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56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그때 카메라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를 발간하며...

“카메라기자들의 마음만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전해지길”

 카메라기자협회 지원으로 험지교육을 마치고 돌아와 출근하는 길. 올림픽대로는 꽉 막혀있었지만 가을햇살이 너무 포근해 짜증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막히는 길 위에서 이런저런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었다. 그때 문득, 지금까지 다녔던 해외출장들이 떠올랐다. 카메라기자가 된 후 12년, 참 많은 곳을 다녀왔구나! 기억을 되살리려 했지만 두세 곳을 제외하곤 기록으로 남겨놓지를 않아 막연하기만 할뿐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도 알 수가 없다. 사진으로나마 남겨두었으면.... 너무 아쉬웠다. 책 한권 써도 될 만한 이야기꺼리들이 게으름과 무관심 때문에 한두 장 채울 만큼도 기억에 남아있질 않다니....

 사무실에 도착해 부서원들에게 출근길에서 느꼈던 심정을 이야기하며, 혼자서는 힘들지만 모두가 함께하면 책 한권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했다. 당시 팀장인 장준영 부장을

 비롯한 여러분이 카메라기자들의 해외출장 경험담을 소재로 책을 써보자는데 의견을 모아주었다. 작년 9월의 일이다. 돌이켜보면 팀원 모두가 너무도 자랑스럽게 느껴진 순간이다.

 한명이 글 하나씩만 쓰면 당장 3개월여 남은 연말에도 출간이 가능할 듯싶었다. 저술계획서를 만들어 여러 출판담당자들에게 메일을 띠우기 시작했다. 돌아온 답변은 대부분 콘셉트는 마음에 들지만 저자가 너무 많아 어렵다는 것이었다. 생각만큼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제안자의 입장에서 가장 크게 간과했던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오히려 글도 빨리 쓸 수 있고 쉬울 것이라 싶었던 일이 가장 큰 장애가 될 줄이야. 저자가 많은 출판을 가장 꺼려한다는 것을 출판사가 정해지고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두 세 명만 되도 각자 다른 의견을 통일하기 힘든데 50명이 넘는 글쓰기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구상한 콘셉트 그 자체를 받아들여 돈 들이지 않고 출판할 수 있는 길이 막힌 것이다. 난감했다. 언론재단의 문을 두드려보기로 했다. 몇 군데에서 퇴짜를 맞고 시름에 잠겨있을 무렵 ‘삼성언론재단’으로부터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회사에서도 도움을 주었다. 밑천은 마련된 셈이다.

 이젠 글쓰기만 남았다. 한 분 한 분 쓰기 시작한 글감이 모여 55개가 되었다. 변영우 본부장을 비롯해 이형기 팀장, 김영창 팀장, 선후배 동료 대부분이 자신들의 소중한 이야기보따리를 아낌없이 풀어 주었다. 그렇게 해서 “그때 카메라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라는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나의 눈물을, 너의 눈물을, 그리고 우리의 눈물을 담은 차가운 카메라 속의 뜨거운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말이다.

 카메라기자 55명의 마일리지를 얼핏 계산해보았다. 천만마일은 족히 되지 않을까 싶다. 그 거리만큼이나 거기에 깃든 각자의 사연들은 얼마나 다양할까? 남극을 비롯해 오지, 지진과 쓰나미로 상처입고 고통 받은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느낀 가슴시린 이야기들, 공안에 쫒기고 전쟁 중인 땅에 억류되어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던 사선에서의 기억 등 카메라기자만이 겪을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경험 있는 카메라기자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자기고백도 진솔하게 담겨있다.

 IMF 구제금융 때보다 힘든 시기라는 탄식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카메라는 차갑기보다 나와 너, 우리 모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온기로 가득해야 한다. 우리의 책이 지향하고자 했던 대목이다. 비록 카메라는 차갑지만, 그 속을 가득 채운 카메라기자들의 시선은 너무도 따뜻하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투박한 글이지만 카메라기자들의 마음만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생생하게 전해지리라 믿는다.

