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제86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기획보도부문
MBN 박세준 기자
 
<미세먼지 마스트 제조 문제 단독 연속보도>

 

 

 

미세먼지 매우 나쁨

 “아빠.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야. 마스크 꼭 써야 해”

  딸아이의 그 한마디에서 취재가 시작됐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까지 온국민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미세먼지 마스크,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마침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계속되던 지난 2월,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기로 발표했다.

 

 취재 전, 검색을 하던 중에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 부업을 자택이나 부업장에서 할 수 있다는 문구를 발견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

  부업장에 찾아가 보니 미세먼지 마스크 끈을 따로 붙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인체의 민감한 부분에 직접 닿는 마스크가 여러 작업자의 손을 타며 나뒹굴고 있었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약사법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어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곳에서만 만들어야 한다. 우선은 작업장 분위기를 몰래 촬영했다. 포장지를 보니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알 만한 - 그만큼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 상품이었다. 미세먼지 마스크의 대부분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유명 회사 상표를 보고, 그것을 믿고 구매한다. 식약처 인증마크가 박힌 유명 제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공간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까맣게 모르는 채로.
 

취재 한계에 봉착

 마침 인터넷 카페에 유명 업체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글을 접하게 됐다. 쪽지를 통해 피해 고객을 수배했다. 이물질이 나왔다는 문제의 업체에 대해 사전 취재도 했다. 건물을 미리 돌아보다가 허가받지 않은 옆 건물에서 출입문을 막아놓고 비밀리에 마스크를 제조하고 있는 것도 눈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기자 신분을 밝히면 쫓겨날 게 뻔했고 취재진 만으론 공장 내부 깊숙한 곳까지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취재진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에 동행 단속 취재를 요청했다.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특사경에 그동안 확보한 영상을 보여주며 설득했다. 2주일 만에 경기도 특사경이 움직였고 현장 단속 동행을 할 수 있었다.
 

“잘못했습니다.”

 단속반을 대동한 것은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예고 없는 방문에 업체 측은 당황했다. 물건을 옮긴 문제의 건물에 들어가니 미세먼지 마스크 완성 제품이 가득 쌓여 있었다. 업체 측은 허가받은 곳이 아닌 곳에 보관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제조 행위는 없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동행한 특사경 단속반은 전문가들이었다. 두 번, 세 번, 제조 행위가 없느냐고 다그치며 묻는 경찰에 업체 사장은 불법 제조나 증축은 절대 없다고 마지막까지 주장했다. 2시간이 흐르고 특사경은 막힌 출입문을 뚫고 올라가 불법으로 들여놓은 제조 시설을 찾아냈다. 업체 사장은 그제서야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주문량이 너무 많아 기존 시설로 감당이 안 됐었다며, 뒤늦게 용서를 빌었다.

 

 해당 업체는 홈쇼핑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 마스크 주문량이 늘자 하루에 4만 개를 찍어내는 기계 3대를 몰래 더 들여놓았다. (해명을 다 신뢰할 수 없겠지만) 업체가 인정한 불법 제조량만 해도 60만 개가 넘었다.

 

 처음에 발견한 마스크 부업장도 특사경과 동행 단속을 했다. 원청 업체까지 동시에 단속했다. 사장은 원가를 낮추려고 법을 어겨가며 일감을 맡겼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 업계에는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변명했다.

 

 안정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미세먼지 마스크가 식약처 허가 마크를 달고 전국 곳곳에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보도 이후 식약처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업체를 전수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43곳이 특사경 단속에 적발됐다.
 

피해자는 소비자

 보도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기사 댓글에는 잘못을 저지른 업체인데 왜 상표를 가리냐며 항의성 글이 도배됐다. 인터넷 맘 카페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모자이크 돼 있는 상품의 제조원까지 알아내고 서로 정보를 공유했다. 심지어 공장 외경의 화면을 캡처해 인터넷 지도 거리뷰와 대조해 가며 공장 주소까지 파악해 항의하러 간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건강과 밀접한 제품을 믿고 구매했던 소비자들이니 배신감과 실망감이 컸으리라.
 

