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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취재기
남극,  그곳에 사람들이 있다...

  한국을 떠나 순수 비행시간으로만 33시간 만에 칠레 최남단의 도시인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했다. 정말 멀고도 먼 곳이었다. 푼타아레나스는 남극대륙으로 향하는 여행자나 취재진들이 대부분 경유하는 칠레의 작은 도시이지만, 남극 대륙과는 아직도 1200km나 떨어진 풍광 좋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우리 취재진은 남극의 기상악화로 바로 남극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3일간을 체류했다. 남극 대륙으로 들어가는 일은 오직 신만이 허락하기에 우리 취재진은 날씨가 좋아지기만 기다렸고, 마침내 12월 17일 하얀 대륙에 자리 잡은 세종기지에 전세기를 타고 들어갈 수 있었다.

  약 2시간의 비행을 마친 전세기는 남극대륙 킹조지섬에 위치한 칠레 프레이기지에 도착했다. 칠레 프레이기지는 칠레공군과 해군이 주둔하고 있는 기지로써 남극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건설한 기지였다. 하늘에서 본 남극대륙은 말 그대로 장광이었다. 온통 하얀 빙하와 여름철이라서 가끔 보이는 흙 색깔, 바다위엔 큰 유빙들이 떠다니는 모습 등 가끔 방송에서 본 모습 그대로의 모습인 남극이었다. 칠레기지에서 조디악이란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서 도착한 우리 세종기지의 모습은 차디찬 바람 속에서도 무척이나 따뜻하게 느껴졌다.

  우리 취재진과 함께 기지로 들어간 하계 연구원들을 따뜻하게 맞이 해주는 25차 월동대원들의 미소에서 그 따뜻함을 느낀 것이었다. 18명의 월동대원들은 2011년 12월부터 1년간 세종기지를 지키면서 연구 활동과 기지 보수 유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국의 지원으로 세종기지에 들어 온 대원들로서 각자 맡은 바 임무에 무척 열심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일상과 업무를 취재하여 작은 다큐프로그램인 취재파일 4321에 녹여내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극지인 남극은 요즘 여름철이라고는 하지만 차디찬 바람 때문에 항상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를 오르락 내리락 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 산중턱에서의 취재는 특히 힘들었다. 세찬 바람과 살을 에는 듯한 추위로 내 몸은 이미 얼음장처럼 굳었기 때문에 강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상태가 되곤 했다.

  세종기지 주위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펭귄들이 매우 많아서 처음엔 신기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무신경해진다. 세종기지는 과학연구기지이다. 여름철인 요즘에는 월동대원 외에 한 30여명의 연구원들이 들어와서 극지에 관한 여러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 생물, 지구 대기, 지의류, 조류 등 정말 많은 연구가 행해지고 있고 우리 취재팀은 열정적인 연구 활동과 데일리 뉴스를 많이 소화했다.

  우리 취재팀이 세종기지에 있는 동안 러시아 선박 구조 활동, 한국 어선의 화재, 운석 발견 등 사건사고도 몇 개가 발생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날 그날의 취재물을 인터넷으로 송출해야만 했고 너무 느린 인터넷 속도 때문에 늘 잠은 새벽이 지나야만 잘 수 있었다. 빡빡한 취재 일정 때문에 휴일 없이 보낸 30일이었지만, 그곳에 모인 월동대원과 하계 연구원들과 따뜻함을 함께 나눈 시간 덕분에 고립된 공간에서의 생활이었지만 너무나 행복했다. 그들과 나눈 빙하주와 따뜻한 대화는 세종기지를 떠난 온지도 벌써 2주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립다.

  서울에서 12000km 떨어진 남극 세종기지엔 따뜻한 사람들이 있기에 그 차디찬 바람마저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러기에 벌써 난 그들이 귀국해 함께 할 기분 좋은 술자리가 기다려진다. 위험한 파도를 헤치면서도 불평불만 없이 우리 취재팀의 취재에 많은 협조를 해 준 모든 월동 대원과 하계 연구원들 여러분께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남극이란 극지 취재는 상당히 제한적인 요소가 많았다. 여름철이지만 기상이란 자연적 조건 앞에서는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극히 미약한 존재임을 이번 출장에서 다시 한 번 느끼고 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중우 / KBS 보도영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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