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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재팬’

일본 현지 취재기

 
 

일본 취재.jpg

 

 한일 양국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지난 7월 1일 일본 정부는 당국이 생산하는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출 규제의 주요 대상은 우리나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소재 3가지인 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수출 규제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신뢰 관계의 손상” 때문이라고 일본 당국은 밝혔다.
 
 안보 문제와 역사 문제 사이에서 말 바꾸기를 하며 줄곧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인 아베 정권의 행보에 우리 국민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그 분노가 모여 현재 일본제품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지금 일본에 가지도, 일본 제품을 사지도 않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본 현지의 분위기는 어떨까? 지난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일본의 규슈 지역(후쿠오카, 벳푸)을 SBS 취재팀이 돌아보고 왔다.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관광지 중 한 곳인 후쿠오카에선 단체 관광객이 종적을 감췄다. 이곳은 ‘원데이 투어’라는 관광 상품(버스로 주요 관광지를 하루 안에 둘러보는 상품)이 인기였는데 지금은 손님이 없어 아침 일찍 출발하는 버스가 한 대도 없었다. 한국의 전주 한옥마을과 비슷한 분위기의 소도시 ‘히타’는 마을 골목골목마다 한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곳인데, 현재는 현지인과 상인들 외에는 썰렁한 분위기다.
 
 장사하는 이들은 시름이 깊다. ‘당장 다음 달 세를 낼 수가 없어서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인 덕에 그동안 고마웠는데 7월 이후 관광객이 줄어 서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을 취재진을 향해 털어놓았다.
 
 온천으로 유명한 ‘벳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벳푸는 규슈 지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관광지였다. 지금 벳푸는 단체 버스로 가득 찼던 주차장들이 텅텅 비어 있고 한국 관광객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은 관광산업의 비중이 큰 나라가 아니어서 일본 여행을 보이콧하는 것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하지만, 관광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도시는 (우리가 확인한바) 타격이 컸다. 또한 한국인이 떠난 자리를 중국인 관광객이 메울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며칠간 숙박을 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돈을 쓰고 가는 한국인과 크루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여행을 하는 중국인의 소비 형태는 상이하기 때문에 완전한 대체는 불가능하다는 게 현지 여행 업계의 생각이었다. 일반화하긴 어렵겠지만,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은 일본 현지에서도 분명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의아했던 것은 일본 내 언론의 반응이다. 한국 내 일본 불매운동의 커다란 움직임에 대해 일본 언론은 아직도 무게감 있게 다루지 않는 모습이다. 극우 성향의 몇몇 매체를 제외하면 단신 한두 꼭지 수준이다. 언론 보도의 영향인지 우리가 만난 일본 시민들의 상당 수는 정부의 정치적 이벤트 영역과 개인의 행보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일 양국의 갈등 국면에서 완전한 승자나 패자는 없을 것이다. 다만 시민사회가 나서서 참여하는 불매운동은 예사롭지 않다. 정치 영역에서의 말싸움 정도로 그치곤 했었던 양국의 충돌이 일정한 선을 넘었고 지금은 시민들이 직접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갈등과 싸움의 진원지는 이미 지난 과거 어느 한 시점에 있다. 결국 일본이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정확하게 반성하고 성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일본은 불매운동보다 더 큰 저항에 직면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본은 한국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행보를 걱정하는 더 큰 세계와 싸우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일본 입장에서도, 한반도에도 긍정적이지 않다. 결자해지는 지금 일본의 몫이다.
 
 

최대웅 / SBS    SBS 최대웅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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