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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뉴스부문
KBS제주 조세준 기자
 
<추자도 석산의 비밀>

 

 

 

 

 ‘우르릉 쾅쾅’

 잔잔한 푸른 바다의 고요함을 깨고 포클레인 소리가 온 바닷가를 울린다. 새벽부터 쉴 새 없이 쓰레기를 파내고 있다. 수십 년 간 폐콘크리트와 같은 건축 폐기물, 폐그물, 비닐 등을 파묻어온 불법 현장이 카메라에 담겼다.

 

 제주도에서 1시간 거리의 작은 섬 추자도에는 석산이라는 곳이 있다. 바닷가에 인접해있고 주변 경관이 무척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폐기물을 묻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그곳 현장을 찾았다. 도착하자마자 충격 그 자체였다. 온갖 건축 폐기물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콘크리트 용암이 갯바위를 덮고 바닷속까지 이어졌다. 40년 전 근처에 항구를 만들면서 필요한 돌을 마련하기 위해 이 석산을 폭파했는데, 그 아래 생긴 텅 빈 공터에 레미콘 제조시설을 만들고 각종 폐기물을 야적해온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이뤄진 행태여서 규모도 엄청났다.

 

 우선 현장에서 드론을 띄웠다. 원경에서 시작해 근경으로 미세하게 이동하는 씬을 촬영했다. 피사체와 배경을 분리시키면서 3차원의 효과를 얻고자 했고 드론을 지상으로 최대로 끌어내려 근접 촬영을 시도했다. 피해 지역이 지상뿐 아니라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바위, 바닷속까지 광범위했기 때문에 얕은 물 촬영, 수중촬영도 필요했다. 수중촬영 날짜를 잡고 전문 다이버와 함께 섬 바닥에 들어갔다. 얕은 물 촬영은 주로 고프로를 활용했다. 날씨와 조건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생각보다 까다로운 촬영이었다.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불법 행태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처음부 터 CCTV 영상 확보에 많은 공을 들였다. 우여곡절 끝에 해경부두나 종합복지관 등을 통해 CCTV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CCTV 영상에는 민관 유착 관계나 현장 은폐 의혹 등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초가 상당 부분 담겨 있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이번 취재에서 특이한 부분. 취재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취재진이 취재하는 모습을 하나하나 담아 두었다. 취재기자, 촬영기자, 오디오맨, 차량부 직원 모두가 현장을 종횡무진하는 모습이 나중에는 꽤 많은 분량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리포트에 액자 속 액자 구성으로 이 부분을 집어 넣으니 ‘취재 과정을 생생히 보여줘 현장감이 살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최종 단계인 편집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리포트 초반부의 구상부터 영상을 고려해 고민했다. CG를 쓸 부분과 그 내용, 보여줄 영상 분량의 안배, 기사와 영상의 구성, 최종 편집 등까지 모두 사전 계획된 것에 기초했다. 기사도 그러한 사전 구성 위에서 작성됐다.

 

 방송이 나가고 현재는 경찰의 압수 수색과 감사위원회 감사가 진행 중이다. 현장 역시 복구 작업이 시작되었다. 레미콘 제조시설은 합법적인 장소에 따로 마련이 되고 폐기물은 바지선을 통해 반출되었다.

 

 불법인 줄 알면서 40년 동안 모두가 환경훼손에 대해 눈을 감아 왔다. ‘섬 이니까 어쩔 수 없지’ 하는 인식이 팽배했다. 의지만 있다면 불법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것. 이번 취재의 핵심 주제였다. 사각지대에 있던 진실을 카메라에 담아 세상에 보여줌으로써 작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다.

 

 같이 고민하고 발로 뛴 강인희, 문준영 기자의 노력이 없었으면 리포트는 제작될 수 없었을 것이다. 수중촬영에 도움을 주신 보도국장님, 뒤에서 묵묵히 도와준 영상기자 동료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조세준 / KBS제주    조세준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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