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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0일, 고려대 전경대학 후문에 2장짜리 대자보가 걸렸다. 이 대자보는 인터넷에 올려진지 4시간 만에 약 500회가 공유되고 25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이후 여러 대학의 수많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써 붙이며 소위 '안녕들 하십니까 사태'가 일어났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SNS에도 연일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제목의 대자보와 이를 인증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는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우리 세대에게 사회의 여러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였다. 그러나 자보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본연의 역할을 잊은 채 하나의 유행처럼 양산되었다.
 초반의 자보들은 사회 문제에 대해 침묵하지 않기를 말하고 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예컨대 자보를 통하여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문제에 묵인하지 않고 집중하게 되는 반응과 공감을 양산했다. 자보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서로의 이견을 확인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념의 문제로 확장되면서 서로의 이념을 헐뜯는 비난의 장이 되었다. 철도 민영화에 대해 찬성하는 청년은 반 민주주의적인 것처럼 여겨지고 소위 ‘일베충’이라고 불리며 인터넷 상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자 보수성향은 진보성향을 ‘좌좀’이라 부르며 서로를 비난했다. 이러한 편협한 시각으로 인한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분명히 철도민영화와 철도노조파업이 그때의 중요한 화젯거리이긴 했으나 우리를 안녕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 뿐만은 아니다. 학생들은 자신과 더 관련이 있고 진심으로 안녕하지 못한 문제로 눈을 돌려야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사람마다 다르게 그려진다. 사안에 대한 개인의 시선은 각각 다 다르며 누구의 의결과 예측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다. 처음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분명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러나 이는 점점 지나치게 서로간의 존중과 이해를 무시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유행성 정치놀이를 통하여 사회적 갈등만 심화시킨 셈이 되었다. 분명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존재 한다.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사람은 아니다. 나와 반대되는 의견이 있다면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상대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 또한 상대의 노력에 귀 기울일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우리 젊은 층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민주주의와 공익의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일원으로서 진정으로 안녕한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행동할 때 신드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청년운동이 되고 우리가 원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주연 / 8기 명예카메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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