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1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No Attached Image

KBS 영상취재부 김상하 기자

'징크스'나 '머피의 법칙'이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취재하다보면 이상한(?) 일들이 심심치않게 생깁니다.

우선,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경우입니다.
평소에는 눈에 잘 띄던 것들이 막상 그걸 대상으로 취재를 하려고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연초에 택배 관련 취재를 할 때였습니다. 평소 거리에 그렇게 많던 택배 차량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습을 숨기고 말았습니다. 다들 어디로 간건지... 한시간, 두시간, 방배동, 신림동 등 거리를 헤매고 나서야 어렵게 그것도 세 대만 간신히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다른 취재를 하려고 거리로 나섰는데 왜 이리 택배 차들이 많은지... 취재차 앞, 뒤, 옆으로 '날 좀 찍어주쇼' 하면서 사람 속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상만 약간씩 다를뿐 적잖은 촬영기자들이 경험하게되는 쓴웃음 나는 현상입니다.

차를 타고 지나다가 우연히 아이템에 맞는 장면이 차창 밖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 취재를 위한 마음의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그보다는 조금 귀찮은 마음에 '흔한 장면이니까 좀 더가면 더 좋은 그림이 있을꺼야.' 하고 지나치면 먼저 봤던 장면은 나의 안일한 판단을 비웃듯 절대 다시 나타나지 않습니다. 게으름을 탓하거나 운전기사에게 부탁해서 기억 속의 그 장소로 돌아가는 정말 미운짓을 해야 합니다.

물자 절약 차원에서 재생 테입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끔 일어나는 아주 저주스러운 현상. 정부나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장.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것을 촬영했는데 회사에서 확인해보니 정작 필요한 녹취 부분에 딱 한 줄의 심한 스크레치(테입이 손상돼서 화면이 일그러지는 현상)가 생겨 쓸 수 없는, 아주 기막힌 일도 종종 생깁니다. 취재 기자 스텐드업(리포트 중간에 취재 기자가 직접 나와 설명하는 부분)도 보통 서너 번, 많게는 열 번 넘게 촬영을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컷은 이상하게도 오디오 NG가 나던지 스크레치가 생겨있으니 정말 미칠 노릇입니다.

행사 취재 스케줄을 받으면 시간과 장소를 확인합니다. '광화문 프레스 센타? 이정도면 여의도에서 30분정도면 되겠지'하고 조금 여유 부리다가 어림잡은 시간에 맞춰 회사에서 출발하면 다른 때와 달리 왜이리 길이 막히는지, 건널목 지날 때마다 빨간불에 걸리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취재차 안에서 늦을까봐 안절부절, 연신 시계를 보며 식은땀만 흘리고... 그런 때는 왜그리 시간은 잘도 가는지... 시작시간 30분전이 금방 10분전으로 바뀌고, 조금 일찍 출발할 걸 하는 후회만 가득합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은 주로 1-2년차 초년병 시절에 많이 일어납니다. 그때는 적잖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은 아무 문제없이 잘도 촬영해 가지고 오는 것 같은데 내가 취재 나가면 왜 이런 저런 일들로 꼬이는지... 꼭 필요한 녹취 부분에서는 말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데를 촬영하고 있거나, 그나마 촬영했는데 스크레치가 생겨 버리거나, 시간에 쫓기는 취재를 나가면 왜 가는 곳마다 길은 막히는지... 강북강변로와 올림픽대로 중 왜 우리가 가는 길만 이렇게 막히고 강 건너편은 잘도 뚫리는지...

나를 괴롭히던 그런 일들이 이제는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었음을 느낍니다. 왜냐고요? 차 타고 가다가 마음에 드는 장면이 보이면 '조금 더가볼까'하는 고민없이 '스톱'을 큰소리로 외치고 바로 카메라를 들고 내립니다. 중요하다싶은 녹취는 재생 테입(물자 절약 차원에서 재생테입과 새 테입을 같이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합니다)이 아닌 새테입만을 가려 사용하는 얕은 수도 익혔습니다. 행사 취재? 몇 번을 마음 고생하다보니 이제는 보통 행사 시작 2-30분 전에 도착할 수 있게 출발해서 도착할 때까지 차에서 푹 쉬고, 도착해서는 오디오 라인과 촬영 포인트를 선점해 놓는 노하우아닌 노하우를 갖게됐습니다.

제가 1-2년 차일 때, 일에 관한한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던 선배들도 아마도 오랜 기간 그런 시행착오를 거쳤을 겁니다. 저처럼 차안에서 식은 땀도 흘리고, 바로 촬영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그러면서 나름대로 좀 더 완벽해 질 수 있는 방법들을 깨우치지 않았나 합니다.

