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도시, 환경, 청년문제를 다룬 2022년의 마지막 영상일기

 춘설이 분분한데 입춘 우수가 지났습니다. 어디선가 멀리서 봄이 오고 있는 2023년 1월말,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먼저 보도 특집 다큐 부문입니다.  

 MBC 강원 영동 김창조 기자의 ‘여음 아직, 남겨진 소리’가 수상했습니다. 굽이굽이 산골짜기 산간 마을 어르신들의 굴곡진 삶이 닮은 강원도 정선 아리랑. 잊혀져가는 그 노랫가락을 찾아서 아름다운 영상과 어우러지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노래에 닮긴 정서와 영상의 앙상블이 뛰어나고 지역의 역사와 그 속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의미 있는 기록물입니다.

 새로운 시선 부문에서는 JTBC 이주원 기자의 ’누구나 깨끗한 집... 윤정부 주거 사다리 약속 지켜졌나‘가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을 받으며 수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주거문제라는 자칫 지루하게 흐를 수 있는 내용을 다양한 영상 기법과 세련된 편집을 통해 시청자에게 쉽게 다가갔습니다. 그런 노력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샀습니다. 

 환경 보도부문에서 KBS부산 이한범, 장준영 기자가 출품한 KBS 특별기획 2부작 ‘아포리아’와 MBC 장영근 기자가 출품한 ‘물이 밀려온다.’시리즈를 공동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환경 부문의 공동 수상작 ‘아포리아’는 핵폐기물 처리에 관해 우리가 몰랐던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잘 다루었습니다. 국내외를 넘나든 취재도 탄탄했으며. 특히, ‘탈원전’ 이슈가 뜨거운 요즈음, 이 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오랜 갈등의 역사를 재조명하여, 핵폐기물처리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한 작품이었습니다.

 ‘물이 밀려온다.’시리즈 또한 인류가 맞닥트린 전 세계적인 핫 이슈가 주제였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기후 위기에 관한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인도네시아의 해수면 상승 문제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취재했습니다. 더불어, 기후 위기를 취재진이 직접 체험하며 영상으로 극대화 시켜 보여줬다는 평이었습니다.

 멀티 보도 부문입니다. KBS청주의 강사완 기자가 취재한 ‘지방과 청년, 회사 밖으로 출근’을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점점 깊어지는 지역 소멸의 문제,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원격 근무라는 새로운 트랜드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경쾌한 영상과 음악으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유니크’하게 표현해, 좋은 심사평을 받았습니다.

 덧붙여 아직도 재난에 고통 받으며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는 튀르키에 지진 피해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보내며 열악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영상 기자들을 응원합니다.

서태경 / 2022 영상기자상 심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