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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숭례문 화재를 통해 본 언론 보도성향 :

미래를 향한 참회형 보도자세

[과거]

 “백년 만에 문을 연 숭례문은 어느새 서울의 명소가 됐습니다. 활짝 열린 홍예문을 통과하는 순라의식과, 천장에 그려진 청룡, 황룡은 찾는 이들을 더 없이 즐겁게 해줍니다.

[인터뷰: 최원술, 서울시 홍제동] "원형 같은 것들이 잘 보존돼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재를 상징하는 국보1호 숭례문이 100년 만에 빗장을 풀고 시민들에게 개방됐습니다. 이제는 숭례문 내부까지 관람할 수 있게 됐고 숭례문을 지키는 파수꾼들의 교대의식이 매일 재현되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됩니다.” (YTN, 2006년 3월 5일)

 ‘숭례문 열린다, 3일 개방 99년만에 시민품’ (경향신문, 2006년 3월 1일, 10면).

 ‘남 남 남대문을 열어라~’ 오늘 99년만에 숭례문 개방 (한겨레, 2006년 3월 3일, 12면).

 “이(명박) 시장이 대북을 세 번 치자 홍예문(문틀 윗머리가 무지개 모양으로 된 문)이 활짝 열렸으며 이어 수문장 행렬이 중앙통로를 통해 숭례문 광장으로 들어섰다. 이 순간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선 환호성이 번졌다. 경기 고양시에서 왔다는 임석호(73)씨는 ”옛날에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는 숭례문으로 다닐 수 없었는데 이렇게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니 감개무량 하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2006년 3월 4일, 7면).

 지금으로부터 꼭 2년 전 우리 언론은 위의 언론보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숭례문 개방소식에 다소 흥분해 있었다. ‘99년만의 개방’,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숭례문 개방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을 홍보하기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문화재 개방에 따른 안전문제인 화재 예방 시설 강화나 재난, 경비 문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언급한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숭례문 개방은 당시 서울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치적되었지만 정작 우리언론은 중요한 문화재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은 간과하고 넘어 갔다.  

[현재]

 하지만 2년이 지난 2008년 2월 10일 일요일 밤에 발생한 숭례문 화재이후 언론보도는 2년 전 숭례문 개방 당시 언론보도 행태와는 사뭇 다른 논조를 펼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언론은 숭례문 화재에 관해서 질타, 훈계, 꾸짖음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더욱이 화재 발생 후 언론의 초점은 숭례문 ‘개방’에 맞추어져 있었다. 2년 전 그렇게 ‘칭찬’했던 숭례문 개방에 대해서 이제 와서 언론은 “덜컥 개방만 해놓고 안전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은 것은 인기?전시행정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숭례문 누각이 타버리자 언론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국민들을 향하여 정부당국의 무책임한 개방으로 인하여 사태가 발생한 ‘아이 뜨거워, 불이야’를 합창하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언론이 이렇게 ‘불이야’를 외치는 것은 한편으로 “보도한 나에게는 책임이 없고, 정부나 문화재 당국이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애써 강조하는 듯하였다.  과거 서울시가 주도했던 ‘개방’이라는 나팔소리에 장단을 맞춘 것에 후회라도 하듯 언론은 철저한 진상조사, 안전대책 확보, 책임자 문책 등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아울러 언론 보도내용 속에는 “..더라면, ..더라면..”거리는 웅얼거림으로 넘쳐났다. “창경궁 방화범에 대한 철저한 범죄재발방지를 위한 관리만 있었더라면, 처음 불이 났을 때 문화재 화재진압 전문 소방요원만 있었더라면,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에 유사시를 대비한 화재진압 메뉴얼만 제대로 있었더라면, 무인경비시스템 대신 제대로 지키는 야간경비 근무자가 1명이라도 있었더라면...”

[미래]

 우리의 문화재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이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TV 생중계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적 상징물인 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로 무너져 내리는 장면을 보고 비분강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600년 동안 외적의 침입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겨내고 우뚝 서있던 국보 1호가 참으로 어이없는 방화로 잿더미로 변한 장면을 보고 또 보면서 참담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문화재를 지키지 못한 미안한 감정도 교차되었을 것이다. 언론은 누구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마녀사냥식 보도에서 벗어나 냉정하고 이성적인 시각에서 보다 심층적으로 이번 사태를 보도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구멍이 숭숭 뚫린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이참에 진단하고 책임 미루기 공방에서 벗어나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라는 참회형 보도로 취재보도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미래사회에서 언론이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사의 이익에서 벗어나 대중의 복지를 증진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신문편집인협회(ASNE)의 취재보도 강령에서는 “대중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대중의 복지에 공헌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6년 6월 4일 ‘바티칸의 언론인을 위한 성년(聖年)의 날’에서 “저널리즘은 여론에 막대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영향력을 지닌 집단, 이득, 특정 이익 단체에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 그 대신에, 이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위탁되었다는 인식에서 수행하는 임무(어느 의미에서는 신성한)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론 하였다. 숭례문 보도에서 우리 언론은 바오로 2세의 강령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숭례문 사태를 통해서 문화재 보전은 과거의 유적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는 중요한 문제임을 언론인 모두가 명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민규 /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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