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주거빈곤 최초실태 그곳에 아이가 산다>

KBS부산 장준영



 


아동 주거 빈곤, 행복하게 살 권리에 대하여


<KBS부산 장준영>

6면)KBS부산 장준영_114회 이달의영상기자상 수상소감.png


 ‘22599’.


 주거 빈곤을 겪고 있는 아동의 수, 심지어 주거 빈곤 아동의 ‘세대 수’입니다. 부산광역시 세대 수의 8%에 달하는 이 수치는 감히 얼마나 많은 아이가 주거 빈곤을 겪고 있는지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부산만의 조사에서도 이 정도 수치라고 하니 전국을 대상으로 한다면 아득할 정도로 많은 숫자의 아동이 주거 빈곤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초점에 맞추어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대상 선정과 실태 파악, 아동의 육체적/정신적 영향 그리고 환경 개선 후 변화와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성. 취재 방향은 명확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세상을 어른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들여다볼 순 없었습니다. 설득의 시간이 전체 제작 기간의 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총 다섯 가구의 현장 취재. 방 한 칸이 채 되지 않는 공간, 양변기도 없는 화장실. 좁디좁은 공간에서 일곱 식구가 생활합니다. 겨울에는 너무 추워 샤워도 할 수 없어 늘 목욕탕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마저도 금전적인 문제로 매일 갈 수는 없는 현실. 단열이 되지 않아 문 틈새로 들이치는 골바람에 시린 겨울을 보내고, 습기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구석구석 핀 곰팡이와 함께 생활합니다. 나만의 공간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은 집 안에서 몸도 뉘지 못한 채, 바깥으로 나돕니다. 주거의 그늘에 치이는 사이에 피부병, 호흡기질환, 우울증 등 육체와 정신이 병들어 갑니다. 부모는 녹록지 않은 환경을 물려준 자책으로 힘들어하고,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과한 욕심인 것 같습니다.


 아등바등 몸부림쳐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서 빈곤을 선택하지 않은 아동과 빈곤을 물려주기 싫었던 부모가 함께 아파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아동 주거 빈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빈곤이 환경을 선택한 사람들의 책임이라 한다면 주거 빈곤 문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행복하게 살아야 할 아동의 권리를 사회가 박탈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가 얼마나 환경을 바꿀 수 있는지, 환경이 바뀌면 아동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부산시와 함께 3억이 채 되지 않는 예산으로 22가구를 선정했고, 낡은 시설을 고쳐 깨끗한 방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누런 벽지를 걷어내고 말끔한 하얀색의 벽지로 새로 도배했고, 화장실에 새로이 양변기가 설치되니, “이제 화장실 가려고 밖에 안 나가도 되겠네.”라며, 짧은 웃음들이 번집니다.


 ‘사는 건 다들 똑같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22599’라는 숫자에 놀라고, 마주한 환경에 놀랍니다. 행복하게 살 권리는 늘 똑같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아동 주거 빈곤의 현실입니다. 사회가 아동의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출생률에 목메면서도 행복하게 살 권리를 외면할 때 그 숫자는 더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을 이번 취재를 통해 배웠습니다. 작은 변화에도 아이들은 내일의 희망을 꿈꿉니다. 그래서 영상기자로서 더 보여줄 것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더 변화할 것들을 보여줘야 할 책무감을 느끼며, 계속해서 아동이 행복하게 살 권리를 들여다보겠다 다짐합니다.


List of Articles
날짜 제목 조회 수
2006.08.03 제9회 지역보도부문 <무릎 꿇은 선생님> (CJB 송신의) file 9766
2006.08.04 제9회 이달의 카메라기자상 시상식 KBS 뉴스보도 file 9214
2006.09.25 제9회 보도기획부문 <다큐멘터리-향로봉> (KBS춘천 최중호) file 9476
2006.08.03 제9회 뉴스부문 <인도네시아 지진 참사> (KBS 김철호) file 9341
2021.07.23 제9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영상기획부문 부산MBC 이성욱, 손영원, 최병한, 이보문 기자 <해무> file 522
2021.07.23 제9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 KBS 조승연, 박세준, 유용규, 류재현, 박장빈 기자 <우리 시대의 소설 총리포트(7편)> file 739
2021.07.23 제9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MBC 박주영 기자 <[현장36.5] "저희에겐 장벽이에요"> 외 1편 file 427
2021.05.31 제9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KCTV 제주방송 김용민 기자 <뉴스멘터리 땅의 기억> file 446
2021.05.31 제9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인권보도부문 MBC 김희건 기자 <[집중취재M]장애인은 관리 대상? '편견'너머 공존의 세상으로> file 472
2021.01.27 제9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포항MBC 양재혁 기자 <포항MBC 특집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마라'> file 616
2021.01.27 제9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영상기획부문 KBS춘천 박영웅 기자<은빛 설원에 만개한 얼음꽃…소양강 상고대> file 619
2020.12.03 제9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KBS제주 고성호 기자 <탐사K - 우리가 외면해온 지적장애> file 457
2020.12.03 제9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인권보도부문 KBS 디지털영상팀 <이산70년 기획 "나의 살던 고향은"> file 494
2020.12.09 제95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문화보도부문 MBC충북 김병수 기자 <장인의 기록 "궁시장 양태현"> file 629
2020.11.06 제94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부문 MBC 김희건, 이지호 기자 <뉴스에 못다 전한 수해현장> file 606
2020.08.27 제93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SBS 이병주, 서진호, 양현철 기자 <바다거북 배 속 들어찬 비닐..."재활용률 21% 불과" 외 1편> file 613
2020.09.08 제93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부문 SBS 김용우 기자 <개풍군 대남 확성기 재설치 단독 포착> file 391
2020.04.08 제91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JIBS제주방송 윤인수 기자 <제주지하수 침묵의 경고> file 664
2020.01.21 제9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MBC경남 강건구 기자 <끌려간 사람들 '증언'> file 648
2020.01.21 제9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전문보도부문 인권보도 KBS제주 조세준 기자 <탐사K-기다리다 죽는 사람들> file 5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