그러고 보면 '징크스'니 '머피의 법칙'이니 하는 말들은 한낱 준비 덜된 자들의 핑계거리에 불과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법칙은 아직도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아직 제가 '준비 덜된 자'라는 반증일까요?

자료출처: http://news.kbs.co.kr/column/col_view/column_5_01.htm

  1. 태국 쿠데타 취재기

    <태국 쿠데타 취재기> 이번에도 작심삼일, 삼일 후에 또 작심삼일! 갑작스러운 출장 (우리의 숙명) 아침에 받는 전화 - 기상하기 전에 전화벨이 울리면 비몽사몽간이라도 반사적으로 긴장하게 된다. 100이면 100이 일찍 출근하라는 전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
    Date2006.10.20 Views8113
    Read More
  2. 전쟁 취재에 대한 교훈 얻은 소중한 경험

    <취재기> 전쟁 취재에 대한 교훈얻은 소중한 경험 인천-영국-시리아-레바논 폭염에 휩싸인 레바논을 취재하기 위해 택한 첫 번째 관문 영국공항. 취재진들은 레바논 전쟁터에서 어떻게 취재해야할지를 고민하느라 사뭇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레바논은 커...
    Date2006.09.13 Views7308
    Read More
  3. No Image

    Re:MBC 태그의 뻘쭘함.

    모양은 괜찮은것 같은데 가격이 개당 10만원이 넘는거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스폰지가 너무 비싸지 않는가요? 외제라서 그런가.....
    Date2006.09.05 Views7552
    Read More
  4. No Image

    MBC 태그의 뻘쭘함.

    마이크 스폰지 부분에 로고를 붙인 이후, 인터뷰이 사이즈 잡기가 곤란하네요. 타사 마이크 로고도 다 나오게 잡자니 사이즈가 넓고, 엠 로고 안나오게 잡자니 너무 클로즈업이고. 중간 사이즈로 잡으면 엠 로고만 나오고... -_-; 다같이 이기회에 스폰지에 자...
    Date2006.08.25 Views8704
    Read More
  5. 수재민, 여러분 힘내세요!

    <강원지역 폭우, 취재를 마치고> 수재민 여러분, 힘내세요! 모처럼 쉬는 날이었던 지난 15일. 큰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강원도는 대부분 8-9월 태풍 외에는 큰 비 피해가 없었던 터라 “상황 대기만 하면 되겠지”라는 속편한 생각으로 주말을 맞았다. ...
    Date2006.08.11 Views7556
    Read More
  6. No Image

    아파트 촬영허가 받으셨어요?

    현장 속에서 현장1-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유명업체에서 지은 아파트의 처마가 무너졌다는 얘기를 듣고서 현장을 찾았다. 사고가 난 H아파트는 2년 전에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였다. 사고가 난 처마는 가로 5 미터, 세로 1 미터, 깊이 1미터이고 총무게가 ...
    Date2006.05.16 Views6850
    Read More
  7. No Image

    아파트 촬영허가 받으셨어요?

    현장 속에서 현장1-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유명업체에서 지은 아파트의 처마가 무너졌다는 얘기를 듣고서 현장을 찾았다. 사고가 난 H아파트는 2년 전에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였다. 사고가 난 처마는 가로 5 미터, 세로 1 미터, 깊이 1미터이고 총무게가 ...
    Date2006.05.16 Views9022
    Read More
  8. 이산가족 상봉 취재... 어떻게 해야 하나?

    이산가족 상봉 취재... 어떻게 해야 하나? 2006년 3월 23일. 제 13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공동취재단은 결국 철수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공동취재단의 이러한 결정은 50여년 만에 혈육의 정을 나누는 뜻 깊은 이산가족 행사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취재 및 ...
    Date2006.04.18 Views7657
    Read More
  9. 대한민국 동쪽 땅 끝을 다녀오다

    제목 없음 대한민국 동쪽 땅끝을 다녀오다 출발 그리고 도착 2월 17일 갑작스레 독도 출장이 결정됐다. 취재 목적은 작년 일본 시마네현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을 맞아 독도 현지 분위기를 전달 하는 것. 급하게 결정된 만큼 출발하는 ...
    Date2006.03.14 Views11303
    Read More
  10. 남극 세종 과학 기지에서 느낀 것... "공부가 필요해!"