기자의 소명의식

 세상은 슈퍼히어로와 같은 어마어마한 영웅이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직업적 소명을 다하는 평범한 이들로 인해 유지된다. 그렇지 않을까? 그런 세상 속에서 기자는 끈기와 집요함을 가지고 성역 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다. 현장의 진실을 용기 있게 보도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의무다. 물론 이 간단한 명제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른다 -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작은 어려움들은 늘 있지만 그것들을 이겨내고 우리의 소명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취재에 큰 도움을 준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에 고마움을 표한다. 막강한 취재력과 환상의 팀워크로 함께 취재한 이재호 선배, 윤길환 기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박세준 / MBN    (증명사진) MBN 박세준.jpg

 


  1. 제111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 YTN 시철우 <YTN 탐사보고서 기록 (강제동원-피해자 없는 시대)>

    멀티보도부문 YTN 시철우 탐사보고서 기록 (강제동원 - 피해자 없는 시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금주 할머니가 도쿄지방재판소에 제출한 2584장에 달하는 소장과 10년 넘게 할머니가 작성한 일지, 100여 편이 넘는 비디오 자료를 전수 분석해, 한국과 ...
    Date2023.07.24 Views121
    Read More
  2. 제111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인권,노동보도부문 - MBC충북 김병수 <'검은 속삭임 널 구해줄게' 기획보도 7편>

    인권·노동보도부문 MBC충북 김병수 <‘검은 속삭임 널 구해줄게’기획보도 7편> 가출청소년들을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온라인에서 그들을 유혹하여 성 착취하는 ‘헬퍼’라 불리는 성인 남성들을 추적, 고발하고, 미성년자의제강간죄 5년 치 판결문 687건과 피고...
    Date2023.07.24 Views117
    Read More
  3. 제110회 이달의영상기자상 뉴스특종단독보도부문 - MBC 김준형 <포탄 해외 반출 단독 보도>

    <포탄 해외 반출 단독 보도> MBC 김준형  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현장을 오롯이 전달 하는 것. 권력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영상기자의 첫 번째 역할!’  〈MBC 김준형〉  ▲6월 13일 제110회 영상기자상 수상자들  영상기자는 실제 현장을 카...
    Date2023.05.26 Views399
    Read More
  4. 제110회 이달의영상기자상 지역뉴스특종단독보도부문 - 목포MBC 홍경석, 노영일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연속단독보도>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연속단독보도> 목포MBC 홍경석, 노영일  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세금으로 쇼핑’, 700억대 전남도청 사무관리비의 은밀한 비밀 <목포MBC 홍경석> 내돈으로 쇼핑몰 물건을 살 때 과연 19%의 웃...
    Date2023.05.26 Views163
    Read More
  5. 제110회 이달의영상기자상 뉴스탐사기획보도부문 - SBS 하륭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SBS 하륭  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SK와 특정 사모펀드 운영사의 거래에 불법 정황에 대한 의혹이 보인다!”  〈SBS 하륭〉  탐사취재부에 온지 1년만에 위와 같은 내용을 회의에서 듣고 흥분이 가...
    Date2023.05.26 Views200
    Read More
  6. 제110회 이달의영상기자상 보도특집다큐부문 - 제주MBC 김현명 <4.3특집 남겨진 아이들>

    <4.3특집 남겨진 아이들> 제주MBC 김현명  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국가 폭력에 부모형제 빼앗긴 제주 아이들의 이야기  〈제주MBC 김현명〉  [직권재심] 직권재심제도는 제재대상자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서 제재...
    Date2023.05.26 Views137
    Read More
  7. 제110회 이달의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 MBC 손지윤 <[현장36.5] 응급구조사가 된 세월호 생존 학생>

    <[현장36.5] 응급구조사가 된 세월호 생존 학생> MBC 손지윤  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그래도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것이다  〈MBC 손지윤〉  ▲세월호 생존학생, 장애진 응급구조사  어느 날 밤의 참회로 시작된 기사 참혹했던 작년 핼러윈데...
    Date2023.05.26 Views215
    Read More
  8. 제110회 이달의영상기자상 인권, 노동보도부문 - KBS제주 고진현 <절대 극비>

    <절대 극비> KBS제주 고진현  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가려진 한국사의 비극. 절대극비 ’예비검속‘에 마주하다.  <KBS제주 고진현>  한국 현대사에 가장 큰 비극인 제주 4·3은 올해가 75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그리고 6.25 정전협정이 체결...
    Date2023.05.26 Views158
    Read More
  9. 제110회 이달의영상기자상 국제, 통일보도부문 - SBS 최대웅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기획보도>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기획보도> SBS 최대웅 1. [미니다큐] 노병의 고백 2. [이슈Q&A] "한국군 학살 없었다"는 국방부…진실은?  제110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역사의 과오 인정하고 반복하지 말아야  〈...
    Date2023.05.26 Views147
    Read More
  10. 제10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뉴스탐사기획보도부문 - KBS대구 최동희 <욕창이 온다>