 또 하나의 바람은 우리의 책을 통해 일반 독자들이 카메라기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은 카메라를 들고 일하는 사람들을 흔히 감독(카메라감독)으로 알고 감독님이라 부른다. 호칭의 호불호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의 영역이 확연히 구분되어 있음에도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도 감독님이란 호칭이 어색하고 난감할 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일일이 차이점을 설명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기자라는 본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면 그 걸로 족하다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이름 붙여진 카메라기자라는 호칭도 소중한 것이기에 그렇게 불려 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조정영 / SBS 영상취재팀 차장 


  1. 미디어발전위, 합의안 도출 쉽지 않아 보여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위원장 강상현, 김우룡)의 활동 기간이 40일 여일 남은 지금, 6월 임시국회 최대쟁점인 언론관련법에 대한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그중 핵심인 신문·방송의 겸영 문제에 대해 여야 위원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6...
    Date2009.05.06 Views4641 file
    Read More
  2. 방송회관 등 방송발전기금 전환 대상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코바코)가 보유한 방송회관·프레스센터 등은 방송발전기금 전환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다만 구체적인 전환 범위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광고공사가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법령해석이 나왔다. 법제처는 2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
    Date2009.04.30 Views4984 file
    Read More
  3. ‘PD수첩’ 제작진 4명 체포

    방송인총연합회 등 강력 반발 28일 MBC <PD수첩> ‘한미 쇠고기 협상 재조명’ 방영 검찰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보도 사건과 관련해 조능희 전 책임PD와 김은희 작가 등 MBC PD수첩 제작진 4명을 체포한 소식을 듣고 방송인총연합회와 방송4사구성작가...
    Date2009.04.29 Views5165 file
    Read More
  4. MBC 압수수색 또 무산

    MBC 노조, “검찰이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맞서 싸울 것” 22일 오전, 검찰이 MBC 본사에 대해 두 번째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MBC 노조원들의 저지로 실패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지난해 4월 PD수첩을 통해 방영된 미국 현지 인터뷰가 ...
    Date2009.04.23 Views5047 file
    Read More
  5. MBC 엄기영 사장, 해임안 통과 되나

    MBC 엄기영 사장, 해임안 통과 되나 “현재로서는 해임 가능성 크지 않아 보여”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일부 이사들이 제출한 엄기영 사장에 대한 해임안과 관련, 오는 27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방문진은 17일 오후 정기...
    Date2009.04.22 Views4977 file
    Read More
  6. YTN ‘돌발영상’ 6개월 만에 부활하다

    “돌발영상의 완전한 부활은 정유신 기자가 돌아오는 그 때” YTN <돌발영상>이 방송을 다시 시작한다. 방송 중단 6개월 여 만인 오늘(20일) 오후 1시 ‘뉴스의 현장’ 시간에 다시 전파를 타게 된 것이다. <돌발영상>은 정치 현장 등의 이면을 유머나 풍자를 통...
    Date2009.04.21 Views4720 file
    Read More
  7. MB정부, 미친 겁주기 병에 걸렸나?

    MB정부, 미친 겁주기 병에 걸렸나? “권력의 언론 탄압에 끝까지 맞설 것” 검찰이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취재 원본테이프 확보를 위해 MBC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MBC 직원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검찰은 그러나, 몇 차례 더 압수수색을 시도...
    Date2009.04.14 Views4483 file
    Read More
  8. No Image

    <YTN은 지금!> "투쟁 끝났습니까?"

    YTN은 지금! “투쟁 끝났습니까?” "제가 너무 짐이 된 것 같아 할 말이 없습니다." 구치소를 나온 노종면 위원장이 눈시울을 붉히며 했던 말이다. 위원장을 바라보는 노조원들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노조는 파업을 끝내고 사측을 향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
    Date2009.04.14 Views4470
    Read More
  9. No Image

    <줌인> 언론인 잡는 정부

    <줌 인> 언론인 잡는 정부 지난 달 24일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이 구속됐다. YTN 구본홍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사장실을 점거한 혐의다. 이튿날인 25일 밤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MBC PD수첩 이춘근 PD가 체포됐다. 함께 체포영장이 ...
    Date2009.04.14 Views4389
    Read More
  10. 퇴직 선배님 공로패 수여식 가져

    협회는 지난 4일, 전주 코아 리베라 호텔에서 KBS 전주총국 박남채 부장과 전주MBC 김진국, 이찬복 부국장에 대한 공로패를 수여식을 가졌다. 이 공로패는 퇴직하는 선배들에 대한 후배들의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방송의 발전과 공정한 보도영상 확...
    Date2009.04.14 Views4745 file
    Read More
  11. SBS '8시 영상'을 소개합니다!

