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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기자회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23일 여성 공무원을 강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며 전격 사퇴했다. 기자회견 시간은 오전 11시. 시청 내부에서도 20분쯤 전에 상황을 파악할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각 언론사에는 10시 35분에 공지되어 서둘러 가기에도 시간은 촉박했다.

 

 폭풍전야, 유난히 조용했던 부산 보도국이 갑작스레 분주해졌다. 부산시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빨리 가야 한다는 조급함에 쫓겼다.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부산시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50분, 세 번째로 자리를 잡았고 5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기자회견장은 카메라와 기자들로 꽉 찼다. 입사 후 2년 동안 재난 및 사건ㆍ사고 등의 취재기자 생중계 참여는 무수히 많이 해보았지만, 지역 총국에서 전국 톱뉴스로 나가는 현장을 그대로 생중계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ENG 카메라에 연결된 이어폰에 심장 소리가 쿵쿵 들렸다. 입장과 회견 발언을 예상하며 카메라 워킹, 동선을 미리 그리고 연습했지만 만족할 만큼 뜻대로 되진 않았다.

 

  기자회견은 긴급하게 준비된 것만큼 순식간에 끝났다. 오거돈 전 시장은 질의응답도 받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한 원고만 낭독한 후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갑작스러운 사퇴, 짧은 기자회견. 당혹감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촬영 디스크에 저장되었을 단 하나의 클립이 여느 수백 컷 클립보다도 무겁게 느껴졌다.

 

 성희롱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소위 ‘무관용의 원칙’을 공언했던 오거돈 시장이 도리어 성폭력 가해자가 되었다. 부끄러움은 부산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갔으며 나 역시도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시장이라는 지위로 위력을 행사하여 성폭력을 한 것은 그의 공언대로 무관용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최진백 / KBS부산 (사진) 최진백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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