    욕창이 온다 KBS 대구 최동희 KBS대구 최동희 기자가 취재한 지역뉴스탐사기획보도부문 <욕창이 온다>는 중증질환으로 인해 자기 신체 결정권이 없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처한 ‘욕창’이라는 질병이 개인과 개별 가족 단위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심과 지원...
    Date2023.03.23 Views378
    Read More
  11. 제10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인권, 노동보도부문 - KBS대전 심각현 <외면의 기록, 생존자>

    외면의 기록, 생존자 KBS대전 심각현 인권,노동보도부문 <KBS대전 개국 80년 UHD특별기획 '외면의 기록, 생존자'>는 지난 1년간 전국의 일제강제동원피해생존자들을 찾아가, 그들이 일제강점기 조세이광산, 미쓰비시 중공업 비행장, 구마모토 비행장 건설현장...
    Date2023.03.23 Views315
    Read More
  12. 제109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국제, 통일보도부문 - MBC 정인학, 김준형 <튀르키예 지진현장 연속보도>

    튀르키예 지진현장 연속보도 MBC 정인학, 김준형 국제,통일보도부문상을 수상한 MBC 정인학, 김준형 기자의 <튀르키예 지진 현장 취재 시리즈> 보도는 지난 2월 6일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을 현장취재한 보도로 대지진 피해를 당한 튀르키에 피해상...
    Date2023.03.23 Views308
    Read More
  13.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공동수상) - KBS부산 이한범, 장준영 <KBS특별기획 2부작 아포리아>

    <KBS특별기획 2부작 아포리아> KBS부산 이한범, 장준영 1편 2편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처음 특집을 시작하기로 하고 많은 걱정이 들었다. ‘원전’, ‘사용 후 핵연료’, ‘영구처분장’ 등 지루하고 어려운 주제는 영상기자로서 소위, ‘그림 안 되...
    Date2023.01.30 Views243
    Read More
  14.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환경보도부문 (공동수상 ) - MBC 장영근 <[물이 밀려온다] 인도네시아 해수면 상승 기후위기 연속보도>

    <[물이 밀려온다] 인도네시아 해수면 상승 기후위기 연속보도> MBC 장영근
    Date2023.01.30 Views247
    Read More
  15.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새로운 시선'부문 JTBC 이주원 <"누구나 깨끗한 집"...윤 정부 '주거 사다리' 약속 지켜졌나

    "누구나 깨끗한 집"...윤 정부 '주거 사다리' 약속 지켜졌나 JTBC 이주원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누구나 깨끗한 집"…윤 정부 '주거 사다리' 약속 지켜졌나>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6개월, 후보자 시절 국정 과제들 중 [국민 안전], [코로나 손...
    Date2023.01.30 Views288
    Read More
  16.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KBS청주 강사완 <지방과 청년, 회사 밖으로 출근>

    <지방과 청년, 회사 밖으로 출근> KBS청주 강사완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소감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지역에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할 기회가 없었던 찰나, 나에게 첫 특집 프로그램 제작의 기회가 주어졌다. 특집을 제작해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Date2023.01.30 Views316
    Read More
  17. 제10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보도특집다큐'부문 MBC강원영동 김창조 <여음(餘音)아직, 남겨진 소리>

    <여음(餘音)아직, 남겨진 소리> MBC강원영동 김창조
    Date2023.01.30 Views303
    Read More
  18. 제10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특종단독보도'부문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 대통령 비속어 취재

    대통령 비속어 취재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 대표> - KBS: https://youtu.be/Fa2opwu2GrI - MBC: https://youtu.be/1QX2fBTdb6E - SBS: https://youtu.be/b1NJwt08PpQ - MBN: https://youtu.be/7Vui4VF3pWo - OBS: https://youtu....
    Date2022.11.25 Views540
    Read More
  19. 제10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뉴스특종단독보도'부문 목포MBC 노영일 허술한 경찰 야간당직 체계 연속보도

    허술한 경찰 야간당직 체계 연속보도 목포MBC 노영일 제10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 소감 ‘무안경찰서는 무인경찰서’ 무안군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의 강도, 성폭력 사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월 11일 새벽 무안경...
    Date2022.11.25 Views266
    Read More
  20. 제10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지역뉴스탐사기획보도'부문 KBS광주 이성현 햇빛∙바람에 멍들다 - 재생에너지의 명암

    햇빛∙바람에 멍들다 - 재생에너지의 명암 KBS광주 이성현 제10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수상 소감 도시사람들은 모르는 재생에너지 속 농어촌사람들의 눈물 사람들이 사라지는 농어촌을 대체하는 재생에너지 시설 정부와 지자체는 재생에너지가 낙후된 지역 발...
    Date2022.11.25 Views33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