    “내게는 꿀맛 같은 8시 영상”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에 쫓기던 한 사내가 벼랑 끝에 다다랐다. 이제 호랑이 밥이 되거나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순간! 머리 위 나무에 있는 벌집에서 한 방울 꿀이 떨어진다. 그 꿀 한 방울...
    Date2009.04.14 Views4760 file
    Read More
  12. MBC 조직 개편, 대대적 인사 단행

    MBC 조직 개편, 대대적 인사 단행 지난달 6일, MBC가 조직을 축소 개편했다. MBC는 1실 8본부, 19국 69부, 16CP로 구성된 조직을 1실 6본부, 12국 90부로 줄였다. 특임CP, 전문프로듀서 등 유사 보직 53개를 폐지조직 구조를 본부-국-부로 단순화했으며, 미래...
    Date2009.04.14 Views5051 file
    Read More
  13. <인터뷰> 윤재구의 싱싱 다이어트

    <건강한 몸, 멋진 몸 만들기> 윤재구의 싱싱 다이어트 “윤재구 님! 건강검진 결과 나왔습니다. 비만 1단계에 고지혈증, 지방간, 담낭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꼈고요…” 회사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들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옆에서...
    Date2009.04.14 Views5258 file
    Read More
  14. No Image

    <줌 인> "붙잡지마세요!"

    “잡지마세요” “잡지마세요”란 한마디와 함께 소매를 툭툭 털며 법정을 빠져나가는 국회의원이 있었다. 얼마 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항소심 유죄 선고가 난 국회의원에게 기자가 인터뷰를 시도하다가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 와중에 그 국회의원...
    Date2009.01.17 Views5076
    Read More
  15. 제21대 신임 협회장 인삿말 "서로 사랑하는 협회를```"

    "서로 사랑하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 사실 요즘 잠이 안 온다. 앞으로 협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업무에 대해 파악을 한 것은 아니나 머릿속이 여러 가지 생각들로 ...
    Date2009.01.17 Views5322
    Read More
  16. 새로운 형태의 뉴스형식 "2580minutes"

    2580 MINUTES & 카메라기자 “자성 없는 위기를 택할 것인가, 자성의 기회를 택할 것인가?” 카메라기자는 역사의 현장에서 역사를 기록하는 역사의 기록자이며, 사건의 현장을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훌륭한 보고자이며, 취재현장의 사람들과 언제나 함께 하는...
    Date2009.01.17 Views4992
    Read More
  17. SBS 카메라기자 55명의 글 "그때 카메라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를 발간하며

    「그때 카메라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를 발간하며... “카메라기자들의 마음만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전해지길” 카메라기자협회 지원으로 험지교육을 마치고 돌아와 출근하는 길. 올림픽대로는 꽉 막혀있었지만 가을햇살이 너무 포근해 짜증스럽다는 생...
    Date2009.01.17 Views5561
    Read More
  18. 카메라기자들이 뽑은 2008 10대 뉴스 및 굿 뉴스 메이커

    2008 카메라기자들이 뽑은 10대 뉴스 1. 촛불집회 및 광우병, 미 쇠고기 수입 파동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결정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100회 넘게 이어졌다. 이번 집회는 투쟁 일색이었던 기존의 시위 양상과...
    Date2009.01.17 Views5444
    Read More
  19. Media Eye 제5대 편집위원을 마치며```

    제5대 편집위원을 마치며 "모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집장 MBC 장재현 30년 넘게 살면서 감투라는 것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 흔한 초등학교 부반장 아니 줄반장도 한번 안해본 접니다. 뭔가를 쓴다는 것도 입사시험후로 드문 일이었는데요. 덜컥 편집...
    Date2009.01.10 Views4868
    Read More
  20. No Image

    <줌인> 프리미어 리그가 주는 교훈

    프리미어리그가 주는 교훈 예전에 어느 시인이 축구를 보러 영국에 간다는 말을 듣고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축구를 하려고 가는 것도 아니고 축구를 보려고 영국까지 간다고? 월드컵 때나 텔레비전 앞에서 손에 땀을 쥐고 대표팀을 응원하던 내게 그 시...
    Date2009.01.10 Views504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40 Next
/ 40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