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기자회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23일 여성 공무원을 강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며 전격 사퇴했다. 기자회견 시간은 오전 11시. 시청 내부에서도 20분쯤 전에 상황을 파악할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각 언론사에는 10시 35분에 공지되어 서둘러 가기에도 시간은 촉박했다.

 

 폭풍전야, 유난히 조용했던 부산 보도국이 갑작스레 분주해졌다. 부산시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빨리 가야 한다는 조급함에 쫓겼다.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부산시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50분, 세 번째로 자리를 잡았고 5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기자회견장은 카메라와 기자들로 꽉 찼다. 입사 후 2년 동안 재난 및 사건ㆍ사고 등의 취재기자 생중계 참여는 무수히 많이 해보았지만, 지역 총국에서 전국 톱뉴스로 나가는 현장을 그대로 생중계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ENG 카메라에 연결된 이어폰에 심장 소리가 쿵쿵 들렸다. 입장과 회견 발언을 예상하며 카메라 워킹, 동선을 미리 그리고 연습했지만 만족할 만큼 뜻대로 되진 않았다.

 

  기자회견은 긴급하게 준비된 것만큼 순식간에 끝났다. 오거돈 전 시장은 질의응답도 받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한 원고만 낭독한 후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갑작스러운 사퇴, 짧은 기자회견. 당혹감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촬영 디스크에 저장되었을 단 하나의 클립이 여느 수백 컷 클립보다도 무겁게 느껴졌다.

 

 성희롱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소위 ‘무관용의 원칙’을 공언했던 오거돈 시장이 도리어 성폭력 가해자가 되었다. 부끄러움은 부산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갔으며 나 역시도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시장이라는 지위로 위력을 행사하여 성폭력을 한 것은 그의 공언대로 무관용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최진백 / KBS부산 (사진) 최진백 증명사진.jp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최초보고, 일본 자위대 이렇게 만들어진다 2008.02.05 7049
춘천 산사태 취재후기 - 여기서 먹고살아야지 어디를 가나? file 2011.11.18 11323
충주 예성여고 인질극 2003.02.24 10060
충주예성여고 여섯시간의 인질극 2003.02.24 9467
칭촨현에서의 하룻밤 2008.07.04 7361
카메라기자, 나는 수퍼맨이고 싶다 2008.01.12 7155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한국 vs 투르크메니스탄 (1) file 2019.11.07 351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한국 vs 투르크메니스탄 (2) file 2020.01.10 480
캄보디아 여객기 참사 취재 현장에서 2007.07.23 8237
캐나다 런던. 약속의 땅. - Queen YuNa! file 2013.07.30 10999
코로나 19, 대구 file 2020.05.11 548
코로나 시대의 올림픽 취재 “재난과 스포츠의 경계에서” file 2021.09.24 799
코로나19 시대의 청와대 영상기자단 미국 순방기 file 2021.07.06 373
코로나19, 1년… 영상기자의 소회 file 2021.03.11 563
타이완 지진. 언론인으로서의 '선택과 소회' file 2024.05.08 82
태국 쿠데타 취재기 2006.10.20 8115
태국 푸켓 온라인 송출 2005.09.09 7534
태극 여전사, 월드컵 신화를 이루다! file 2010.09.08 9970
태극 여전사, 월드컵 신화를 이루다! file 2010.09.28 9605
태풍 콩레이 영덕 강구면을 할퀴고 가다 file 2018.12.20 452
태풍의 길목인 제주에서 제8호 태풍 ‘바비’ file 2020.09.11 443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