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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흙같은 어둠속에서 ENG로 촬영을 해야 할 경우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물론 렌즈에 아스트로스코프(Astro Scope-주변의 미약한 불빛을 증폭해서 어두운 곳에서도 볼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비. 적외선을 감지하기 때문에 녹색을 띠고 있음) 를 장착하고 촬영하면 되지만 그 역시 달빛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깜깜한 어둠 속에선 불가능하다.

 

그래서 보통 자연다큐 촬영에선 적외선 빔(빛이 전혀 없어 Astro Scope로 촬영이 불가능 한 경우 물체에 적외선을 투사하여 촬영이 가능 하도록 하는 장비) 을 사용하는데 근거리의 넓은 범위는 커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자작 장비는 ‘적외선 LED 조명’이다. 지난 호에서 소개한 ‘자작 ENG 리모트 시스템’으로 닭 농장에서 100M이상 떨어진 편안하고 따뜻한 방에서의 촬영은 가능해졌지만, 문제는 오디오와 조명이었다.

 

오디오는 제나이저 416마이크를 현장에 설치함으로서 간단하게 해결 됐는데 조명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피사체를 최대한 좋은 화질로 찍고 싶은 건 카메라기자의 본능(?)이다. 그래서 내린 결정이 “불을 아침저녁으로 계속 켜놓고 야생 동물들을 적응 시키자”였다. 하지만 그 결정이 어리석었음을 아는 데는 며칠 걸리지 않았다. 배고픈 야생 동물들은 밤마다 먹을 것을 찾아 산에서 내려오지만 닭 들이 있는 비닐하우스 주변을 계속 어슬렁거리면서도 대낮처럼 밝혀진 비닐하우스 안으로는 좀처럼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둠에 익숙한 야생 동물들로서는 환하게 밝은 닭장에 들어가서 사냥 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조심스럽게 들어왔다고 해도 경계가 심해 야생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아 찍은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화질이냐 리얼리티냐를 결정해야하는 순간이었다.

 

스탭들과 긴급회의를 한 결과 리얼리티로 방향을 잡고 모든 불을 끄고 아스트로스코프(Astro Scope)를 장착 후 촬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장착을 하고보니 넓은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적외선빔이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게다가 아스트로스코프(Astro Scope)만 가지고는 달빛도 없는 어둠속에선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 하고 있는데 그때 눈에 들어 온건 CCTV 카메라 주위의 적외선 LED였다. 순간 적외선LED만 다 모아서 조명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청계천으로 달려갔다. 그곳에 가면 해결이 안 되는 게 없다. 그래서 나는 모든 아이디어의 결과물은 청계천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알아 본 결과 한 번도 만들어 본적은 없지만 이론상으론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제작에 들어갔다. 크기는 일반 주피터 조명 크기로 만들기로 하고 적외선LED 300개 이상을 넣어 두개를 만들었다. 완성품은 예상외로 훌륭했다. 손가락 하나도 보이지 않는 빛이 거의 없는 곳에서의 30~40m가 훤하게(물론 적외선이기 때문에 녹색으로 보인다) 보이는 것이었다. 그 결과 카메라, 조명, 오디오가 다 해결된 가운데 야생동물들의 사생활(?)을 오랫동안 적나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제작된 적외선 LED조명은 극도로 어두운 한정된 공간에서의 여러 영상취재에 넓게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 협회원들의 필요가 모여 더 멋지고 경제적인 촬영 장비 응용 아이디어들이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우철 기자 uccho@e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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