어오르는 검은 뻘은 상징적으로 제주 바다의 현재 모습인 듯 보였습니다. 이것은 지역 언론사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고 그 역할의 본보기가 됐다고 심사위원들이 평가했습니다.

  2024년 2월입니다.

 올해의 뉴스 영상엔 더 좋은 일들이 많길 바라게 됩니다.

 아울러 국내외 사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굴함이 없이 올바른 영상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모든 영상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TV뉴스의 꽃은 영상입니다. 여러분들이 그 꽃을 활짝 피우세요.

서태경 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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