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8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충무로의 밤을 지키고 있을 또 다른이들에게
“신차장, 협회 편집부장 좀 맡아줘..”
“헉! 선배.. 다른 어떤 일이라도 다 맡을 테니 신문 만드는 것만은 제발 좀…”
팀 선배인 태양식 회장이 2011년 카메라기자협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회장사 후배로서 당연히 협회 집행부 일을 도와야 할거라는 
오는 이미 하고 있었던 차였다. 
그러나 하필 매달 협회보를 만드는 편집부장이라니… 다른 건 다 도와드려도 그것 못하겠다고 며칠을 버텼었던 같다. 
대학시절 3년을 학보사 생활을 한 탓에 마감 전에 원고를 맞추고 인쇄소에서 최종 교정을 하며 
소위 ‘날밤을 까야 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 ‘트라우마’가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고 할까? 
아무튼 나의 학창시절 트라우마에 기인했던 편집부장 ‘고사 작전’은 협회장님과 사무국장님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좌초하고 만다.
‘그래 어설펐던 대학 학보보다 그래도 현직 프로들이 만드는 협회보는 좀 나을 거야.’
다소 근거 없는 낙관론이 자신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첫 협회보를 만드는 날,
충무로 인쇄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왠지 가볍지 않았다. 역시나.. 마감을 앞두고 넉넉하게 한 달 정도 시간을 두고 청탁했던
원고 중에 반 이상이 웹하드에 올라와 있지 않은데다 그나마 올라온 원고들 중에 손봐야 할 것들이 수두룩했다. 
일단 초벌로 나온 8절지면에 기사들을 수정하고 레이아웃도 좀 바꾸고 헤드라인과 소제목들 뽑고 사진 캡션도 
다듬고 하는 순간… 뭔가 불길한 ‘기시감’이 몰려왔다.
‘이러다 자정을 넘기겠구나..’ 역시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초저녁에 시작한 첫 협회보 교정 작업은 자정을 넘어 새벽 2시 즈음에야 끝이 났다. 
그래도 대학 시절처럼 아침 해를 보지 않은 게 어디냐며 자조하듯 집에 돌아가 새우잠을 자고 출근해 졸린 눈을 비벼대는 생활이 
두 달에 한번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햇수로는 2년, 격월로 충무로 인쇄소에서 하얗고(?) 뜨거운 밤을 보내야 했다. 
물론 힘든 기억만 있었던 건 결코 아니다. 각 사 편집위원들로 구성된 사전 편집회의에서 아이템 선정을 하는 과정에서 당시 정치, 
사회적 상황등과 맞물려 각 사 구성원들과 치열하게 토론했던 기억은 물론 탁월한 문장력과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을 가진 
각 사의 숨은 인재들의 보석 같은 글들을 협회보에 싣는 일은 아직도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최종 인쇄를 넘기는 날은 협회장님과 사무국장님, 편집위원들 모두 충무로 인쇄소에 모여 같이 밤을 새워야 했기에 
최종 판을 넘기고 난 후 묘한 성취감에 충무로 새벽거리의 선술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기억은 아직도 입가에 훈훈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
아무튼 협회보의 100호 발간에 부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는 데 소소한 긍지를 느끼며 
아직도 충무로의 밤을 지키고 있을 또 다른 이들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SBS_신진수.jpg

2011년·2012년 편집장
신진수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조회 수
온 나라가 슬퍼했습니다 2009.07.16 4416
오른쪽 어깨의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며 2008.04.25 6543
영화<택시운전사>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되었다. file 2017.08.30 488
영화 ‘택시운전사’ 모티브 된 故 위르겐 힌츠페터 file 2017.08.30 616
영상취재기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2007.05.17 5982
영상취재 조직 왜곡 우려 file 2011.07.22 3533
영상저작권과 저널리즘 세미나 등 하반기 사업 확정 2013.07.30 2014
영상저작권과 방송저널리즘 세미나 개최 file 2009.11.26 5347
영상저널리즘의 초상권 세미나 열려 file 2017.08.29 672
영상을 통해 기록되는 역사의 사실 보도영상실록 file 2020.01.08 353
영상시대의 새로운 도전 2006.05.18 6088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이 뉴스 품질 결정, 영상기자와 영상기자상의 명예를 높이다. file 2019.03.12 476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대학 교재용으로 재출간 file 2021.04.15 439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관심 높아 file 2019.01.02 381
영상미디어센터의 시대가 도래한다! 2006.04.18 5681
영상기자들, UHD시대에도 주취재장비로 ‘ENG카메라’ 가장 선호 file 2022.07.01 988
영상기자, 현장이 위험하다 file 2018.07.04 1152
영상기자, 저작인격권 인정받는다 file 2021.01.06 422
영상기자,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문제는 없는가 file 2018.10.19 472
영상·편집 가이드라인 만들어 내부 공유한 MBC·SBS file 2020.09.10 411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40 Next
/ 40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