    남극 세종 과학기자에서 느낀 것 … "공부가 필요해!" 광활한 자연과 작은 인간들이 펼치는 무대 남극 과학기지 최근에 사람들 사이에서 탐험과 야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그런 관심 속에 가장 대표적인 와일드 라이프가 바로 남극 대륙과 그에 연관...
    Date2006.02.15 Views10439
    Read More
  11. 시속 233Km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시속 233Km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우리는 시속 233Km의 허리케인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가지 않는다. - 4등급은 바람세기가 시속 131마일 ~ 155마일 (210Km ~ 249Km). 일반 주택을 심하게 파괴하거나 무너뜨리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날려 버릴 수 있다. -...
    Date2005.10.12 Views10711
    Read More
  12. 1인 5역이 아니면 안 되는 곳 울릉도!

    제목 없음 1인 5역이 아니면 안 되는 곳 울릉도! KBS 울릉지국 방송기술 직원의 태풍 나비 수해 취재기 작년 12월1일 KBS 울릉중계소에 오면서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 보겠다고 기획 제작 서까지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막상 울릉도에 와...
    Date2005.10.12 Views8451
    Read More
  13. No Image

    태국 푸켓 온라인 송출

    태국 푸켓 온라인 송출기 ENG 카메라를 가지고 해외 출장을 갈 때와 달리 6mm 캠코더의 장점은 까르네 등의 서류절차가 간소하거나 필요 없고, 무거운 삼각대와 배터리를 지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자는 올 1월초 지진 해일 피해가 났었던 태국 푸켓에 ...
    Date2005.09.09 Views7532
    Read More
  14. No Image

    베트남 하노이 온라인 송출

    베트남 하노이 온라인 송출기 14일 새벽 1시 30분(서울시각)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는 제보를 받고, 12일 하노이로 떠났다. 갑작스런 제보였기에 pc 150 한대와 wireless mic가 준비한 장비의 전부였다. 해외 취재...
    Date2005.09.09 Views7189
    Read More
  15. No Image

    대만 온라인 송출

    대만 온라인 송출기 지난 7월, 대만 출장이 급하게 결정되었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대만에서 부동산 사기 피해를 당한 의혹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는데 서둘러 현지에 가서 취재한 내용을 서울로 송출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대만은 나름대로 위성 송출 시스...
    Date2005.09.09 Views7524
    Read More
  16. 평양 축전 기간 중 평양 순안 공항에서

    이 한 장의 사진 2001년 8월 15일 평양축전 기간 중 평양 순안 공항에서 이 해 민족통일대축전은 처음 남측 대표단이 공식 참가하였으나, 한 참가 교수가 만경대 방명록에 친북 성향의 글을 남겨 논란이 되었다. 공동취재단 왼쪽부터 MBC 양윤모 부장, 김종수 ...
    Date2005.09.09 Views7723
    Read More
  17. No Image

    64년만의 폭우, 그 피해 현장 스케치

    64년만의 폭우, 그 피해 현장 스케치 “아니 이것이 뭔 난리여!! 내 나이 팔십 평생 요렇게 비가 많이 온 걸 본 적이 없는디... 이것이 뭔 일이다요 기자양반~” 350밀리미터의 집중 호우가 쏟아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버린 부안군 줄포면. 비가 그친 3일 오...
    Date2005.09.09 Views7265
    Read More
  18. No Image

    베이징 6자 회담에 다녀와서

    <베이징 6자 회담>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데, 한국 카메라 취재진 너무 적은 것 아니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7일까지 보름간 개최되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주목된 만큼 어느 때보다 각국의 취재열...
    Date2005.08.11 Views7213
    Read More
  19. 북극 도전 촬영기

    <북극 도전 촬영기> “성공할 확률 50%, 실패할 확률도 50%” 2005년 박스그랜드슬램 북극원정대는 캐나다의 최북단 이누이트 마을 레졸루트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출발에 앞서 마지막 장비 점검과 식량 그리고 여러 가지 기타 품목들을 점검하며 출발을 기...
    Date2005.07.11 Views8777
    Read More
  20. 아직도 끝나지 않은 5.18의 숙제

    아직도 끝나지 않은 5.18의 숙제 ‘너무 식상하지 않냐? 다 정리된 일을...’ 5월 18일 방송될 SBS 프로그램 뉴스추적에서 5.18 실종자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는 사실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랬던 것으로 기억된다. 처음, 5월 18일에 5.18관련 프...
    Date2005.06.13 Views7888
    Read More
  21. No Image

    학부모 찬조금에 대한 단상

    학부모 찬조금에 대한 단상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촌지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 처음에 부모의 염원은 “건강하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였다가, 점점 아이가 자라면서는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면 걱정이 태산이다. 이렇듯 ...
    Date2005.06.13 Views794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