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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내 딸, 카메라기자 오 령

“건강한 사회인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집에 일찍 좀 오렴”

 꽃샘추위가 바로 얼마 전에 지나간 것 같은데 여기저기서 화사한 꽃들이 앞 다투어 피기 시작한지도 오래구나. 벌써 때 이른 무더위에 여름이 머지않은 듯 한낮에는 햇살이 부담스런 느낌도 드니 세월이 빠름을 이럴 때 다시 한 번 실감한다.

 9시에 뉴스데스크가 시작하면 오늘도 변함없이 진행되는 뉴스에 얼른 눈과 귀를 기울이게 된다. 예전에는 그저 시간이 되면 별 생각 없이 보고 듣기만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사건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보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저 내용을 어떻게 취재하고 어떻게 찍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을 놓치지 않으려 집중하고 있어. 그것은 아마도 내 딸인 네가 뉴스를 만드는 한 구성원으로써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더 화면을 주의 깊게 눈여겨보면서 ‘저걸 찍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위험하지는 않았을까’, 언제나 궁금한 마음 반 걱정 반으로 뉴스를 보고 있다. 특히 네가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다 오거나 먼 곳에 다녀와야 할 경우에는 오직 걱정뿐이지. 하지만 너를 비롯한 여러 카메라기자들 덕분에 내가 이렇게 집에 앉아서도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매일 알 수 있으니 네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단다.

 더욱이 네가 오늘 한 일을 엄마는 뉴스를 보면서 알 수 있고, 종종 네가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네가 취재한 일에 대해 묻기도 하면서 내 딸이 하는 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도 들고. 때로는 안타까운 사연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어떤 사연에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깊이 그 감동이 전해오기도 한다. 또 짧으나마 계절의 아름다운 영상을 볼 땐 시원하고 상쾌한 마음으로 그 영상에 빠져들기도 하지.

 다만 부모의 심정에서 자식으로는 아직 미완의 존재인 너에게 부탁하고픈 바는 여러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과 사건을 접하면서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본받을 점은 마음에 새기고 반성도 했으면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인생 공부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겸손한 마음 자세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려고 애쓰며, ‘설마’하는 안이함보다는 미리 깊게 생각 하고 성의껏 최선을 다하렴. 앞으로도 항상 준비하는 마음으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고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회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란다.

 엄마는 이런 마음으로 오늘은 어떤 뉴스에 ‘영상취재 오령’이라는 자막이 나올지 집에서 뉴스를 보고 있을게. 집에 일찍 좀 오렴.

2008년 5월 엄마가

양승숙 / MBC 보도국 영상취재2팀 오 령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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