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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취재, 기자 안전 보호 장치 ‘절실’

취재 전후 검진ㆍ지속적 사후 관리해야…기자 스스로 안전 지키려는 의지도 필요

 

 

후쿠시마 원전 사진 (여수MBC).jpg

▲ 지난 8월 29일 방송된 여수MBC 뉴스데스크 <아직도 끊고 있는 원자로…‥후쿠시마 ‘Y존'을 가다> 방송화면 갈무리<사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지역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현장 기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과 9월 후쿠시마 현장 취재물을 내보낸 SBS는 취재진에 대해 건강검진(염색체 검사)을 실시하지 않았다. SBS는 2011년 당시 일본에 다녀온 취재진 전원을 대상으로 원자력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원전 지역을 취재한 기자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BS의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정한 통제선까지만 접근했고 가이드도 동행한 상황이라 후쿠시마가 위험 지역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기자들이 검진을 요청했으면 얼마든지 해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 검진만 시행한 곳도 있다.

 여수MBC는 지난 8월 도쿄전력의 허가를 받아 후쿠시마 원전 내부를 취재해 <아직도 끓고 있는 원자로…후쿠시마 ‘Y’존을 가다>를 보도했다. 취재진은 후쿠시마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뒤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원전 취재를 떠나기 전 안전 교육을 받는 등 사전 조치는 없었다. 올해 두 차례 후쿠시마 취재 기사를 내보낸 KBS 역시 취재진들에 대한 사전 검진은 이뤄지지 않은 채 사후 검진만 실시했다.

 

 후쿠시마 취재를 다녀온 한 기자는 “취재를 떠나기 전 해당 지역이 어느 정도로 위험한지 몰라 어디까지 준비를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며 “피폭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취재를 떠나기 전과 후의 결과를 비교해야 하는데, 다녀와서만 검사를 받은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9월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문제를 집중 보도한 MBC는 취재진이 원자력 병원에서 취재 전 사전 검사 및 취재 후 사후 검사를 받도록 하고 필요한 장비를 지원했다. 특히 MBC는 미혼 기자에 대한 출장 지시가 떨어진 데 대해 문제가 제기되자 내부 논의를 거쳐 ‘유전적 문제 등 여러 위험 요소가 있는 지역인 만큼 지원자가 가는게 맞고, 특히 미혼인 기자들은 되도록 가지 않는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자들은 언론사가 원전 취재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BS는 지난 6월 개정한 ‘KBS 재난방송매뉴얼’에 “원전 관련 사고를 취재할 경우 원전 사고 시설 부근의 취재는 방사선 수치를 측정하는 휴대용의 방사성 계측기를 갖추는 등 안전에 충분히 유의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회사 차원의 취재진 안전 보호 규정은 없다.

 

 KBS의 한 기자는 “염색체 이상이 발견될 경우 사후 검진만으로는 그 원인이 원전 취재 때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도 반드시 검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BS는 원전 취재를 다녀온 취재진이 염색체 이상이 발견됐지만, 사후 검사만 실시한 상태라 피폭 원인을 비교할 자료가 없어 산재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BS는 보도본부 차원에서 △원전 취재 전 사전검사 진행 △원전 취재 후 검사 진행 △각 부서 예산이 아닌 회사 차원의 검사비용 지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회사 차원의 보상 및 산재 대응 방안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지난 9월에 2박 3일 일정으로 후쿠시마 취재를 다녀온 MBC 현기택 기자는 “회사가 원자력 병원에서 취재 전 사전 검사 및 취재 후 사후 검사를 통해 후쿠시마현 취재 이후의 신체의 이상 변화에 대해 추적 관찰할 수 있게 해 주었고, 필요한 모든 장비 등을 지원해 주었다.”며 “사전 사후 검사를 실시하게 한 점은 분명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현 기자는 이어 “아직 방사능 물질로 인한 피폭이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고 20~30년 이후에 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사후 관리 차원에서 지속적인 검진, 암보험 가입과 같은 실질적인 보상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SBS의 한 기자는 “언론사가 기자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게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면서도 “SBS는 위험 지역 취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어 전쟁이나 재난 지역을 취재할 때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만큼, 기자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를 회사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BC의 한 기자도 “기자 정신을 갖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의 안전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기자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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