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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럼>

외압에 대한 언론인의 자세

 언론노동자는 늘 두 가지 차원의 갈등을 느낀다. 하나는 양심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양심을 희생시키고 다른 이익을 구할 것인가 하는 갈등이다. 다른 하나는 회사 내외부의 각종 압력이나 유혹을 뿌리칠 것인지 아니면 받아들일 것인지 하는 갈등이다. 이런 갈등은 언론노동자들이 스스로 풀거나,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해소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진실을 다투는 언론인에게 스스로 양심을 지키려는 의식과 노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어떤 시대, 어떤 나라를 보아도 양심에 따라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며, 약자의 권리를 수호하려는 언론인에게는 회유와 탄압이 잇달았다. 그래도 언론인들이 자기희생적인 정신으로 압박을 물리치면서 진리는 더 환하게 밝혀졌고, 정의는 수호되었다. 그러나 언론환경이 더욱 더 생존 경쟁의 압박을 받으면서 이윤 추구를 위해 매체산업은 발가벗고 돈 벌이에 나섰다. 일부 신문기업은 부동산, 증권에 투자하고, 더러는 호텔을 운영하거나, 상품권을 발행하는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종사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버는데 동원되곤 하였다. 언론을 무기로 다른 사업에서 이익을 얻자는 심산이다. 언론종사자들은 진실과 정의 추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많지만 그 반대로 언론생산 과정에서 사적 이익, 자본의 이익을 위해 거짓과 왜곡 보도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많았다. 이런 과정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내외부의 압력, 압박이 아니라 언론노동자들이 왜곡된 현실에 순치되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꺼리 낌 없이 하는 것이다.

 언론종사자들은 아무런 주저 없이 외압을 물리쳐야만 한다. 사람이 독약을 거부하듯이 회유나 압력을 거부하는 것은 언론인이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이것은 언뜻 쉬운 말처럼 보인다. 그러나 온갖 유혹과 압력이 따르는 언론인에게 상식을 지키라고 요구를 쉽게 할 수 있지만 언론현장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너무 많은 유혹과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의니 진실이니 하는 추상적인 구호보다 상식을 지킨다는 마음만 있어도 부당한 압력이나 회유를 거부할 수 있을 것이다.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도 언론인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본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야말로 언론인에게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

 카메라 기자는 언론인들이 일반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를 예외 없이 지켜야 하되 영상 보도의 영향력을 감안하여 더 신중하고, 더 공정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카메라 기자는 영상보도라는 ‘핵폭탄’만큼이나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카메라 앞에서 당당해질 기업인, 정치인, 지식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어떻게든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멋지게 반영되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쓸 것이다. 영상 보도를 통제해서 얻는 이익이 클수록 돈과 권력 지식을 가진 집단의 회유와 압박이 따라서 커진다. 그럼으로 카메라 기자가 진정으로 올곧은 언론인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려면 카메라를 핵폭탄 다루듯이 신중하고, 또 신중할 것을 권한다. 또 내부적으로 영상보도 강령을 두고, 이를 위반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학계, 시민단체 등 시민사회와 교류의 폭을 넓히기를 권고한다. 또 강력한 언론노조운동이 있지 않는가? 내외부의 압력을 물리칠 공간은 넉넉하다. 문제는 언론인들이 그럴 의지가 있어야 한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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